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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치킨에 '골목상권 죽이기' 프레임 옳지 않아" [전효성의 유통인싸]

전효성 기자

입력 2022-09-12 09:46   수정 2022-09-28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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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 인터뷰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
《12년 만에 다시 등장한 반값치킨 논란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소비자 선택권 보장이 우선이냐, 골목상권 보호가 먼저냐가 논란의 핵심이다. 주목할 점은 예전과 달라진 소비자 민심이다. 한국경제TV는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를 만나 반값치킨 논란이 우리사회에 던진 시사점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Q. 당당치킨으로 촉발된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물가가 작년부터 계속 올랐다. 치킨 가격이 배달비까지 합하면 3만원에 육박한다. 소비자가 `이게 적절한 가격이냐`라고 생각할 때쯤 당당치킨이라는 비교군이 생긴거다. 둘 사이의 가격차가 너무 커서 소비자는 `프랜차이즈 치킨이 과하게 비싸다`고 생각을 하게 됐다.

프랜차이즈는 본사와 가맹점 구조다. 가맹점이 대부분의 재료를 본사로부터 받아다가 쓰는 구조다. 가격 논란은 `본사가 제공하는 원재료 가격이 적절한가` 질문까지 이어질 수 있다. 가맹점은 본사로부터 재료를 받아오는 입장이다보니 가격을 낮출 수가 없는 구조인 거다."

Q. 그동안 치킨 가격 인상을 부추긴 요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나.

"치킨 가격에는 원재료 가격, 가맹비, 플랫폼 이용료, 배달료가 포함돼 있다. 먼저 본사가 가맹점에 제공하는 재료 원가가 적절하게 공급되고 있는가 이런 의구심이 든다. 프랜차이즈는 좋은 재료를 얼마나 저렴한 가격에 조달하느냐 그게 기본이다. 본사가 구매와 조달의 혁신을 꾀했는가, 가맹점에 적절한 가격으로 재료를 공급하는가 이런 의구심이 생기는 거다.

둘째로 배달앱 플랫폼이다. 배달 플랫폼 결제액이 코로나를 거치며 2~3배씩 뛰었다. 플랫폼이 주는 효용성도 크지만,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온 만큼 조금 희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물가 인상 분위기에 편승해서 가격을 올리는걸 당연시 하는데, 물가가 인상되면 소비가 위축돼서 결국은 공급자에게 좋지 못한 결과로 돌아온다. 경제 여건이 어려운 상황일수록 솔선수범해서 `가격을 동결했다` `가격을 내렸다` 이런 기업이 나타나기를 바랐는데 그게 전혀 없다는 게 조금 실망스럽다."

Q. 그동안 대형마트에서는 초밥, 피자도 계속 저렴하게 판매했다. 하지만 치킨을 싸게 팔자 예민한 반응이 나왔다.

"인간은 `단백질을 보충해야 한다`는 본능이 있다. 육류를 적정 기간에 적정량을 먹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는데, 치킨은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중요한 단백질 보충원이다.

그리고 치킨은 `우리 음식`이라는 심리가 강하다. 피자도 많이 찾는 간식이지만 건강한 음식이라는 생각은 별로 안 갖고 있다. 초밥류는 소비자들의 기호에 따라서 호불호가 갈린다. 치킨도 튀긴 음식이라 트랜스 지방이 걱정되긴 하지만, 단백질 보충원이라는 의미가 강한데다 우리 입맛에 맞는 다양한 소스로 우리 음식처럼 인식됐다는 측면이 강하다."

Q. 치킨 가격 논란으로 프랜차이즈 기업도 많이 놀랐을 것 같다.

"치킨 가격 문제가 불거지면 프레임이 이렇게 만들어진다. 프랜차이즈 본사는 뒤로 빠지고, 소비자로 하여금 `가맹점 다 굶어죽게 할 거냐` 이런 식이다. 그런데 이런 프레임은 적절하지 않다. 가맹점이 가격을 낮추고 싶어도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들여오는 재료비와 가맹비 같은 구조 때문에 가격을 낮출 수가 없다.

이번에도 가격 인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저가 치킨 논란이 불거지자 본사는 싹 빠지고, 가맹점과 소비자의 관계로 프레임이 설정된 점에 대해서 소비자들이 굉장히 분노했다고 본다. 프랜차이즈로서도 크게 느끼는 점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Q. 12년 전 통큰치킨 때는 소비자가 치킨업체 입장에 공감했었다. 10여년 만에 분위기가 반전됐다.

"물가가 크게 오르는 상황에서 소비자가 누군가를 위해서 비싼 치킨을 계속 사먹어 줄 상황이 아니다. 소비자들 사정이 12년 전보다 나빠진 거다. 두번째는 소비자들이 자각하게 됐다. 프랜차이즈 본사는 막대한 이익을 챙기는데 본사는 뒤로 빠져 있고, 이 문제를 골목 상권과 소비자의 관계로 설정하고 소비자 감성을 자극해서 `골목 상권 다 죽이려고 그러느냐` 이런 식으로 프레임을 짜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고 자각하게 된거다.

이런 문제는 배달비와도 연결된다. 배달비를 내는 사람은 소비자와 음식점주다. 배달비를 가져가는 사람은 배달앱 회사와 배달 기사다. 배달비 문제가 불거질 때 어떻게 말하냐면 `배달 기사들 어려운데 배달비 깎느냐` `음식점이 어려운데 배달비를 깎느냐` 이렇게 나온다. 논란에 있어서 플랫폼 기업은 뒤로 물러나 있고, 소비자로 하여금 골목 상권과 열악한 배달 기사를 고려해서 비싼 비용을 계속 내도록 하는 구조에 대해서 소비자가 각성을 하고 반기를 들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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