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등 세계 경기 침체와 반도체 산업 둔화, 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우리나라 무역적자가 100억 달러에 육박했다.
수출보다 수입이 훨씬 더 늘어 66년 만에 무역적자가 최대치를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이 같은 내용의 8월 수출입 통계를 발표했다.
지난달 수출은 566억 7천만 달러로 지난해 동월보다 6.6% 늘었고, 수입은 661억 5천만 달러로 28.2% 증가했다.
이로써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94억7천만달러(약 12조 7천억 원)의 적자를 보였다.
특히 무역적자는 지난 4월부터 5개월째 이어졌다. 14년여 만에 처음이다.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는 26개월 만에 수출이 줄었다.
수출은 기존 8월 최고 실적인 지난해 8월(533억 달러)과 비교해 30억 달러 이상 웃돌아 8월 기준 역대 1위를 보였다.
품목별로는 15대 주요 품목 중 석유제품 등 6대 품목 수출이 늘었다.
특히 석유제품·자동차·철강·이차전지 수출은 역대 8월 중 1위를 기록했다. 그중에서도 배터리 수출액은 역대 1위다.
석유제품 수출은 113.6% 늘었고 자동차는 35.9%, 배터리는 35.7% 각각 증가했다.
철강은 20개월 연속, 석유제품은 18개월 연속 늘었다.
반면 반도체 수출은 글로벌 수요 약화와 가격 하락 등의 여파로 7.8% 줄어 26개월 만에 감소했다.
선박(-25.8%)과 무선통신(-20.7%), 석유화학(-11.7%), 디스플레이(-5.7%) 등도 줄었다.
수출 지역별로 보면 대 중국 수출이 5.4% 줄었다.
반면 9대 주요 지역 중 인도·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미국·유럽연합(EU) 등 6곳은 증가했다. 수출 증가율은 인도 27.1%, 아세안 21.7%, 미국 13.7%, EU 7.3% 등이다.
수입은 지난 3월 이후 6개월 연속 600억 달러를 웃돌고 있다.
원유·가스·석탄 등 3대 에너지원 수입액이 185억 2천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91.8%(88억 6천만 달러) 급증했다.
원유가 105억 5천만 달러로 44.7% 증가했고 가스와 석탄은 27.1%, 16.8% 각각 늘었다.
산업생산을 위한 핵심 중간재인 반도체(26.1%)와 배터리 소재인 수산화리튬, 니켈-코발트 수산화물 등 정밀화학원료(82.8%) 수입도 큰 폭으로 늘었다.
이로써 수입 증가율은 지난해 6월 이후 15개월 연속으로 수출 증가율을 뛰어 넘었다.
문동민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대중 수출에서 제일 큰 품목이 반도체"라며 "반도체에서 중국 수요가 둔화되고 있고 그 둔화에 따라 국제 반도체 가격이 떨어졌기 때문에 중국 수출 감소에 반도체 수출 감소가 맞물려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 수준의 에너지 가격 유지되면 무역적자는 현재보다는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며 "외부 변수에도 수출확대 정책을 통해 리스크 줄여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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