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국가 안보의 위협이냐는 질문에 “그와 타국과의 관계를 들여다볼 가치는 있다”라고 언급했다.
CNBC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바이든은 “일론 머스크가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되며, 당신의 권한으로 사우디를 포함한 외국 정부와의 트위터 공동 인수를 조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바이든은 “일론 머스크의 타국과의 협력이나 기술 관계는 들여다볼 만하다”며 “그가 부적절한 행동을 하고 있든 아니든 그렇다고 시사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들여다볼 만한 가치가 있을 뿐이라고 말하는 것”고 발언했다.
머스크와 바이든은 좋은 사이가 아니다. 머스크는 2016년과 2020년 대선에선 민주당을 지지했다고 밝힌 바 있으나 바이든 행정부와 계속해서 충돌하자 공화당 지지로 돌아섰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전기차 세금 정책과 억만장자세 등을 놓고 바이든 대통령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 민주당 진보 성향 의원들을 여러 차례 공격했다. 2022년 내내 머스크는 바이든 대통령이 전기 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테슬라를 무시하며, 내연기관 자동차 업체들과 그 노조들을 편애한다고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머스크는 미국 중간선거를 하루 앞둔 7일(현지시간) 자신이 인수한 트위터를 통해 특정 정당에 가입돼 있지 않은 무소속 유권자들을 향해 공화당에 투표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공유된 권력은 (민주·공화당) 양당의 최악의 (권력) 과잉을 억제한다"며 "따라서 대통령이 민주당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의회의 경우 공화당에 투표할 것을 무소속 성향 유권자들에게 추천한다"고 적었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 27일(현지시간) 트위터 주식을 주당 54.20달러에 매입하며 약 440억 달러 규모의 인수 계약을 모두 완료했다. 당시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를 성사시키기 위해 개인 자금을 쏟아부은 것으로 부족해 여러 해외 투자자들을 유치했다. 알왈리드 빈 탈랄 사우디아라비아 왕자, 중국계 자본이 들어간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홀딩스, 카타르 국부펀드 등이 포함됐다. 빈 탈랄 왕자는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후에도 2대 주주 자리를 지키겠다는 입장을 밝혀 약 18억9000만달러(약 2조7000억원) 상당의 트위터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외교 소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크리스 머피 상원 의원은 머스크의 트위터 거래 뒤에있는 자금 조달에 대한 검토를 요청하는 서한을 대미 외국인투자위원회(Committee on Foreign Investment in the United States)에 보내기도 했다. CFIUS는 외국인의 미국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을 포함한 투자가 미국안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검토하는 미국 행정부의 내부위원회다.
머피는 CFIUS에 보낸 서한에서 “트위터가 미국 시민에 대해 수집한 방대한 데이터 저장소라는 점은 제쳐두고서라도, 트위터의 외국인 소유가 검열, 잘못된 정보 또는 정치적 폭력을 증가시킬 가능성은 심각한 국가 안보 문제다. 사우디 아라비아는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이고 표현의 자유를 거의 용납하지 않는 나라 중 하나다”라고 적었다. 정치적 발언을 억압하고 미국 정치에 영향을 미치는 데 분명한 관심을 갖고 있는 사우디가 이제 주요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2대 주주라는 점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한편 머스크의 항공 우주 회사인 스페이스X는 우크라이나에 스타링크 위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서도 여러 국가와 논란을 빚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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