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향이 직접 그린 앨범 자켓 '편지'…아픔도 내 '재산'

입력 2022-09-09 16:09  


소향의 최신 싱글 `편지` 재킷 이미지. 소향이 직접 그렸다.

"노래는 완벽히 불러서 감동을 주는 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 이야기해주는 것이더라고요."

가수 소향은 최근 몇 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와 더불어 자신만의 어두운 긴 터널을 지나왔다.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이름 날린 그였기에 더욱 치명적일 수밖에 없는 폐렴이었다.

라이브 무대에서 언제 도질지 모르는 증세 때문에 그간 없던 무대 공포증까지 생겼고, 20년 넘게 이어 온 가수 생활을 접어야 하나 고민도 깊어갔다.

그러다 훌쩍 떠난 미국 뉴욕에서 접한 글귀가 가수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두려움 자체를 두려워하는 것보다 더 큰 두려움은 없다`.

소향은 "아픔이 있어야 기적도 오더라"며 그간의 소회를 덤덤히 풀어냈다.

그는 "노래를 못하리라 생각한 것은 결국 두려움 때문이지 않으냐"라며 "두렵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5년, 10년 뒤 내 모습이 어떨까 생각해봤다. 그러고 나니 차라리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한국에 가서 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고서 출연한 방송이 MBC TV 경연 `복면가왕`이었다. 컨디션 100% 상태에서도 손에 땀이 나도록 극한의 긴장으로 몰고 간다는 경연 프로그램.

소향은 하지만 여기서 폐렴이라는 핸디캡을 안고서도 무려 6회에 걸쳐 `가왕` 자리에 올랐다. 복면을 벗기 전까지는 가창자의 정체나 사연을 알 수 없어 오로지 라이브 무대로만 투표가 이뤄진 점에서 놀라운 결과였다.

그는 "`복면가왕` 이후 JTBC `비긴 어게인`에도 출연했는데, 내 목 상태가 좋지 않으니 오히려 사람들이 더욱 위로를 받더라"며 "이를 보고 나도 너무나 신기했다"고 되돌아봤다.

`비긴 어게인`이 방송되던 2020년부터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그는 방역 규정이 완화되는 시기를 잘 만나 후배 가수 정동하와 함께 전국을 돌며 콘서트 `전율`을 열 수 있었단다.

소향은 "지난 2년간은 (콘서트를 통해) 내 목소리를 다시 회복하는 과정을 겪는 시기였다"며 "나를 보러 온 팬들 앞에서 노래하니 마음도 편해져 무대 공포증이 사라졌다. 관객이 내게 선사한 치유인 셈"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그는 지난해 배다해와 페퍼톤스 이장원의 결혼식에서 축가도 불렀다. 이 노래가 바로 직접 작사에 참여한 `편지`로 이달 4일 음원 사이트를 통해 정식 발매됐다.

`편지`는 잔잔한 기타와 피아노 사운드로 시작해 소향만의 차분한 목소리와 감성이 어우러진 노래다. 그가 신곡을 내놓는 것은 OST를 제외하고는 2020년 `스테이`(Stay) 이후 무려 2년 만이다.

소향은 `편지`를 통해 `소중했던 모든 기억 속에 / 슬픔이 있었어요 / 그러나 그대도 있었단 것을 아나요 / 그래서 난 좋아요`라며 따스한 힐링 메시지를 전한다.

그는 "이번 노래를 통해서는 음악성보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며 "`당신`이 있기에 모든 순간이 내게는 추억이고 기적이라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슬픔과 아픔이 많은 시대예요. 어쩔 수 없이 일어나는 비극이 너무나 많아요. 하지만 아픔도 내 `재산`이라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누군가가 내게 기적이 될 수 있고, 나도 누군가에게 기적이 될 수 있죠."

소향은 "어려운 일을 겪어봐야 누가 내 사람인지 안다는 말이 있지 않으냐"라며 "내 노래를 듣는 분들이 그런 보석 같은 사람을 만나는 용감한 사랑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싱글 `편지`에는 수록곡으로 `어메이징 그레이스`(Amazing Grace)도 실렸다.

CCM 가수로 커리어를 시작한 그가 지금껏 무수히 불러봤을 이 유명한 성가가 왜 하필 2022년 9월 이 시기에 발표됐는지 궁금했다. 그와 대화를 하면서 의문은 눈 녹듯 자연스레 사라졌다.

절망과 아픔을 용기로 이겨낸 지난 수년간의 과정 자체가 기적이었다는 자기 고백인 셈이었다.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녹음하면서 눈물이 쏟아졌죠. 아픔을 겪은 게 제게 축복이라고 느껴졌어요. 그간 겪은 일이 주마등처럼 스쳐 가면서 그 어떤 `어메이징 그레이스`보다도 감격이 벅차올랐습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장진아  기자

 janga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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