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모로코서 의료봉사 펼친 외과의사 박세업, 제34회 아산상 대상

김수진 기자

입력 2022-09-21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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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사회복지재단은 제34회 아산상 대상에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으로 고통 받는 주민들을 치료하고, 모로코 결핵 환자 2만 7천여 명을 치료하며 모로코 보건환경 개선에 기여한 외과 의사이자 보건전문가 박세업 씨(남, 60세)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의료봉사상에는 소록도에서 지난 27년간 한센인들을 치료하고, 사회적 인식 개선에 기여한 국립소록도병원 의료부장 오동찬 씨(남, 54세)가 선정됐으며, 사회봉사상에는 미혼모, 성폭력 피해 여성, 가출 여성청소년, 이주 여성 등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여성들의 복지증진에 기여한 착한목자수녀회(대표 이희윤 수녀)가 선정됐다.

시상식은 11월 17일(목) 오후 2시 서울시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된다. 박세업 씨에게는 상금 3억 원, 오동찬 씨와 착한목자수녀회에는 각각 2억 원의 상금을 수여한다. 또한 복지실천상, 자원봉사상, 효행?가족상 3개 부문 수상자 15명에게도 각각 2천만 원의 상금이 수여되는 등 6개 부문 수상자 18명(단체 포함)에게 총 10억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아산상 대상인 박세업 씨는 부산대학교 의대 재학 당시 아프리카 의료선교사에 대해 알게 되면서 의료봉사의 꿈을 키웠고, 병원비가 없어 수술을 받지 못하는 오지 환자 치료를 위해 전공을 일반외과로 선택했다.

박세업 씨는 의과대학 졸업 후 외국인근로자를 위한 국내 의료봉사와 의료 환경이 열악한 베트남, 몽골, 아제르바이잔 등 해외 의료봉사에 참여했다.

2002년에는 해외 의료봉사를 체계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개인 병원을 정리하고 호주로 떠나 문화인류학, NGO학 등을 공부했다. 2005년에는 전쟁 중인 아프가니스탄에서 의사가 부족해 수많은 사람이 사망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가족과 함께 아프가니스탄으로 향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수도 카불의 큐어국제병원 일반외과 과장과 바그람 미군기지 내 한국병원장을 맡았다.

2012년 보건학 석사를 마친 박세업 씨는 국제보건의료 비영리 단체 ‘글로벌케어’의 북아프리카 본부장을 맡아, 아프리카 최북단 모로코를 찾았다. 모로코는 빈부격차가 심하고 의료 환경이 열악해 결핵 발병률이 높은데, 박 씨는 지금까지 2만 7천여 명의 결핵 환자를 치료했다.

박세업 씨는 정해진 시간에 자동으로 알람이 울리고 결핵약 복용을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약상자를 도입해 모로코의 결핵 완치율을 70%에서 90%까지 높였다. 결핵관리 시스템 전산화, 의료인과 지역주민 교육, 결핵약 복용 여부 모니터링 보건요원 양성 등의 노력을 해왔으며, 2019년부터는 모로코에 인접한 모리타니아에서도 결핵 퇴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취약계층을 위한 야간학교 운영, 학교보건 교육, 시골지역 산모들을 위한 초음파 진단과 의료지원, 실명예방 등 저소득 주민 삶의 질 개선을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의료봉사상 수상자로 선정된 오동찬 국립소록도병원 의료부장은 1995년 국립소록도병원 공중보건의로 지원한 이후 27년 동안 한센인 치료에 전념한 전문가다. 아랫입술이 처지는 한센병 후유증으로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아랫입술 재건 수술법’을 개발해 500여 명의 환자를 치료했다.

사회봉사상을 수상하는 착한목자수녀회는 1835년 마리 유프라시아 수녀가 프랑스에 설립한 국제수녀회로 한국에는 1966년 진출했다. 1970년대 젊은 여성들을 위한 근로기숙사를 운영하며 미혼모를 돌본 것을 계기로 1979년에는 춘천시에 미혼모 거주시설인 ‘마리아의집’을 개설했다. 미혼모와 동반 자녀의 공동생활가정, 가정폭력 피해여성 보호시설, 성매매 피해여성 지원시설, 가출 여성청소년을 위한 쉼터 등을 통해 취약 여성들에게 다양한 지원을 이어온 바 있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헌신하거나 효행을 실천한 개인 또는 단체를 격려하는 의미에서 1989년 아산상을 제정했고, 각계의 전문가들로 심사위원회와 운영위원회를 구성하여 후보자 공적에 대한 종합심사를 거쳐 제34회 수상자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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