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수지가 6개월 연속 적자의 늪에 빠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외국인 투자가의 투자심리에 무역 적자가 악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무역수지 적자일 경우 외국인 주식 순매도 확률은 30% 가까이 높아진다는 건데요.
계속되는 강달러 현상에 무역수지가 악화되고 있는 만큼, 환율 안정을 위한 정부의 발걸음도 더욱 분주해질 전망입니다.
전민정 기자입니다.
<기자>
치솟는 환율과 글로벌 경기 둔화에 수출이 줄고 수입액이 늘면서 무역수지 적자의 먹구름이 더 짙어졌습니다.
이달 들어 20일까지의 무역적자는 41억달러. 이 추세대로라면 25년간 없었던 `6개월 연속 무역적자`가 현실화됩니다.
이렇게 무역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성장률 하락과 소득감소가 우려되는 등 한국경제 곳곳에 경고음도 커지고 있는 상황.
특히 무역적자는 고금리와 고물가, 고환율의 복합위기 속에서도 그동안 굳건하다고 평가받던 우리 경제의 대외신인도마저 흔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004년 1월부터 올해 7월까지의 통계를 분석해보니,
무역수지가 흑자일 때보다, 적자일 경우 그 다음 달에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순매도할 확률은 무려 28%나 증가했습니다.
무역수지가 줄면 원화가치가 떨어지게 되는데, 이로 인해 환차손 우려가 커져 국내 증시의 투자매력도가 낮아지게 되는 겁니다.
킹달러 우려가 극대화된 이달엔 외국인의 국내주식 순매도 확률은 76%에 달할 것이라는 추산. 무역적자로 주가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무역적자의 부작용 우려가 일파만파로 커지자, 다급해진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추경호 /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올해 무역금융 공급을 최대 351조원까지 확대하고, 현장의 애로가 큰 물류비 부담 완화 등을 위해 예비비를 활용해 120억원을 조속히 추가 지원할 계획입니다. 무역수지 변동성이 축소될 수 있도록 에너지 절약과 이용 효율화를 위한 방안도….]
다만 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수입 증가와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수출 둔화가 무역수지 악화의 주된 원인이기 때문에 강도 높은 환율 안정책을 마련해 금융시장의 불안을 차단하고, 기업의 수출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유환익 / 전경련 산업본부장 : 근본적으로 무역적자 구조, 금리 이런 여러가지 통제되지 못하는 거시변수들이 있기 때문에 (정부 오늘 내놓은 대책의) 효과가 얼마나 클지는…. 금리를 높이면 경제가 위축될 수 있지만 급한게 환율 안정이기 때문에 금리를 미국에 맞춰서 어느정도 같이 올려야 할 것 같고 적극적인 외교정책을 통해 기업들이 수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합니다.]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한 만큼, 정부의 무역수지 관리는 실물경제 뿐만 아니라 국내 금융시장 안정 차원에서도 시급한 과제가 됐습니다.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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