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에서 `닥터 둠(Dr. Doom)`으로 불리는 대표적인 비관론자 누리엘 루비니(Nouriel Roubini) 미국 뉴욕대 교수가 스태그플레이션과 부채의 복합 위기가 엄습하고 있음을 경고하고 나섰다.
5일(현지시간) 경제전문지 더스트리트에 따르면 루비니는 "최근 수십 년간 시장에서 적자, 차입, 레버리지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면서 "세계 경제가 전례 없는 스태그플레이션과 부채 복합 위기를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팬데믹 이후 정부와 기업 개인이 모두 지출과 차입을 반복하면서 막대한 부채를 쌓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과 민간 부문 부채 비율이 지난 1999년 200%에서 2021년에는 350%까지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의 부채 비율은 무려 420%까지 늘어나며 지난 2차 세계대전 이후와 대공황 당시보다 더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며 "명시적인 부채 규모만 봐도 그 수치가 상상을 초월한다"고 평가했다.
루비니 교수는 공공과 민간 부문의 막대한 부채 비율 배경에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재작년 팬데믹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포함한 각국 중앙은행이 재정 부양책에 나서며 엄청난 자금이 시장에 풀렸다"면서 "결과적으로 팬데믹 당시 파산했어야 할 부실기업들까지 구제받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완화적인 통화정책과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자 인플레이션이 새로운 위험 요소로 등장했다"면서 "중앙은행이 개인과 기업의 막대한 부채와 고공 행진하는 인플레이션까지 동시에 해결해야 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앞서 각국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올해 초부터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강행한 바 있다. 다만 중앙은행의 고강도 긴축이 세계 경제를 침체 국면에 진입시킬 것이란 우려가 끊이질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스태그플레이션과 부채의 복합 위기를 단순히 금리인하만으로 해결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지정학적 리스크, 글로벌 공급망 병목 현상,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등 경제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가 끊이질 않고 있다"면서 "지난 2008년 금융 위기와는 다르게 중앙은행이 금리인하만으로 수요를 회복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2008년 금융위기와 재작년 팬데믹과는 다르게 지금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시행할 경우 인플레이션이라는 불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될 것"이라며 "금리를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세계 경제가 경착륙 이후 장기간 지속될 침체 국면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더스트리트)
한국경제TV 글로벌콘텐츠부 홍성진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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