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를 잇는 크림대교가 8일(현지시간) 폭발로 일부 붕괴함에 따라 러시아군의 보급 문제가 더욱 악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와 서방 군사안보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비용, 시간, 안전에서 크림대교와 비교할 대안을 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크림반도는 우크라이나전 발발 이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내 다른 점령지에 군사물자를 조달하고 병력을 이동시키는 안전한 후방의 역할을 해왔다.
러시아군은 크림대교의 사용이 일단 제한됨에 따라 남동부 점령지에 있는 육로를 통해 본토에서 물자를 실어나르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자포리자주 멜리토폴로 향하는 철도나 도네츠크주 마리우폴, 자포리자주 베르단스크 등 아조우해 해안도시를 끼고 도는 육로 등이 선택지로 거론된다.
그러나 이 같은 대안은 우크라이나와의 전선에서 크림반도보다 가깝고 일부는 우크라이나 포대의 사거리 안에 있어 쉽지 않은 선택이다.
물자 보급이 어려워진 러시아군은 병력 배치에도 차질을 빚게 될 전망이다.
크림반도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공격을 위한 병력 집결지로 삼아왔던 곳이다.
안드리 자고로드뉴크 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크림대교 붕괴로 러시아가 자국 내에서 전투 부대를 구성하고 우크라이나 배치를 위해 더 먼 거리를 이동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군은 올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줄곧 보급을 `아킬레스건`으로 노출해왔다.
서방 국방정보 당국은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이 속전속결을 예상하고 침공을 강행해 지속가능한 보급 계획이 애초 없었다고 의심한다.
러시아로서는 개전 초 북부 패퇴 뒤 남동부 작전의 후방으로 삼아온 크림반도가 불안정해진 까닭에 보급에 더 큰 고민이 생긴 셈이다.
덴마크 교량 설계·건축 전문업체인 COWI의 데이비드 매켄지 기술이사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폭발 때문에 크림대교의 구조가 손상돼 완전 복구에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관측했다.
그는 "상당히 큰 화재라서 교량 철골의 강도에 충격이 있을 것"이라며 철로가 재개통되더라도 특정수준으로 가벼운 열차만 통과할 수 있도록 적재중량이 규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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