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 행진하고 있는 인플레이션으로 대부분의 산업이 큰 타격을 받은 가운데 뷰티 산업이 유일하게 선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5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는 "최근 인플레이션에 대한 공포가 시장에 확산되며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기 시작했다"면서 "소비자들의 지출 규모가 줄어들면서 식품, 의류, 전자기기 등의 사업이 상당한 타격을 받게 되었다"고 밝혔다.
다만 "높은 물가 상승률에 대한 부담에도 뷰티 산업만큼은 흔들리지 않았다"면서 "오히려 제품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뷰티 관련 업체들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늘어났다"고 전했다.
앞서 재작년 코로나 사태 이후 글로벌 공급망 병목 현상이 악화되면서 전 세계가 인플레이션으로 몸살을 앓은 바 있다. 실제로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5% 증가하면서, 6월 CPI보다는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나타낸 바 있다.
인플레이션 직격탄을 가장 먼저 맞게 된 것은 소매업체들이다. 제품 가격이 오르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매출이 급감하기 시작한 것이다.
다만 인플레이션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뷰티 산업 매출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타깃, 콜스, 메이시스, 노드스트롬 등 미국을 대표하는 소매업체들은 지난 2분기 뷰티 사업 매출이 대폭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한 월마트 역시 화장품뿐만 아니라 헤어, 스킨 등 뷰티와 관련된 모든 사업의 모멘텀이 확장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뷰티 사업 호황 배경에 `립스틱 효과(Lipstick Effect)`가 있다고 분석했다. `립스틱 효과`란 과거 1930년 대공황 시절 경제가 어려워지고 있는데 립스틱 매출은 오르는 기현상이 확인되면서 등장한 용어다. 경제 불황기에도 사치를 부리고 싶은 소비자들이 립스틱 같이 저렴한 제품에 주목하면서, 호황기보다 오히려 불황기에 매출이 늘어나는 현상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 포틀랜드에 거주하는 사회복지사 카를라 말도나도(26)는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인플레이션에 대한 부담으로 지출 규모를 줄이고 있다"면서 "높은 기름값의 영향으로 외식을 줄이고 친구들과의 모임도 갖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옷, 전자기기 등 다른 제품에 대한 소비는 줄일 수 있어도 화장품은 완전히 다른 영역에 있는 문제"라면서 "식사는 걸러도 마스카라, 아이라이너, 아이섀도우는 거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최근 뷰티 사업 호황에 코로나의 영향도 있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재작년 코로나 사태 이후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집에만 있던 사람들이 거리로 다시 나오며 예전보다 외모에 신경을 더 쓸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때문에 뷰티 관련 기업들이 당분간 포트폴리오에서 인플레이션 방어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경제TV 글로벌콘텐츠부 홍성진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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