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IPO시장에서는 시가총액이 수 조 원대에 이르는 ‘대어급’ 종목들의 상장을 찾아 보기 어렵다는 분위기입니다.
양재준 기자와 함께 알아 보겠습니다.
최근 상장한 쏘카와 더블유씨피 등이 공모시장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기자> 요즘 IPO시장에서는 ‘턱걸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대어급으로 주목받았던 기업들이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청약 부진에 시달리자 공모가 하단에 맞춰도 다행이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동물사료업체인 오에스피와 하모닉 감속기 양산업체인 에스비비테크는 기관 수요예측에서 1천대 1 이상의 청약 경쟁률을 보이며 공모가가 최상단 밴드에서 결정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증권사 IPO 관계자들은 “기업공개 시장이 죽은 것이 아니라 IPO 기업들에 대한 유통 물량과 실적 검증이 좌우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동안 고평가를 받아 왔던 바이오와 2차 전지 등 기술특례를 통해 상장한 기업들의 가치가 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크게 하락하면서 공모가 거품은 어느 정도 빠졌다는 게 증권사 IPO 관계자의 판단입니다.
또, 대어급 종목들의 상장이 연기되면서 코스닥상장을 추진하는 기업들의 상장후 시가총액이 대부분 2천억원 전후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것 또한 특징입니다.
9월 중순 이후 시가총액 2천억원 미만의 중소형 IPO기업들이 연이어 일반청약에서 조 단위 청약증거금을 모으며 공모 흥행에 성공하는 분위기입니다.
<앵커> 공모가 거품이 어느 정도 빠졌다라고 말씀하셨는데, 기업에 따라 어떤 곳은 1천대 1이 넘고 어떤 곳은 10대 1도 겨우 턱걸이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같은 청약 경쟁률의 양극화는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요?
<기자> 크게 2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업종별 양극화입니다.
지난 2분기부터 공모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분야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에 따라 기술특례로 상장한 자율주행 등 AI 관련 반도체와 2차 전지의 소재, 부품, 장비업체들입니다.
이들 관련 기업들은 수 조원이 몰리면서 청약경쟁률이 1천대 1에서 2천대 1을 넘기도 했습니다.
반면, 루닛과 보로노이, 에이프릴바이오 등을 제외하고 바이오헬스업체들의 기술특례 상장은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또 하나는 일반 상장기업의 경우 공모가 밴드내에서 공모가가 결정이 됐는데, 소재, 부품, 장비 관련 기술특례 상장기업의 경우 기관투자가들이 수요예측에서 대부분 공모가 하단가격보다 더 낮은 가격을 써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공모회사측에서 공모가를 높게 책정해 제시하더라도 기관투자가들은 바이오업체의 경우 비슷한 신약개발업체와 임상시험 진행 속도를 비교하고, 소부장업체의 경우 수주 동향이나 동종업계 기업가치를 비교해 수요예측에 참여한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4분기 IPO 시장에서의 공모 청약을 고민하는 투자자들이 어떻게 대응하는 게 좋을까요?
<기자> 가장 첫번째 공모 청약에 나설 때는 일반투자자들은 반드시 기관투자가 수요예측을 살펴 보시고 판단하는 게 중요합니다.
물론 기관투자가들의 수요예측 경쟁률에서 일부 허수가 있다는 것을 증권사들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습니다.
기관투자가 수요예측이 낮게 나올 경우 해당 기업에 대한 공모주 청약에 나서는 것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올해 기관투자가 수요예측에서 경쟁률이 낮았던 더블유씨피와 보로노이, 쏘카의 경우 상장 첫 날 시초가가 공모가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반면, 높은 수요예측 경쟁률을 기록했던 가온칩스와 범한퓨얼셀, 레이저쎌, 넥스트칩 등은 상장 첫 날 시초가가 공모가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또 한 가지, 공모물량을 체크하시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IPO시장 관계자들은 ‘현재 IPO시장은 유통물량이 좌우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기업들이 상장할 때 공모주 물량이 전체 주식수 가운데 30%를 넘는다면 상장 직후 물량 압박이 클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최근 일반청약을 마친 모델솔루션과 코스닥에 상장한 알피바이오의 공모주 물량은 전체 주식수 대비 20%와 25%를 기록했습니다.
IPO시장 관계자들은 4분기 공모주에 투자에 나설 경우 기관투자가 수요예측이 높게 나오고 전체 주식수 대비 공모주 물량이 30%이내인 기업을 선정하는 게 좋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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