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고 김정주 창업자의 부인인 유정현 총수가 이끌게 된 넥슨 그룹이 중대한 갈림길에 섰습니다.
6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상속세도 부담인데다 세금을 납부하기 위한 캐시카우 역할을 해야할 신작의 평가도 엇갈리고 있습니다.
IT바이오부 고영욱 기자 나와있습니다.
우선 유정현 넥슨 총수,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어떤 사람입니까.
<기자>
넥슨의 새로운 선장으로 지정된 유정현 총수는 1994년 남편인 고 김정주 회장과 함께 넥슨을 세운 이후 넥슨과 지주사인 NXC 경영을 이끌어왔습니다.
창립 당시에는 경영지원본부장을 맡았고 2002년에 넥슨네트웍스의 대표이사를 맡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출산으로 잠시 공백기를 가진 뒤 2010년부터 현재까지 NXC의 감사로 활동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이력에도 불구하고 사진 한 장 구 할 수 없었습니다. 넥슨 측에 확인해보니 공식적으로나 비공식적으로나 공개된 사진이 없다는 답변을 전해왔습니다.
유정현 총수의 별명이 은둔의 경영자인데요. 원래 스타일이 조용하고 숨어있는 편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어느 정도냐면 요즘 들어온 직원들은 옆에 있어도 누군지 모른다고 합니다.
<앵커>
여러모로 궁금증을 자아내는데 평소 스타일이 이렇게 좀 은둔하는 편이면 경영 전면에 나설 가능성은 없는 겁니까?
<기자>
현재로서는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입니다. 어디 나오는 것 자체를 원치 않는다고 합니다.
대신 지주사에 이재교 대표가 초창기 멤버로 고 김정주 회장을 23년간 보좌한 사람인데 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고요.
다른 그룹사들 역시 기존처럼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막대한 상속세도 문제인데 한동안 지분 매각 얘기가 나오지 않았습니까. 어떻게 된 겁니까.
<기자>
상속세가 6조원대로 추정이 됩니다. 삼성가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규모인데요.
고 김정주 회장이 남긴 유산 대부분은 지분입니다. 그중 대부분은 지주회사인 NXC의 지분이죠.
그러니까 세금을 내려면 지분을 팔아서 내지 않겠냐, 경영권도 넘기지 않겠냐 얘기가 나왔던 겁니다.
그런데 유족 일가는 올해부터 10년으로 늘어난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해 상속세를 나눠 내기로 했습니다. 해마다 5500억원 가량입니다.
지금 지주사 이익잉여금이 4조5천억원 가량 있는데다 향후 배당이나 대출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지분 매각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경영권을 그대로 승계하겠단 의지로 읽히고 있습니다. 넥슨의 스타일도 정공법이라고 합니다.
<앵커>
1조가 넘는 돈이 비는군요. 결국 사업회사가 잘돼야 배당도 많이 받고 하는 건데 최근에 신작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평가는 어떻습니까.
<기자>
최근에 모바일 게임 히트2를 내놨는데 평가가 엇갈립니다.
일단 부정적인 평가는 리니지와 비슷하다는 겁니다. 어디서 본 듯한 모델에 공성전 대전과 같은 콘텐츠들, 과금 유도.
이렇게 게임을 안했는데도 해본 것 같은 느낌이 들게 하는 요소들이 문제로 꼽힙니다.
출시 첫날에 애플의 앱스토어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지만 이용자들의 이런 비판 속에 하루 만에 순위도 내려가고 넥슨게임즈의 주가 또한 급락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특별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조율자의 제단이라는 시스템인데요.
이게 뭐냐면 게임의 운영 방식을 이용자들이 투표를 통해 직접 결정하게 한 겁니다. 예를들어서 “우리서버에서는 PK라고 하는 이용자 간 대전을 하지 맙시다” 이렇게 정하면 일주일간은 그 규칙대로 운영되는 거에요.
또 이런 투표권을 거래소를 통해 사고 팔게 했어요. 굉장히 실험적인 시스템인데 잘 만 자리잡으면 이용자들이 게임에 애착을 갖게 하는 요소입니다.
관건은 매출과 직결되는 과금입니다. 이렇게 이용자들이 스스로 규칙을 정하도록 했을 때 과금을 많이 한 이용자와 적게한 이용자의 차이가 적어지면 매출이 줄어들 수 있고, 반대로 크게 차이가 나면 적게 과금한 이용자들이 떠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넥슨은 지난 2020년 연간 매출 3조 1306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게임사 최초 ‘3조 클럽’에 가입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후 내리막길로 돌아섰는데요. 지난해 2조8천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영업익도 전년보다 20% 감소했습니다.
<앵커>
신작의 흥행여부가 세금 납부 등과 맞물려 있는데 그렇게 긍정적이지는 않았다는 얘기군요. 잘 들었습니다. 고영욱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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