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난' 유럽 국가들, "가스관 지켜라" 보호 총력

입력 2022-11-26 19:51  


러시아에서 독일로 가스를 운송하는 노르드스트림 가스관 폭파사건 후 유럽 국가들이 가스관 보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지난 9월 26일 발트해 노르드스트림 가스관에서 고의적 행위로 보이는 폭파사건이 일어난 뒤 전력 및 난방 에너지 주요 공급원인 가스관과 가스시설을 보호하는 게 유럽 전역에서 국가안보 최우선 과제가 됐다.

이탈리아 해군 기뢰탐색함 ITS 누마나호는 최근 북아프리카 천연가스를 운송하는 수중 가스관 위를 항해하며 수중음파탐지기로 주변의 금속 물질을 탐색하고, 의심스러운 물체가 발견되면 즉시 수중 로봇을 내려보내 확인하고 있다.

이탈리아 해군 기뢰탐색 부대의 주 임무는 애초 2차 세계대전 당시 매설된 기뢰나 폭탄을 찾아 제거하는 것이었지만 노르드스트림 가스관 폭발 이후 가스관 보호 활동의 비중이 점점 늘고 있는 것이다.

유럽의 에너지 기반시설을 보호하는 것은 엄청난 임무다. 노르웨이해역과 지중해를 가로지르는 가스관은 길이는 6만3천600㎞가 넘고 유럽 해역에는 1천 개 이상의 해상 석유·가스 시설이 설치돼 있다.

에너지·보안 분석가들은 노르드스트림 가스관 폭발과 비슷한 공격이 이들 시설에 가해지면 현장 접근의 어려움과 바닷물에 의한 파손 등으로 수리에 최소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들 분석가는 유럽의 러시아 가스 의존도가 우크라이나 전쟁 전 45%에서 현재 15%로 줄었지만 한파가 지속되거나 가스관이나 저장시설 공격이 발생할 경우 유럽이 큰 에너지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에 해상과 육지 가릴 것 없이 유럽 거의 모든 지역에서 가스관 보호에 활용 가능한 인력과 장비가 총동원되고 있다.

가스관 보호에 관한 훈련을 거의 받지 못한 경찰과 군 병력이 투입되고, 해군 함정과 원격조종 무인잠수정, 군용기 등이 동원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예비군과 특수작전부대가 석유가스 시설 경계를 맡고 있다.

영국은 해저 가스관과 케이블 등에 대한 위협을 감지할 수 있는 선박 2척을 구매했으며 첫 번째 선박이 내년 1월 조기 인도될 예정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러시아의 가스 수출 감소 후 유럽 최대 가스 공급국이 된 노르웨이의 가스시설 보호 활동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나토 관계자에 따르면 나토군은 노르드스트림 가스관 폭발 후 발트해와 북해 주둔군을 늘렸다. 나토의 조율 하에 독일과 영국, 프랑스 해군이 노르웨이의 석유 굴착 시설과 수중케이블, 가스관 등 보호 활동을 돕고 있다.

노르웨이 해안경비대는 서해안에 산재한 석유가스 시설들을 감시할 수 있도록 운항 경로를 변경해 운영하고, 육지에서는 무장 예비군이 콜스네스 가스공장과 다른 에너지 시설의 경계를 서고 있다.

노르드스트림을 통해 공급되는 러시아 가스에 크게 의존해온 독일은 미국 등에서 수입되는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등을 해안에 마련하고 헬리콥터와 선박을 투입해 이들 시설을 보호하고 있다.

에너지 회사들도 시설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 독일에 최대 가스 저장시설을 운영하는 아스토라사는 시설에 대한 접근 통제를 강화하고 시설 주변에 비디오 감시장비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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