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가는 홈쇼핑…해법은 어디에

전효성 기자

입력 2022-10-28 19:04   수정 2022-10-28 19:04

    <앵커>

    홈쇼핑 업계가 최근 2030세대 젊은 고객 잡기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주요 고객의 평균연령이 50대로 이대론 미래가 없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어섭니다.

    여기에 매출 성장률이 꺾여도 해마다 오르는 송출수수료 지급 방식도 큰 부담입니다. 관련한 내용 전효성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전 기자 홈쇼핑 고령화 현상, 어느정도인가요?



    <기자>

    홈쇼핑이 처음 시작된 건 1995년입니다. 거의 3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죠.

    홈쇼핑을 이용하는 고객도 함께 나이가 들고 있습니다.

    업체별로 편차가 있지만 50대 이상이 주 고객인건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고객 평균 연령은 현대홈쇼핑이 53.8세, 농수산물을 주로 판매하는 NS홈쇼핑은 57세에 달하는 상황입니다.

    아직까진 소비 여력이 있다고도 볼 수 있지만, 5~10년 뒤라면 고객 대부분이 실버세대에 편입돼 소비력이 급감할 수 있는 거죠.

    <앵커>

    결국 모바일 쇼핑과 이커머스에 젊은 고객을 뺏긴게 홈쇼핑 업체로서는 치명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기자>

    롯데홈쇼핑의 고객 연령대 데이터를 보겠습니다.

    2012년에 비해 30대 이하 고객층이 크게 빠졌습니다(30%→13%). 반면 50대 이상 고객 비율(57%)이 크게 늘며 과반 이상을 차지하게 됐죠.

    스마트폰과 모바일 쇼핑이 본격적으로 성장한 2010년대를 거치며 TV홈쇼핑 고객의 고령화가 급격해진 겁니다.

    여기에 코로나를 거치며 고령층의 온라인 소비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도 TV홈쇼핑 업체들로선 악재입니다.

    한 카드사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50의 온라인 소비는 110%, 60대 이상은 142% 증가하며 다른 연령대 증가율을 압도했습니다.

    고객층이 고령화 되는 것도 문제인데, 그들마저 이커머스로 이탈할 조짐이 보이니 홈쇼핑 업체들로선 부담이 더 커진 셈이죠.

    [이한나 / 부천시: (홈쇼핑이) 친근하지 않은 것 같아요. TV를 많이 안 보니까…홈쇼핑을 접하게 될 계기가 많이 없는 것 같아요.]

    [최정아(50대) / 종로구: 홈쇼핑보다 저는 쿠팡을 더 자주 이용하는 편이에요. 가격 비교도 할 수 있고, 배송 부분에서도 편리하고…]

    <앵커>

    홈쇼핑을 둘러싼 외부 상황이 악화된건데, TV홈쇼핑 본업을 위협하는 요인도 있다고요?

    <기자>

    그동안 꾸준히 지적돼 온 건데 송출 수수료 문제입니다.

    홈쇼핑은 8번, 10번, 14번 이런 식으로 채널 번호를 사용하지 않습니까?

    채널을 부여받아 사용하는 대가가 송출 수수료입니다. 상업 시설로 따지면 건물주에게 내는 임대료 같은 거죠.

    문제는 이 송출 수수료가 매년 가파르게 오른다는 겁니다.

    10년 전 홈쇼핑업체들이 유료방송사업자에게 지불한 송출 수수료는 8,670억원이었는데요, 지난해는 1조 8,074억원까지 올랐습니다.

    반면, 홈쇼핑의 상품 판매액은 수년째 9조원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얻은 수수료(방송매출액)는 3조원까지 내려왔고요.

    홈쇼핑 채널은 상품 하나를 팔 때 30% 정도의 마진을 남깁니다. 낮지 않은 마진율이죠.

    하지만 채널 사용료가 계속 오르다보니 마진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수준이 돼버렸습니다.

    TV를 통한 상품 판매는 늘지 않는데 채널을 사용하는 비용은 높아지다보니 홈쇼핑 수익성은 떨어지게 된 거죠.

    통신3사는 "IPTV 가입자가 늘어나니까 채널 사용료를 올려 받는게 당연하다"는 논리지만,

    홈쇼핑 업체는 "대중들이 TV 자체를 보는 시간이 많지 않은데 매년 수수료를 올려주는 건 부담"이라는 논리로 대치하고 있는 겁니다.

    [황기섭 / 한국TV홈쇼핑협회 실장: 송출 수수료가 작년 기준으로 방송 매출액의 60%에 달합니다. 1천원짜리 상품을 팔면 홈쇼핑사가 300원 정도의 수수료를 받는데, 그 중에 60%인 180원 정도를 유료방송 사업자에게 주는…]

    <앵커>

    TV 의존도가 낮아지는데, 채널 이용료는 계속 높아진다면 결국 홈쇼핑 업체들로서는 TV매체를 떠나는 방안을 고민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홈쇼핑 업체들의 생존전략은 어떻습니까?

    <기자>

    홈쇼핑업체들은 그동안 꾸준히 TV를 떠나기 위한 움직임을 이어왔습니다.

    TV에서 판매 중인 상품인데 전화로 주문하지 않고 앱이나 홈페이지에서 구매하면 할인 10%, 적립금 10%를 얹어주는 판매방식이 대표적이죠.

    하지만 최근에는 이보다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다른 홈쇼핑에는 없는 자체 제작 상품(PB)을 판매하거나, 2030세대를 노린 오프라인 쇼핑 공간까지 런칭하는 거죠.

    김예원 기자가 홈쇼핑 업체들의 생존 전략을 들어봤습니다.

    <김예원 기자>

    서울의 한 백화점 팝업스토어.

    홈쇼핑이 운영하는 이 브랜드는 디퓨저나 향수 같은 향 전문 제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핵심 고객 층은 2030 세대로, 론칭 3년 만에 누적 주문액 150억 원을 넘겼습니다.

    [김현재 / CJ온스타일 상품개발팀 MD: MZ 고객들에 대한 니즈나 트렌드를 같이 반영함으로써 제품군들을 좀 확장을 하게 된다면 그게 매출이나 아니면 이런 특정 플랫폼에 대한 인기, 인지도에는 좀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을까…]

    최근 홈쇼핑 업체는 단독 라이선스, 자체 기획 브랜드(PB) 운영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대표 홈쇼핑 업체 4개 사 평균 15개의 단독·자체 브랜드를 운영 중이고, 상품 수와 물량도 꾸준히 늘려가는 추세입니다.

    PB 제품은 기획부터 유통까지 모든 단계를 홈쇼핑사가 독자적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중간 유통비가 크게 절감됩니다.

    일반적인 홈쇼핑 위탁 판매보다 수익성을 10% 정도 높일 수 있고, TV홈쇼핑을 넘어 다른 채널로 판로를 확장할 수 있다는 게 강점입니다.

    경쟁사에는 없는 차별화된 상품으로 신규 고객 유입은 물론 충성 고객 확보에도 적합하다는 설명입니다.

    2030 신규 고객을 늘리기 위해 PB 개발팀까지 신설한 곳도 있을 정도입니다.

    [최미령 / 롯데홈쇼핑 MZ PB 개발 팀장: 사실 PB가 기존에 저희 주요 고객층에 맞는 5060 이상에 집중이 돼 있다보니까 저희 입장에서는 모바일이라든지 MZ 고객에 맞는, PB를 만들고 싶다…]

    홈쇼핑 업체들의 또 다른 생존 전략은 새로운 콘텐츠입니다.

    자체 앱이나 네이버, 유튜브 등 대중적인 플랫폼을 활용해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라이브커머스가 대표적입니다.

    [하지원 / CJ온스타일 모바일라이브기획팀 MD: (모바일) 방송을 해보면 보통 20~30대 고객분들이 과반수 정도가 되세요. 재미있는 요소 그리고 중요한 정보들을 압축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그런 유튜브 콘텐츠에 대해서 반응률이 굉장히 높고요.]

    쇼호스트가 나와서 상품을 소개하는 기존의 TV홈쇼핑 진행에서 벗어나 젊은 층이 선호하는 포맷을 선보이기도 합니다.

    실제 현대홈쇼핑은 세로형 숏폼, 브이로그, 먹방 등을 판매 방식에 적용해 평균 구매연령을 크게 낮췄습니다.

    자체 캐릭터를 활용해 콘텐츠 지적재산권(IP)을 육성하며, 신사업을 추진하는 곳도 있습니다.

    롯데홈쇼핑이 개발한 캐릭터 벨리곰, 가상인간 루시가 대표적인데, 고유 IP를 활용한 굿즈 판매와 광고 수익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향후 롯데홈쇼핑은 애니메이션 제작·게임 개발 등 캐릭터를 활용한 다양한 사업 확대도 추진한다는 계획입니다.

    한국경제TV 김예원입니다.

    <기자>

    보신 것처럼 홈쇼핑 업체들이 백방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주변 여건은 녹록치 않습니다.

    대표적인게 통신 3사의 케이블 사업자 인수인데요. CJ헬로비전은 LGU+, T브로드는 SK텔레콤, 현대HCN은 KT스카이라이프로 넘어갔습니다.

    IPTV와 MSO를 모두 품에 안은 통신3사의 유료방송 시장 장악률은 85%인데, 홈쇼핑을 상대로 한 송출수수료 협상력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겠죠.

    또한, 앞서 리포트에서 홈쇼핑 업체가 모바일 커머스에 힘을 싣고 있다는 말씀 전해드렸는데요.

    이 역시 문제는 네이버, 카카오, 11번가 같은 플랫폼 사업자 밑으로 들어가는 구조거든요.

    지금은 수수료 부담이 높지 않지만 언제 플랫폼 기업이 수수료를 높일지 모르는 것이기도 하고요.

    송출 수수료 부담에 IPTV를 떠났지만, 결과적으로는 현재 통신 3사의 위치를 플랫폼 기업이 대체하는 모양새가 될 수도 있다는 거죠.

    결국, 자체 PB상품을 통한 수익성 개선, 어떻게 하면 홈쇼핑 앱이나 홈페이지로 고객을 이끌지 여부가 홈쇼핑 업계에게 남겨진 숙제라고 하겠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유통산업부 전효성 김예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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