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지난 7월에 이어 석달 만에 또한번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밟았습니다.
이제 2.5%이던 기준금리는 3%로 오르면서 10년만에 `기준금리 3% 시대`가 열린 건데요.
"당분간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하겠다"는 사전 예고를 깨고 이례적으로 역대 두번째 빅스텝이자,
사상 첫 다섯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에 나선 배경엔 꺾이지 않는 물가와 커지는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먼저 전민정 기자입니다.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 물가 상승률이 5~6%대의 높은 수준을 상당기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환율 상승으로 상방 리스크가 추가 증대된 점을 고려해 볼 때 정책대응의 강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기준금리를 50bp(0.5%p) 인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한국은행이 대출이자 부담 급증과 체감 경기 악화에 대한 우려에도 빅스텝에 나선 건 치솟은 물가를 잡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습니다.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두달째 둔화됐지만, 여전히 5%대 중반의 고물가 기조는 꺾이지 않았고,
앞으로 1년간의 물가상승률 전망에 해당하는 기대 인플레이션율 역시 지난 7월 역대 최고인 4.7%를 기록한 이후 석 달 연속 4%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위원회가 고강도 긴축을 이어가면서 한미간 금리격차가 커져 환율 방어에 비상이 걸렸다는 점도 한은에겐 부담이었습니다.
다음달 초에도 연준이 한번 더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에 나설 것이란 건 이미 기정사실화된 분위기.
이런 상황에서 만약 이번에 한은이 0.25%포인트만 올렸다면 한미간 금리 격차는 1.25%포인트까지 커지게 되는데,
한미 금리 역전 폭이 1%포인트 이상 벌어질 경우 가뜩이나 불안한 환율이 더 올라 정점을 통과 중인 물가를 자극하고, 외국인 자금 유출 위험도 높아지게 됩니다.
시장과 다수의 금통위원들이 예상하고 있는 최종 기준금리는 지금보다 0.5%포인트 더 오른 3.5% 수준.
다만 한은은 추가 금리인상 기조를 분명히 하면서도 경기위축과 가계부채 우려를 염두한 듯 10월과 11월 `더블 빅스텝` 가능성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이창용 / 한국은행 총재 : 11월 인상폭에 대해서는 정책여건의 불확실성이 워낙 크고 금통위원들 간에도 다양한 견해가 있기 때문에 미 연준의 11월 FOMC 회의, 국제에너지가격 움직임 등 대외여건 변화와 그 변화가 국내 물가와 성장 흐름, 금융·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10년만에 열린 `기준금리 3%` 시대.
이제 기준금리가 경기를 과열 또는 위축시키지 않는 `중립금리` 수준을 넘어서면서 금리인상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도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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