선임병 구타로 숨졌는데…35년간 '찬물 쇼크' 은폐

입력 2022-08-30 20:22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연합뉴스)
35년 전 선임병의 구타로 숨진 병사를 질식사로 왜곡 은폐한 사건의 진상이 밝혀졌다.

대통령 소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는 지난 6월 제52차 정기회의에서 진상 규명한 뒤 이의신청 기간이 지난 사건 가운데 병영문화 개선과 군 인권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3건을 30일 공개했다.

1987년 숨진 이 모 상병은 군의 사건 기록에 따르면 저녁 식사 후 영내 개울에서 목욕하다가 찬물로 인한 쇼크로 구토 중 기도에 이물질이 들어가면서 기도가 폐쇄돼 질식사했다고 적혔다.

하지만 이 상병의 후임은 `사망자가 선임병 구타로 숨졌는데 당시는 군사정권 말기의 민감한 시기여서 군이 사건을 단순 사고로 은폐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위원회에 제보했다.

조사 결과 이 상병은 선임병이 후임병들을 집합시키고 군기를 잡는 과정에서 선임병으로부터 가슴 부위를 주먹으로 맞은 뒤 쓰러져 `미주신경성 쇼크로 인한 급사`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군은 이런 사실을 확인하고도 동료 부대원들에게 진상을 함구하라고 하는 한편 유가족에게는 `구타에 의한 사망으로 확정되면 예우를 받을 수 없다`는 말로 사건을 무마하도록 회유했던 사실이 밝혀졌다.

1970년 사망한 김 모 상병은 휴가 후 복귀 중 음주 상태에서 달리는 열차에 올라타려다가 실족해 숨졌다는 기록으로만 남아 있었다. 하지만 위원회는 김 상병이 지휘관의 지속적인 금품 강요에 시달리다가 당시 휴가 때 고가의 의류와 어항을 사 오라는 요구를 받고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에 부닥치자 결국 달리는 열차에 뛰어들어 숨지게 됐다는 경위를 밝혀냈다.

김 상병은 음주 상태가 아니었고, 실족한 것 역시 아니었음에도 군은 이를 은폐한 채 허위로 사실관계를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모 이병은 1994년 철책 근무 중 벙커에서 총기로 자해했다고 군 기록에 기재됐다. 위원회는 조사 결과 이 이병이 경계선 수준의 지능, 좌우 부동시, 야맹증 등으로 애초 정상적 복무가 힘든 상태였음에도 그를 실탄이 지급되는 최전방 철책에 배치한 군의 부적절한 행정 조치가 사망 원인이 됐다고 판단했다.

위원회는 세 사건 사망자의 명예 회복을 위한 조치를 국방부 장관에게 요청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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