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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일업 앞두고 '좌초' 위기…모태펀드 2년새 ‘반토막’ [IPO 프리보드]

양재준 선임기자

입력 2022-09-22 19:18   수정 2022-09-22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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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IPO 프리보드 시간입니다.
    최근 각광받던 벤처기업들이 후속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업 고도화에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양재준 기자와 함께 알아 보겠습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와 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유망한 벤처기업들도 투자 유치가 어렵다는데 어떻습니까?

    <기자> 최근 주목받았던 벤처기업들이 사업을 접거나 구조조정에 들어가는 등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최근 영어 학습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에듀테크 벤처인 뤼이드는 사업 구조조정에 들어갔습니다.

    뤼이드는 지난해 소프트뱅크 비전펀드2로부터 2천억원 규모의 시리즈D 투자를 받으며 유니콘 반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매출액은 지난 2019년 44억원에서 지난해 53억원으로 크게 늘지 않은 반면, 당기순손실은 같은 기간 86억원에서 459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배달대행 플랫폼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는 지난해 7월 1,500억원 시리즈E 투자를 받았지만, 후속 투자를 받지 못하고 C레벨 임원들이 퇴사하는 등 표류하고 있습니다.
    수산물 당일배송 서비스업체인 오늘식탁도 투자 유치에 실패하면서 지난 달 사업을 중단한 후 일부 배송 서비스만 재개했습니다.
    명품 유통 플랫폼인 발란도 올 상반기부터 시리즈C 투자 유치를 진행하고 있지만,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벤처캐피탈업계에서는 기술특례 상장이 까다로워진 바이오와 성장성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e-커머스 플랫폼 투자는 피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앵커> 자금난을 겪으면서 생존을 모색해야 하는 벤처기업들 사례를 짚어 봤는데, 벤처투자의 디딤돌이라고 할 수 있는 정부의 모태펀드 집행 규모도 내년에 대폭 축소된다면서요?

    <기자> 벤처와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디딤돌이라 할 수 있는 정부의 모태펀드 출자 규모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대폭 삭감됐습니다.

    지난 2020년 1조원 규모였던 중소벤처기업부의 모태펀드 집행은 지난해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해 1조 700억원을 기록한 후 올해 5,200억원, 내년 3,135억원으로 축소됐습니다.

    모태펀드는 정부가 투자를 집행하면서 민간 벤처캐피탈이 추가로 투자금을 조성하는 구조입니다.

    예를 들어 정부가 5천억원을 조성하면 여기에 민간 벤처캐피탈이 2~3배수 정도인 1조원에서 1조 5천억원의 투자금을 조성해 펀드를 만드는 구조입니다.

    정부의 모태펀드 투자 집행이 축소된다면 민간 유동성이 위축된 상황에서 정책 재원까지 축소되는 것이기에 벤처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는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모태펀드의 경우 초기 스타트업보다는 사업 고도화를 추진하는 시리즈 B와 C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스케일업을 도모하는 벤처기업에게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앵커> 스케일업을 추진하는 벤처기업에게 치명적이다, 언뜻 이해가 안되는데 이에 대해 설명해 주신다면?

    <기자> 벤처 투자의 경우 보통 시리즈A에서 시리즈C, 후속 투자인 시리즈D, 프리IPO 구조로 이뤄집니다.

    시리즈A는 스타트업의 초기 투자 유치 단계로 업종별로는 다르지만, 기업가치 100억원 수준에 투자금은 평균 50억원 전후 규모입니다.

    시리즈B는 기업가치 100억원에서 1천억원 미만 수준에 투자금이 평균 100억원에서 많게는 300억원 가량입니다.

    보통 시리즈B를 유치한 기업들은 비즈니스 모델 확장을 위해 집중적인 투자, 예를 들어 물류 창고 건립 등 시설 투자와 서비스 외형 확대, 바이오기업의 경우 임상1상에 나서게 됩니다.

    시리즈C는 기업가치 1천억원 이상을 받은 기업들이 300억원 이상 대규모 투자를 받아 플랫폼이나 사업 고도화, 임상2상에 나서게 됩니다.
    외형을 확장하는 시기인 시리즈C 투자 유치가 불발될 경우 수익모델 확립이 안된 상황에서 대규모 영업손실을 떠안아야 하기에 사업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벤처업계에서는 창업후 4~7년의 시기를 `데스 밸리`, `죽음의 계곡`이라고 표현하는데, 이 시기에 사업화하는 단계까지 이르지 못하고 도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올 들어 시리즈C 투자 유치에 성공한 메가존클라우드, 컨텍, 아파트멘터리, 센트비, 시리즈D 투자 유치에 성공한 트릿지 등의 면면을 살펴보면, 확실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추고 있습니다.

    <앵커> 벤처기업들의 투자 유치가 막히고 있지만, 벤처캐피탈들의 시리즈A 투자는 활성화되고 있다는 얘기도 있는데,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요?

    <기자> 최근 들어 벤처캐피탈의 초기 사업화 단계인 시리즈A 투자가 부쩍 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번 달 단색, 어센트코리아, 레브잇, 뷰티셀렉션, 에이에프아이, 아틀라스랩스, 엔젤스윙, 헨디즈, 페어스퀘어랩, 원오브원, 그럼피, 스펙터, 젠틀에너지, 케어링 등이 시리즈A 투자 유치에 성공했습니다.

    반면, 시리즈 B와 C 투자 유치에 성공한 기업은 많지 않습니다.

    벤처캐피탈업계는 시리즈 B와 C에 비해 기업 가치가 낮고 전체 투자 규모도 크지 않다는 점에서 부담감이 적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지난해까지 시리즈 B와 C 투자가 이뤄진 벤처들의 기업가치가 상당히 떨어진 상황에서 사업적 성과없이 같은 밸류 수준의 투자는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벤처캐피탈업계는 e-커머스와 바이오 등에 대해 신규 투자를 중지하고 기존에 투자한 기업에 대해서만 후속 투자인 브릿지 투자 정도로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국내외 금리 인상과 투자 위축, 경기 하강 등 금융과 실물 경제의 불안 등으로 벤처캐피탈의 투자 축소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벤처기업들에게 올 겨울과 내년 봄은 어느 때보다 혹독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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