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사들, 대만 지정학 리스크 대비 비상계획 검토

입력 2022-09-26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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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수십억 달러의 손해를 입은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최근 대만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에 ‘경고등’을 켜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소시에테 제너럴 SA, JP모건 체이스, UBS그룹 AG 등 금융회사들은 중화권 사업 문제에 대해 비상 계획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보험사들은 중국과 대만에 투자하는 기업을 대상으로는 사업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정치적 위험 보장 비용이 60% 이상 급등한 탓이다.

마크 윌리엄스 보스턴대 교수는 블룸버그에 “미국의 잠재적 제재를 둘러싼 정치적 리스크와 중국이 자본흐름을 제한해 대응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리스크 관리자들이 분주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제재 전쟁은 사업을 하는 데 드는 비용을 크게 증가시키고 월가 은행들이 중국에 대한 전략을 재고하도록 만들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서비스 임원은 “북아시아의 무력충돌 위험은 낮다고 본다”면서도 “금융과 무역의 흐름을 교란하는 미·중 간 보복제재의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고 했다.

지난달 초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미·중 사이 군사적 긴장감이 거세졌다. 미·중은 지난 23일 미국 뉴욕본부에서 진행한 외교장관 회담에서도 대만 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양국 발표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최근 중국의 대만 주변 무력시위에 문제를 제기했고,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미국은 대만 독립·분열 활동에 반대한다는 점을 분명하게 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격앙된 언사는 러시아 전쟁으로 인해 예기치 않게 세계 최대 은행들이 사업을 그만두고 초부유 고객들에 대한 서비스를 중단한 지 몇 달 만에 나온 것이다.

한편 뱅크오브아메리카(BoA)·씨티그룹·JP모건 체이스 등 미국 3대 은행 최고경영자(CEO)들은 지난 21일 중국의 대만 침공 시 중국에서 철수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들 3대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 CEO들은 이날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 중국 투자를 회수할 준비가 돼 있느냐’는 블레인 루크메이어 미주리주 하원의원(공화당)의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다만 대형 은행들이 지정학적 문제로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게 될 경우 시장에는 극적인 전환이 생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월가 은행들은 최근 몇 년 동안 금융 부문을 개방한 후 중국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 부어 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월가 은행들의 지난해 말 중국 익스포저 규모는 약 570억 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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