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암호화폐 규제 '속도'…"FTX 사태로 암호화폐-은행간 유착 들여다봐야"

입력 2022-12-09 13:10   수정 2022-12-09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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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X의 파산 이후 미국 정부가 암호화폐 업계와 은행 규제 기관 간의 유착 관계에 대해 은행 기관을 압박하고 나섰다.

8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워렌 상원의원과 티나 스미스 상원의원은 전일 미국 연방준비은행 등에 서한을 보내 ‘FTX의 붕괴 이후 암호화폐 업계와 전통적인 은행 간의 긴밀한 관계’에 대해 질문했다. 이 서한은 미 입법 당국이 암호화폐 감독에 대해 다양한 금융기관 및 규제기관에 보낸 일련의 문의들 중 가장 최근의 서한이다.

이날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 마틴 그루엔버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의장, 마이클 슈 통화감독청(OCC) 청장대행에게 “암호화폐 회사들은 이전에 이해되었던 것보다 은행 시스템과 더 밀접한 관련이 있을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적었다.

또한 “은행과 암호화폐 회사의 관계는 우리 은행 시스템의 안전성과 건전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암호화폐 회사가 추가 접근을 위해 악용하려고 할 수 있는 잠재적인 허점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이는 FTX 창업자이자 전 CEO인 샘 뱅크맨-프리드의 관계사 알라메다 리서치가 워싱턴 주에 기반을 둔 문스톤 은행에 1,150만 달러를 투자했다는 뉴욕 타임스의 보도에 대한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 금액은 당시 은행 가치의 두 배 이상이었다.

문스톤의 모회사인 FBH의 대표는 FTX 거래 파트너이자 FTX 본사가 위치한 바하마에 기반을 둔 델텍 은행의 의장이다. 델텍 은행은 스테이블 코인 발행사인 테더에게 은행 서비스를 제공한다. 코인텔레그래프는 이에 대해 전달 25일(현지시간) “FTX의 문스톤 투자는 미국 내 은행 면허를 우회하는 방법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서한에선 실버게이트 캐피탈, 프로비던트 뱅코프, 메트로폴리탄커머셜뱅크, 시그니처뱅크, 커스터머스뱅코프가 언급됐다. 이들은 FTX 붕괴 이후 변동성이 높아진 암호화폐 은행이다.

실버게이트는 FTX와 알라메디 리서치 간의 부정 거래를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상원의원 측은 “샘 뱅크먼-프리드가 위험한 베팅을 위해 100억 달러(한화 약 13조2100억원) 규모의 고객 자금을 실버게이트를 통해 알라메다 리서치로 이체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며 서한에 답변할 것을 촉구했다.

서한은 “암호화폐 예금은 실버게이트 전체 예금의 90%를 차지했으며 은행의 분기 대비 평균 예금은 전체 예금 기준 119억 달러에서 98억 달러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프로비던트 은행의 경우 “암호화폐 대출이 자기 자본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으며, 최대 2,750만 달러의 잠재적 손실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상원의원들은 “은행 시스템이 FTX 파산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손상되지는 않았지만, (FTX와)소규모 은행과의 유착은 암호화폐 회사가 전통적인 금융 기관에 더 많이 액세스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잠재적인 허점을 노출한다”고 지적했다.

상원의원들은 이달 21일까지 FTX, 알라메다 리서치 및 문스톤 은행 간의 모든 비즈니스 관계를 비롯한 일련의 질문들에 답변할 것을 요청했다.

한편 이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세계 3대 가상화폐 거래소 중 하나였던 FTX가 파산보호 절차에 들어간 것을 계기로 미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이 암호 화폐를 비롯한 디지털 자산 거래 명세를 투자자에게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새로운 지침을 내렸다.

SEC는 8일(현지시간) 상장 회사들이 FTX와 거래뿐 아니라 다른 암호 화폐나 디지털 자산과 관련된 모든 사항을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FTX 사태가 발생한 이후 처음으로 구체적인 대책을 발표한 것이다.

SEC 지침에 따라 기업들은 암호화폐 시장 혼란 사태로 인해 어떤 위험이 초래됐고, 이번 사태가 개별 기업에 일반적으로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밝혀야 한다. 또 이번 사태로 인한 회사의 유동성 문제와 자금 조달 능력 및 법적 조처 등에 관해 공개하라고 SEC는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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