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고나 만들다 실명"…추석연휴 '화상 주의보'

입력 2022-09-09 22:25   수정 2022-09-10 11:30


온가족이 모여 음식을 만들어 먹는 추석 연휴에는 화상 사고에 주의해야 한다.

9일 화상치료 전문의들에 따르면 매년 추석과 설 명절 연휴가 끝나고 나면 화상으로 병원 응급실 등을 찾는 환자가 평소보다 2배가량 늘어난다.

음식을 조리하다 뜨거운 탕국물이 쏟아지면서 열탕 화상을 입는가 하면 냄비나 프라이팬 등이 피부에 닿아 발생하는 접촉 화상도 적지 않다. 아이들의 경우 오랜만에 만난 또래의 친척 아이들과 밖에서 놀다 넘어지면서 마찰 화상을 입기도 한다.

화상치료를 전담하는 의료진들은 명절 음식을 조리하기에 앞서 화상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과하다 싶을 정도의 대비를 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특히 기름에 의한 화상의 경우 같은 면적이라도 상처가 훨씬 깊고 감염과 염증에도 취약하다. 일부는 없어지지 않는 영구 흉터로 남기도 한다. 더욱이 명절에는 대량으로 조리하는 경우가 많아 한번 사고가 일어나면 화상의 환부가 넓은 것도 특징이다.

예방을 위해서는 조리하는 곳이 너무 비좁아서는 안 된다. 요리는 가능한 넓은 곳에서 하고, 가족 간에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전이나 튀김처럼 기름방울이 튀어 오르는 음식을 할 때는 다소 덥고 힘들더라도 얼굴 부위 보호를 위해 투명한 안면 보호막이나 고글을 착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긴소매 옷과 장갑을 착용하면 손이나 팔로 기름이 튀는 것도 막을 수 있다. 한복처럼 소매가 늘어지는 옷을 입었다면 토시나 조리용 라텍스 장갑 등을 끼는 게 안전하다.

아이들은 집 밖에서 자전거나 퀵보드, 인라인스케이트 등을 타다가 생길 수 있는 마찰 화상에도 주의해야 한다.

마찰 화상은 아이들이 넘어질 때 피부가 쓸리면서 순간적으로 높아진 마찰열에 의해 생기는 손상을 말한다. 특히 흙길이나 아스팔트 등에서 마찰이 일어나면 열손상뿐만 아니라 각종 이물질에 의한 상처의 감염과 염증, 영구적인 색소반 등의 화상흉터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반드시 화상에 준하는 치료가 이루어져야 한다.

백진오 과장은 "명절에 아이들의 마찰화상이 많아지는 건 오랜만에 만나는 친척 또래들과 함께 하는 놀이 과정에서 서로 경쟁심이 생기기 때문"이라며 "아이들이 밖에서 놀 때는 헬멧이나 주요 관절을 보호하는 안전장구를 꼭 쓰도록 하고, 번거롭더라도 어른이 항상 눈길을 떼지 말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최근에는 명절 연휴에 달고나 등을 만들다가 다쳐서 오는 경우도 심심찮다고 한다. 설탕을 녹인 물에 소다까지 첨가되면 끓을 때 온도가 매우 높아지는데, 이게 피부에 붙어 심각한 화상으로 진행하거나 안구에 튀어 시력을 잃는 경우도 발생한다는 것이다.

백 과장은 "피부에 붙은 달고나 등을 손으로 떼어 내려다가 손가락이 함께 붙어버려 손의 주요 관절 부위가 오그라드는 심각한 기능적 후유증을 남기는 사례도 몇 건이나 있었다"면서 "아무리 명절이라도 밤까지 아이들을 안전하게 보살피고, 위험한 행동을 하지 않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화상은 초기에 적절한 응급처치가 필수다.

우선 화상을 입었다면 즉시 흐르는 차가운 물로 10∼15분간 식혀주어야 한다. 만약 옷 위에 뜨거운 게 쏟아져 피부와 옷이 달라붙었다면 옷을 입은 채로 흐르는 차가운 물에 식혀준 뒤 가위로 옷을 제거하는 것이 좋다.

다만, 환자가 영유아나 고령자라면 너무 장시간 찬물을 사용할 경우 자칫 저체온증에 빠질 수도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반지나 목걸이, 발찌 부위에 입은 화상은 상처가 더 커질 수 있어 즉시 제거해야 한다. 특히 반지는 화상으로 손에 부종이 생기면 빠지지 않고 손가락의 혈류에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빠른 제거가 필요하다.

또 덴 부위에는 얼음을 직접 대지 않아야 한다. 순간적인 통증은 완화할 수 있지만, 오히려 상처에 온수막이 형성돼 열의 배출이 어려워지고, 결과적으로 상처를 깊게 할 수 있다.

화상 부위가 발개지는 정도라면 항생제 연고를 3∼4일 정도 발라주면 저절로 좋아진다. 하지만 일단 물집이 발생하는 2도 화상 단계에서는 꼭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는 게 좋다.

물집이 2㎝ 이하 크기면 터뜨리지 말고 그냥 놔두는 게 피부 재생이나 감염 방지에 도움이 된다. 물집이 큰 경우에는 물집 안에 고이는 물질이 피부 재생을 방해하면서 감염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는 만큼 함부로 터뜨리지 말고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제거하는 게 바람직하다.

화상 부위에 소주를 붓거나, 감자를 갈아붙이는 등의 민간요법은 감염이나 추가적인 손상을 불러올 수 있어 피해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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