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과 함께 달러 강세가 계속되면서 미국 제조업체가 수출 경쟁력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유럽시장 비중이 큰 미국 기업들이 달러 강세와 현지 경기침체 우려로 수요 감소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달러 가치가 크게 오르면서 수출 물가도 올라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불리해진 탓이다. 실제로 미국의 가전제조사 월풀의 2분기 유럽, 중동, 아프리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 하락했다. WSJ는 하락폭 중 9%포인트가 환율 영향이었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외국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미국으로 들여올 때도 환차손을 보는 등 문제가 있다고 보도했다. 매출의 절반 이상을 유럽과 중동에서 올리는 미국 조지아주(州)의 농업 기기 생산업체 애그코의 경우 올해 상반기에 강달러로 인한 환차손 탓에 매출의 8.5%가 사라졌다.
산업애널리스트들은 WSJ에 “달러 강세가 이달 말부터 나올 기업 분기실적에서 매출 감소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체인 RBC 캐피털 마켓은 최근 미국의 대표적인 제조업체인 3M의 경우 해외 매출이 5.1% 감소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아울러 에어컨 제조사 캐리어 글로벌은 3.4%, 제너럴일렉트릭은 2% 매출이 줄 것으로 예상했다.
문제는 팬데믹 발생 이후 해외 공급망이 불안정해지면서 미국 내 생산이 반등하는 시점에서 달러가 강세로 돌아섰다는 사실이다. 미국 제조업 단체들은 달러 강세로 기업이익 압박이 지속될 경우에 대한 우려를 내놓고 있다. 해외사업장에서 미국 내로 복귀한 기업들의 이익단체인 리쇼어링 이니셔티브의 해리 모저 대표는 “미국 기업이 허약해지고 있다”며 “강달러 현상으로 수입품이 더 잘 팔리게 된다면 미국 제조업체들의 국내 투자가 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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