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공장 멈추고 주유소는 기름대란 우려…산업계 '초토화'

입력 2022-11-28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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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이하 화물연대) 총파업이 28일로 닷새째 이어지면서 산업계 전반으로 영향이 미치고 있다.
시멘트 출하가 계속 중단되자 수도권 레미콘 공장들은 대부분 가동을 중단했고, 정유업계는 탱크로리 기사들의 파업 참여로 일선 주유소들이 제품을 공급받지 못해 재고가 떨어질까 걱정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들은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 거부가 장기화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직 시중 주유소에서 재고가 떨어진다든지 부족 사태는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파업 사태가 길어지면 고객 불편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유업계는 탱크로리 기사들의 화물연대 가입이 늘어난 상태여서 `기름 대란`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화물연대는 3분기부터 정유 4사 운송업자들을 대상으로 조합원을 본격 모집했고, 올 6월 화물연대 파업 당시 10% 수준이었던 조합원 가입률이 약 70%까지 크게 치솟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전국은 송유관으로 연결돼 있고, 송유관이 있는 물류센터에서 최종 소비자에게 가기까지 과정에서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며 "다만 주유소들도 대부분 파업에 대비해 물량을 비축해둔 상태라 당분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사전에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일부 주유소는 재고가 곧 소진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수도권의 레미콘 공장은 시멘트 재고 부족으로 이날부터 가동이 거의 중단됐다.
레미콘업계의 한 관계자는 "앞서 오봉역 사고로 시멘트 재고가 부족한 상황에서 지난주 파업을 앞두고 레미콘 타설이 필요한 현장에 선출하까지 진행한 터라 수도권 레미콘 공장은 시멘트 재고가 거의 바닥이 났다고 보면 된다"며 "오늘부터 공장 가동을 멈춘 곳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레미콘업계는 전국적으로 출하가 중단되면 하루 평균 피해액이 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최근 원자잿값 상승과 레미콘 운송 차주에 대한 운임 인상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파업이 계속되면서 경영상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시멘트 공장들은 현재 생산 차질은 없으나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차량을 통한 시멘트 출하는 여전히 중단된 상태다.
현재 전국 시멘트 공장 입구에는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비조합원 차량 출입을 방해하는 행위를 막고자 경찰 인력이 대거 투입됐지만, 비조합원들이 조합원들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해 BCT 운행에 소극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양대 철강사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육송 출하 중단도 닷새째 이어지고 있다.
두 철강사는 긴급재 운송을 위해 대체 차량을 동원하거나 해상·철도로 출하하는 방법을 찾고 있으나 운송량 대부분을 차지하는 육송 물량을 감당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완성차업계는 아직 부품 공급이나 차량 생산·운송 등에 차질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현대차·기아 전국 공장에서는 완성차를 지역 출고센터로 옮기는 탁송차 `카 캐리어` 조합원들의 파업 참여 여파로 배송센터 직원들이 직접 완성차를 몰고 운송하는 `로드 탁송`이 계속되고 있다.
작업 기간이 길어 통상 수개월치 자재를 비축하는 조선업계는 당장은 큰 영향이 없으나 파업이 1개월 이상 장기화하면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해운업계는 화물을 평소보다 일찍 항만에 반입하는 방식으로 운송 차질을 피하고 있지만 이번 주 중반 이후에는 본격적인 피해가 예상된다.
물류 차질 여파는 일반 소비자들에게까지 미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가전업계는 대형 가전 구매자에게 배송 차질 가능성을 안내하고 있고, 가전제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도 상품 페이지에 배송 지연 공지를 띄우기 시작했다.
화물 컨테이너 운송 차질로 해외직구 물품 배송도 지연되고 있다. 한 배송 대행업체는 최근 "화물 컨테이너가 파업으로 세관 창고에 도착하지 못해 배송 지연이 발생하고 있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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