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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정점 찍었나' 환호한 美증시…월가 "앞서지 마라" [GO WEST]

이지효 기자

입력 2022-11-11 19:01   수정 2022-11-11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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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글로벌 경제와 증시, 기업에 대해 깊이 있게 분석하는 `GO WEST` 시간입니다.

    글로벌콘텐츠부 이지효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 기자, 뉴욕 증시가 폭등하는 모습을 보였죠?

    <기자>

    네, 10월 소비자물가지수, CPI의 영향이었습니다.

    어제 이 시간에 앞자리가 7이냐, 8이냐가 중요하다, 이렇게 말씀 드렸는데 7.7% 올랐죠.

    보시는 것처럼 물가 상승세가 꺾이는 추세라 시장은 연준이 긴축 속도를 늦출 것이라고 판단한 겁니다.

    월가에서는 어떻게 평가하는지부터 살펴 보겠습니다.

    [크리스티안 레도 / 캡트러스트 리서치디렉터 : 시장은 연준의 긴축 속도가 둔화되거나 중단되는 시점을 찾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CPI 수치가 그 확신을 주고 있죠. 연준은 시장이 하락하고, 또 그런 방향으로 가고자 합니다. 그러나 이미 계획했던 것보다 더 큰 폭의 금리 인상을 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봅니다.]

    <앵커>

    12월 FOMC에서 금리 인상 폭이 줄어들 수 있다는 얘기네요.

    <기자>

    네, 연준의 기준 금리를 예측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12월에 기준 금리가 50bp 오를 가능성, 그러니까 연준이 빅 스텝을 밟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80%를 넘죠.

    CPI가 나오기 전인 하루 전까지만 해도 50% 선에 있었는데 순식간에 이렇게 오른 겁니다.

    월가에서도 긍정적으로 보는 분위기인데요.

    모간스탠리는 "물가 상승세의 둔화 신호는 연준이 긴축의 속도를 늦추는 것을 도와줄 것이다"고 예상했고,

    나트웨스트 마켓 역시 "연준이 한번에 75bp씩 올리는 공격적인 인상에서 벗어나 속도를 늦출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이렇게 되면 증시에도 긍정적인 것 아닙니까?

    <기자>

    이날도 특히 금리 동향에 민감한 아마존, 메타 같은 기술주의 오름세가 두드러졌죠.

    엑센셜 자산은 "CPI가 내려가면서 시장은 금리 인상이 끝에 가까워졌다는 데 베팅하고 있다"며

    "따라서 금리에 민감한 주식들이 정말로 잘 나가는 것이다"고 말했고요.

    인프라스트럭처 캐피털 역시 "주식과 채권 시장이 바닥을 확인했다고 생각한다"며

    "바닥을 벗어나 랠리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고 예상했습니다.

    <앵커>

    연준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시장의 과도한 기대를 경계했던 연준 인사들,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그간의 긴축 기조를 언급하면서 "앞으로 금리 인상의 속도가 느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고.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 역시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 곧 적절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죠.

    다만 이들 모두 "인상 속도 둔화가 완화적인 정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못 박았습니다.

    그러니까 연준의 정책 전환인 피벗, 금리 인상 중단까지는 아니라는 겁니다.

    여전히 긴축의 고삐를 조여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도 있는데요.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높은 인플레이션이 상당한 비용을 초래하기 때문에 더 큰 위험은 적게 긴축하는 것이다"고 전했고,

    에스터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도 "물가 상승률이 아직 높고 지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할 일이 많다"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앵커>

    연준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어보이네요.

    <기자>

    네, 앞서 경험했듯이 시장이 너무 앞서는 예상 때문에 흔들렸던 적이 많습니다.

    결론적으로 10월 CPI 수치에 따른 급등이 본격적인 상승장으로의 진입은 아닐 수 있습니다.

    기술주의 대가로 불리는 댄 나일스 "적어도 다음 CPI 발표하는 12월 13일까지는 랠리가 있을 것이다"고 말했는데요.

    적어도 하나의 데이터가 추세를 만들지는 않기 때문에 지표를 더 봐야한다는 거죠.

    호라이즌 인베스트먼트는 이에 더해 "시장은 연준의 긴축 경로를 바꾸고 싶어한다"면서

    "오늘 단 하나의 데이터로 생각이 앞서 나가 있는 것 같다"고 우려했습니다.

    <앵커>

    본격 상승장에 대한 기대는 이를 수 있지만 연준의 바람대로 연착륙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10월 CPI 수치에도 확인했듯이 물가는 잡히고 있고, 노동 시장은 여전히 강한 상황입니다.

    이날 지난 주 신규 실업 수당 청구 건수도 나왔는데요.

    22만 5,000건으로 집계돼 전주에 비해서는 다소 늘었습니다.

    다만 아직까지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 평균 21만 8,000건이었던 것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강한 고용이 연준의 긴축을 의미했기 때문에 그간 이 소식에 증시가 급락하곤 했었는데,

    물가가 잡히면서 연착륙 가능성까지 점쳐볼 수 있게 됐다,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월가에서는 미국의 경제 연착륙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사실 고용 지표가 탄탄하다는 것은 임금이 올라, 결국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할 수 있는 요소가 됩니다.

    물가가 예상 만큼 잡히지 않는다면, 더 강도 높은 긴축으로 경기 침체를 부를 수 있죠.

    기업 사냥꾼으로 불리는 투자자 칼 아이칸은 "인플레이션은 단기간에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임금 인플레이션은 더 심해질 것이다"며

    "높은 금리와 장단기 국채금리 역전현상 등을 볼 때 경기 침체는 불가피하다"고 봤습니다.

    울프 리서치 역시 "CPI가 예상보다 둔화하며 증시의 랠리가 지속될 수 있다"면서도

    "연준이 궁극적으로 금리를 5% 대까지 인상할 것이며, 내년에 경기 침체가 닥칠 수 있다"고 전망했죠.

    <앵커>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상황인데 앞으로 어떤 부분에 주목해야 하겠습니까?

    <기자>

    속도 조절이 있을 수 있겠지만 연준의 금리 인상이 내년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연착륙, 즉 앞으로도 미국 경제가 버텨낼 수 있느냐가 관건일 겁니다.

    이런 점에서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 중요할 텐데요.

    당장 미국의 연휴 시즌인 11~12월 매출이 어떻게 나와주느냐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미소매협회(NRF)는 전년 대비 6~8% 증가할 것으로 보는데 지난해와 비교하면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또 단기 금리를 전망하는데 물가 지표도 계속 중요한 역할을 할 텐데, 11일 미시간대 기대 인플레이션이 나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5년 기대 인플레이션이 9월 2.7%에서 10월 2.9%로 올랐고 11월에는 더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하는데요.

    연준에서 최근 주목하는 데이터로, 상황에 따라서는 인플레이션 경계감이 다시 커질 수 있겠습니다.

    <앵커>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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