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아리 학살 끝날까…"암컷만 부화되는 기술 개발"

입력 2022-12-14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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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자마자 분쇄기로 직행하는 수평아리의 비극을 막을 신기술이 등장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이스라엘 연구진이 암탉 유전자를 편집해 수컷 배아의 생성을 억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BBC는 텔아비브의 볼카니연구소 출신으로 이번 연구를 주도한 유발 시나몬 박사의 말을 인용해, 이번 기술 개발로 매년 수십억 마리의 수컷 병아리가 도살되는 것을 막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시나몬 박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유전자를 편집한 `골다 암탉`이 동물 복지에 미칠 영향은 지대하며, 이 암탉이 낳은 달걀에는 유전자 조작 흔적이 남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골다 암탉이 낳은 달걀에 청광을 몇 시간 쪼이면 유전자 조작 DNA가 활성화돼 수탉 배아 생성을 억제하며, 이 과정에서 암탉 배아는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지의 부화 과정과 다른 점이 있다면 달걀에 청광을 쪼인다는 것"이라며 "소비자들은 지금까지 먹던 달걀과 똑같은 달걀을 먹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BBC는 그러나 시나몬 박사팀이 볼카니연구소 자회사인 `휴먼 파울트리`를 통해 기술 특허를 출원한 뒤 연구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어서, 이들이 개발한 기술은 아직 동료 과학자들의 평가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시나몬 박사팀과 함께 이번 연구를 진행한 영국 동물 복지 단체인 `컴패션 인 월드 파밍`(CIWF) 관계자들이 연구소에서 3년간 연구 과정을 지켜봤다고 BBC는 덧붙였다.

CIWF의 수석 정책 자문인 피터 스티븐슨은 이번 연구 성과에 대해, 동물 복지를 위해 "정말로 중요한 발전을 이룩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가축에 대한 유전자 편집에는 신중한 입장이지만 이번은 예외적인 경우"라며 "나와 CIWF 동료들 모두 이번 연구 성과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골다 암탉과 이들에게서 나온 암평아리들이 계속 알을 낳는 동안 예상치 못한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영국에서는 상업용 농장에서 제한된 유전자 편집을 허용하는 법안이 의회에 계류 중이며, 내년 초 이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유전자 관련 규제가 점차 완화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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