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복 못하면 집에 가라"…'꿈의 배터리' 기업, 본사 가보니 [MIT의 기업들]

입력 2022-10-17 18:54   수정 2022-10-17 18:54

    SES 보스턴 본사 르포
    <앵커>

    충전 시간은 줄어들고, 주행거리는 늘어나는 이른바 `꿈의 배터리`.

    지금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뛰어넘는 차세대 배터리에 대해 다들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배터리 산업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 차세대 배터리를 누가 먼저 선점하느냐가 시장의 최대 화두가 되고 있죠.

    이 중 미국의 솔리드 에너지 시스템(SES)은 차세대 배터리 중 하나인 리튬메탈 배터리 분야에서 기술적으로 가장 앞선 곳으로 평가받습니다.

    한국과도 연관이 깊습니다. 이미 국내 기업 중에는 SK, 현대자동차 등이 대규모 투자를 마쳤습니다.

    이번 달에는 국내인 충주에 생산 공장을 완공하고,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배성재 기자가 미국 보스턴에 있는 SES 본사에 다녀왔습니다.

    <앵커>

    이곳은 미국 보스턴 외곽에 위치한 `솔리드 에너지 시스템 (Solid Energy Systems)`, SES의 본사입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솔리드, 즉 고체형 배터리를 만드는 기업입니다.

    상당히 가볍고 멀리 나가는 배터리기 때문에 많은 자동차 회사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는데,

    본사와 전고체 배터리 모습은 어떨지 직접 들어가서 보도록 하겠습니다.

    거대한 창고형 건물. 들어가자마자 커다란 걸개가 보입니다.

    `리튬이온 배터리를 뛰어넘거나, 집에 가라(Go Home or Beyond Li-ion)`.

    결의가 느껴지는 걸개 아래로 직원들이 듬성듬성 앉아있습니다.

    사무 공간과 배터리 대형 연구실이 거의 함께 있는 거나 마찬가지일 정도로 가깝습니다.

    MIT 출신의 치차오 후 CEO가 보스턴 인근에서 SES를 창업한 건 2012년.

    창업한지 꼬박 10년만인 지난해 11월, SES는 100Ah(암페어시)가 넘는 리튬메탈 배터리 `아폴로`를 공개했습니다.

    지금 널리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용량은 2배가량 크고, 무게는 가볍고, 충전 속도는 줄어든 제품입니다.

    100암페어시가 넘는 리튬메탈 배터리를 양산할 수 있는 곳은 지금까지도 SES가 유일합니다.

    리튬이온 배터리와 무엇이 다를까. 비결은 배터리에 사용하는 음극재에 있습니다.

    [김승완 SES 제품 책임자: 리튬메탈 배터리라고 하는 건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쓰던 흑연음극을 리튬메탈로 바꿔서 저희는 이제 안에 있는 물질이 바뀌어서 리튬메탈 배터리라고 부르고. 흑연은 부피가 많이 차지하는 음극인데 저희는 리튬메탈로 그걸 바꾸면서 부피랑 무게를 줄였죠. 그래서 그 에너지 밀도가 같은 무게에 더 많은 용량, 같은 부피에 더 많은 용량의 배터리를 만들 수 있었죠.]

    전고체 배터리와 함께 `꿈의 배터리`로 꼽히는 리튬메탈 배터리. 실물은 어떻게 생겼을까.

    본사 안에 있는 연구소에 들어왔습니다. 제가 들고 있는 이 배터리가 SES가 개발한 고용량 배터리 실물인데요.

    승용차를 기준으로 했을 때 300개에서 500개가량이 들어간다고 하는데, 이 배터리 하나만 해도 드는 데 무리가 없고 가볍습니다.

    같은 무게의 리튬이온 배터리와 비교를 했을 때 더 가볍게, 더 멀리 나갈 수 있는 겁니다.

    치차오 후 SES 창업자 겸 CEO는 이 새로운 리튬메탈 배터리가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2배가량 더 멀리 나갈 수 있다고 말합니다.

    [치차오 후 SES 창업자 겸 CEO: 차량의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면, 리튬이온 배터리 탑재 차량이 300마일(482km)을 주행할 수 있을 때 리튬메탈 배터리 탑재 차량은 500마일(804km)을 주행할 수 있습니다.]

    가치를 알아본 대기업들의 투자도 이어졌습니다.

    SK는 수차례 투자를 통해 SES의 2대 주주가 됐고, 현대자동차는 SES A샘플 JDA(공동개발협약)을 맺었습니다.

    [치차오 후 SES 창업자 겸 CEO: SES와 현대차와의 관계는 우리가 맺고 있는 여타 OEM들보다도 강합니다. 현대차는 전기차와 UAM 등 넓은 영역에서 큰 변화를 공격적으로 가져가고 있습니다. 다양한 기기에 차세대 배터리를 탑재하기 위해 밀어붙이고 있어서 서로에게 크게 도움이 될 겁니다.]

    SES는 국내에도 공장을 지었습니다. 지난달 충주에 공장을 완공했고, 이번 달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갑니다.

    중국 상하이에 이은 두 번째 공장으로, 자동차 회사들과 협력해 본격적인 A샘플 생산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2023년 B샘플, 2024년 C샘플을 개발해, 2025년까지 리튬메탈 배터리의 문제로 지적받는 배터리 수명 등을 보완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최장욱 현대차-서울대 배터리 공동연구 센터장 / SES 사외이사: 단순히 생산하는 것을 넘어서 지금은 근원적인 문제들이 있습니다. 전고체 전지는 예를 들어서 충전 속도를 어느 이상 못 올리고, 리튬메탈 배터리도 그런 비슷한 문제들이 있습니다. 그 다음에 장기 수명 특성이 지금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확실히 좋지 않고, 이런 잘 알려진 문제들이 있기는 하거든요. 이런 것들은 계속 지켜봐야 되는 것 같아요.]

    SES는 이번 윤석열 대통령 방미 일정 중 국내 투자신고서를 제출하며 투자를 늘리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치차오 후 대표는 2025년에는 리튬메탈 배터리가 본격적인 사용 단계에 들어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치차오 후 SES 창업자 겸 CEO: 이미 밝힌 GM, 현대, 혼다 외에 이름을 밝힐 수 없는 협업사들이 더 있습니다. 2025년이 채 되기도 전에 드론, UAM, 전기차 등에서 리튬메탈 배터리를 사용하는 걸 보시게 될 겁니다. 이미 드론과 배달 등에서 상업적으로 사용하고 있을 것이고, 전기차 등에 적용하기 위해 테스트하고 있을 겁니다.]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리튬메탈 배터리.

    기존 단점들을 보완해 정말 리튬이온 배터리를 넘어설 수 있을지, 그렇다면 어떤 형태로 모습을 드러내게 될지 주목됩니다.

    한국경제TV 배성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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