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고꾸라지는데…인도, 나홀로 '승승장구'

입력 2022-09-08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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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경제성장률 7% 이상 전망


우크라이나 전쟁 등 여파로 세계 각국이 휘청이는 가운데서도 인도의 경제 성장이 두드러진다고 뉴욕타임스(NYT)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도 정부와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인도 경제가 7%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은행은 6월 내년과 내후년에도 인도가 7% 안팎의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발표했다.
세계 경제의 양대 축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과 중국이 올해 각각 2.3%, 3.3%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 것과 대비된다.
내년에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인구 대국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큰 인도는 올해 1분기 기준 경제 규모에서 과거 자국을 식민 지배했던 영국을 누르고 세계 5위에 올라서며 독립 75주년을 자축했다. 인도의 1분기 명목 기준 국내총생산(GDP)은 8천547억 달러(약 1천182조원)로, 영국의 8천160억 달러(약 1천129조원)보다 많았다.
인도 경제가 이처럼 고공행진을 하는 배경에는 인구 14억 명이 지탱하는 튼튼한 내수시장과 물가 억제를 위한 정부의 효과적 정책이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인도는 전통적으로 수출보다 내수를 바탕으로 경제를 발전시켜 왔고, 정부는 성장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 공공 투자와 채무 탕감 등을 추진했다.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와 곡물 가격이 오르자 인플레이션을 막고자 연거푸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서방이 제재 대상으로 삼은 러시아산 원유를 저렴한 가격에 수입하는 `실용적인`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인도 물가는 4월에 8년 만의 최고치인 7.79%나 올랐으나 이후 점차 하락하며 안정세로 돌아섰다.
인도 국립공공금융협회에서 경제학을 연구하는 라디카 판디는 "선진국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고 있지만 인도는 공급 증대 노력으로 물가 상승을 억제하고 있다"며 "다른 나라 수준의 물가 상승은 인도에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인도 경제의 미래가 마냥 장밋빛인 것은 아니다.
최근의 가파른 성장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축소됐던 경제가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과정이며, 팬데믹 전에 이미 제조업 성장세가 둔화하는 등 열기가 전반적으로 빠진 상태였다는 견해가 있다.
실제로 인도의 관광·숙박 산업과 운송업은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속해서 가치가 떨어지는 루피화, 경제활동 인구에 충분히 제공할 수 없는 양질의 일자리, 부가 부유층에만 쏠리는 현상도 인도 경제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꼽힌다.
인도 경제는 나날이 성장해도 정부 원조에 의존해 살아가는 국민이 수억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학자인 수닐 신하는 NYT에 "경제 회복이 중상층 이상이 구매하는 사치품에서는 나타나고 있으나, 대량소비가 일어나는 품목에서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부의 분배가 소득 피라미드의 아래가 아닌 꼭대기로 쏠리고 있다"고 짚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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