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로 최근 커피값 부담이 만만치 않죠. 그래서인지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1천원대 가성비 커피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관련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면서 편의점업계가 커피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하는데요. 관련한 내용 전효성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전 기자 편의점 커피가 얼마나 인기를 끌고있는 겁니까?
<기자>
편의점 커피가 이정도였나 싶을 정도로 많이 팔리고 있습니다.
편의점 4사는 자체 브랜드를 앞세워 원두커피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CU의 `겟 커피`만 해도 올해 8월까지 1억 4,000만 잔이 넘게 팔렸습니다.
커피 전문점인 스타벅스가 지난해 2억 잔 내외의 음료를 판매한 것을 따져본다면, 편의점 커피도 몇년 새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한 셈입니다.
오르지 않은게 없는 고물가 상황에서 커피전문점 커피의 3분의 1가격인 편의점 커피를 찾는 수요는 크게 늘 수밖에 없었습니다.
<앵커>
편의점 커피가 억 단위로 팔리면서 점차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셈인데 이같은 인기의 배경에는 어떤게 있습니까?
<기자>
먼저는 가성비입니다.
대형 편의점이 판매하는 커피는 아메리카노 기준 모두 1천원대입니다.
최근에는 CU가 1+1 행사를 진행하며 이른바 `물보다 싼 커피`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했습니다.
커피 맛에서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한 커피 단체의 테스트 결과, 한 편의점 업체의 커피가 여러 커피 전문점을 누르고 커피맛 1위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실제 편의점 업체들은 `편의점 커피는 저렴한 맛`이라는 이미지를 벗기 위해 맛에 대한 투자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마트24는 지난해부터 대당 1천만원이 넘는 이탈리아 커피머신(세코)을 도입하기 시작했고요,
CU도 비슷한 가격대의 이탈리아 커피머신(라심발리)을 순차적으로 도입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편의점MD가 바리스타와 함께 커피원두의 배합비를 조정하는 등 브랜드마다 특색있는 커피맛을 내기 위한 노력도 이어오고 있습니다.
[박노식 / CU BGF리테일점 점장: 프랜차이즈 커피가 한 잔에 4천~5천원 정도 하는데, 편의점 커피는 한 잔에 1천원 정도로 즐기실 수가 있고요. 지금은 또 1+1 행사를 하다보니까 할인 포인트까지 하면 시중의 브랜드 커피보다 10분의 1가격으로…]
<앵커>
반값 커피가 맛도 떨어지지 않는다.
사실 유통업계가 이렇게 가성비를 높인 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다른 상품을 팔기 위한 미끼상품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곤 하는데요.
편의점 커피는 어떻습니까?
<기자>
대형마트가 반값치킨을 내놓으며 미끼상품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수익성 없는 상품을 앞세워 호객행위를 한다는 거였죠.
하지만 편의점 커피는 조금 다릅니다.
유통가는 편의점 커피 한잔의 마진율을 40% 정도로 잡고 있습니다.
가맹점주가 커피와 물의 배합비율을 조정할 수 있는데, 이에 따라 마진율도 소폭 달라지고요.
이는 편의점 매출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담배 마진율(8~9%)에 비하면 4배 높고, 맥주 마진율(25%)보다도 10%p 이상 높은 효자상품인 겁니다.
<앵커>
프랜차이즈 커피의 3분의 1 가격에 높은 마진율까지 남길 수 있는 배경은 뭡니까?
<기자>
상대적으로 값싼 원두를 쓰는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는데요.
편의점 업체들은 그렇지 않다고 한결같이 말합니다.
커피 한잔에 들어가는 원두값은 400~500원으로 비슷하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도 마진율이 높은 것은 아무래도 고정비를 보는 관점의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커피전문점과 달리 편의점 커피의 경우엔, 편의점이 취급하는 전체 2500개 품목 가운데 1개에 불과하거든요.
그렇다보니까 커피 한잔에 투입되는 고정비가 분산되면서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거고요.
여기에 바리스타 비용 등 인건비도 상대적으로 덜 들어갑니다.
커피 전문점의 경우에 커피 한잔이 4,500원이라고 하면 약 1,500원은 바리스타 인건비로 나가거든요.
여기에 커피를 사러 들어와서 다른 간식거리까지 구매하는 경우도 많아서, 수익성과 연관 상품 판매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셈입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 커피 옆에 쿠키 같은 것을 많이 놓고요, 커피 구매하시면서 같이 즐길 수 있는 디저트까지 해서 연관 구매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앵커>
가성비 커피가 수익성까지 보장하고 있다니 업체들로선 기대 이상의 효자상품인 셈인데요,
편의점 업체들의 향후 커피 마케팅 전략은 어떻습니까?
<기자>
커피를 앞세워 편의점 충성고객을 확보한다는 전략입니다.
충성고객 확보의 핵심은 구독경제, 그리고 구독경제의 최일선에는 커피가 있습니다.
편의점 4사는 각자의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구독형 상품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월 1천~2천원대 커피 구독상품에 가입하면 월 30~60회 커피 할인이 제공됩니다.
가성비 커피를 재차 할인해주면서 고객의 방문 빈도를 높이고, 다른 브랜드 편의점으로의 이탈을 막겠다는 거죠.
전국의 편의점은 5만개가 넘어 이미 포화상태라는 지적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점포당 매출액(월 4,863만원)도 5년 전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요.
수익성이 높은 커피가 편의점의 효자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또 충성고객을 늘리는데까지 일조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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