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시 당국이 상하이 파리바게뜨에 벌금을 부과했다가 역풍에 직면했다.
파리바게뜨는 외국 브랜드에 대한 반감이 큰 중국 현지에서 이례적으로 주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이는 `돈쭐`(돈으로 혼쭐)로 이어지고 있어 주목된다.
앞서 상하이시는 지난 3월 말 약 두 달간 도시 전면 봉쇄 조치를 한 바 있다.
이때 상하이 파리바게뜨는 매장 문을 닫고 직원을 귀가시켰으나 개인 사정 등으로 귀가하지 못한 이들을 시내 제빵교육시설에 머물게 했고, 이 시기 식품 부족 현상이 극심한 상황에서 제빵교육시설 주변 주민의 단체구매 요구에 응해 사흘간 빵을 만들어 제공했다.
그러나 상하이시 시장감독관리국은 도시 봉쇄에 따른 영업 중단 조치를 어기고 지난 4월 23∼26일 자사 제빵교육시설에서 빵 등을 만들었다며 상하이 파리바게뜨에 58만5천위안(약 1억1천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당국의 벌금 부과 결정이 지난 3일 위챗 공개 계정에 게시되자 중국인들은 반발하고 있다.
중국 현지 소셜미디어(SNS) 등을 보면 지난 4일부터 중국 전역의 파리바게뜨 매장에 손님이 평소보다 크게 늘고 배달 주문이 폭증했다. 자신이 사는 지역에 파리바게뜨 매장을 내달라는 청원이 있는가 하면 인터넷 앱으로 배달 주문을 넣고 배송지를 해당 매장으로 찍는 사례도 발견된다. 빵을 받지 않고 그냥 매장 직원들이 알아서 하라는 주문인 셈이다.
파리바게뜨는 현재 상하이 등 중국 전역에 304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런 반응은 도시 봉쇄로 2천600만명의 시민들이 먹을 것을 구하지 못해 애를 태워야 했던 기억 때문으로 보인다.
한 상하이 시민은 웨이보에서 "봉쇄 때 집에 먹을 것이 날이 갈수록 줄어들 때, 정부가 주는 물자는 없고 물건을 구할 길이 거의 없을 때 누가 방법을 찾아내 우리를 먹여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가 바로 구세주였다"고 말했다.
다른 상하이 시민은 "정의가 죄가 된다면 세상에서 정의는 사라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상하이시 당국도 입장이 난처해졌다.
상하이시시장감독관리국은 벌금 부과 결정 게시글에서 이번 조처는 `경미한 사안`으로 해당 기업이 법적으로 이의를 제기하면 취소될 수 있다고 한발 물러섰다.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은 인터넷상에서 "봉쇄로 가동 중단 조치 속 영업은 처벌받아야 한다"는 얘기가 있는가 하면 "식품 부족 속에서 주민 요구에 부응한 것인데 처벌은 지나치다"는 반응도 있다고 소개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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