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70) 러시아 대통령의 건강이상설과 함께 그가 치욕적인 전쟁 패배와 실각 가능성에 대비해 남미행 `노아의 방주`를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9일(현지시간) 키르기스스탄에서 열린 유라시아경제공동체(EAEC) 행사를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이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이 샴페인잔을 뜬 채 술기운을 띤 듯한 모습을 보였으며,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도네츠크주를 크림반도와 혼동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크렘린궁은 대통령 부재설을 일축하려는 듯 16일 푸틴 대통령이 전날에 이어 이틀째 내각 화상 회의를 주재했다며 동영상을 공개했지만, 더타임스는 대통령 부재시를 위해 미리 찍어둔 동영상일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연말에 열리던 연례 기자회견과 `국민과의 대화` 행사는 이미 취소됐다. 헌법에 규정된 의회 시정연설도 취소될 전망이다. 또한 `건강한 대통령` 이미지에 크게 기여하던 연말 아이스하키 행사도 취소했다. 푸틴 대통령은 2012년부터 거의 해마다 붉은광장 특설 아이스링크에서 아이스하키 경기에 직접 출전했지만 올해는 출전하지 않는다고 한다.
행사 취소는 기자단, 국민들에게서 전쟁 진행과 관련해 난감한 질문이 나올 것을 우려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러시아의 친정부 성향 언론은 단순히 전쟁 수행으로 일정이 워낙 빼곡하기 때문이라고 신변이상설을 억누르고 있다.
러시아 정치 전문가인 예카테리나 슐만은 더타임스에 "전부 뭔가 의심스럽다. 이런 행사는 (정권의) 안정성 유지 면에서 필요하다. 사람들은 벌써부터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에 하나 1년의 마지막 날이면 진행하던 TV연설까지 취소하는 경우 푸틴 대통령의 신변 이상설이 급격히 확산할 수 있다고 더타임스는 짚었다.
푸틴 대통령의 연설비서관 출신인 아바스 갈리야모프 정치평론가는 크렘린궁 측 소식통을 인용, 푸틴 대통령이 전쟁에서 대패하는 경우 아르헨티나나 베네수엘라 등 남미 국가로 탈출하는 계획을 마련 중이라고 주장했다. 탈출계획의 작전명은 `노아의 방주`라고 한다.
갈리야모프 평론가는 푸틴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자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트 최고경영자(CEO)인 이고르 세친이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과도 친분이 두터워 이같은 탈출 계획을 꾸밀 수 있었다고도 말했다.
러시아의 반정부매체 `더프로젝트`는 푸틴 대통령이 최근 4년간 암 전문의의 진료를 35차레나 받았다고 보도했다. 특히 의료진 가운데는 갑상선암 전문 외과의도 포함돼 있었다고 한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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