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적자 전망 나왔다..."내년 2분기 유력"

정재홍 기자

입력 2022-12-26 19:07   수정 2022-12-26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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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올해 4분기 SK하이닉스의 적자전환이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 2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도 적자를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예측이 나왔습니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내년 상반기 바닥을 찍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 국내 증권사들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영업손실을 전망하고 있는 건데요.

    공급량을 줄이는 감산에 나서야 적자를 피할 수 있지만 삼성전자는 아직 `인위적인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산업부 정재홍 기자 나와 있습니다. 정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이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라고요.

    <기자> 증권사들 추정치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요. 최근 다올투자증권, NH투자증권이 내년 2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이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여기에 대신증권은 최근 리포트를 통해 내년 1분기부터 적자전환이 시작되고 2분기엔 낸드플래시 뿐만 아니라 D램까지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물론 흑자를 예상하는 증권사들도 있습니다. 다만 이익이 나더라도 지금까지 우리가 봐오던 `조`단위가 아니라 `억`단위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올해 3분기부터 시작된 반도체 경기 하락세가 내년 상반기에 바닥을 찍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를 반영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기울기가 조금 가파릅니다.

    최근 골드만삭스가 삼성전자의 4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을 기존 예상 보다 1조 원 줄인 1조 5천억 원 수준에 머물 거라고 전망했거든요. 이에 따라 국내 증권사들도 비슷한 수치로 실적 예상치를 수정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이미 4분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가운데 하나인 낸드플래시 부문에서 1조 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같은 시기 SK하이닉스는 D램에서 이익을 낼 수 있지만 낸드플래시 영업손실이 1조 5천 억원 수준에 달해 10년만에 적자전환이 불가피합니다.

    내년 2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이 적자를 기록하면 2008년 4분기 약 5,600억 원의 적자를 낸 이후로 15년 만입니다.

    <앵커> 최근 최태원 SK 회장이 반도체 업황 주기가 1년 단위로 짧아졌다고 말했습니다. 그 말은 1년만 참으면 다시 호황이 올 수 있다는 이야기인데요. 시장에서도 같은 시각으로 보는 겁니까.

    <기자> 반도체 업황 주기가 과거에 비해 짧아진 건 맞습니다. 역사적으로 혁신적인 IT제품이 등장할 때 반도체는 크게 호황을 맞았습니다.

    90년대 중반부터 PC, 인터넷, 스마트폰, 데이터센터까지,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정도 기간을 두고 반도체 업황이 변했습니다.

    가장 최근 반도체 호황이 2017년에서 2018년사이 데이터센터 호황이었는데요.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서버 수요가 증가하면서 호황이 더 길어진 측면이 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 최대 소비자가 클라우드 사업자이기 때문에 이들의 반도체 소비 주기에 따라 반도체 업황이 좌우됩니다.

    이들의 서버 투자계획이 1년 단위로 변하기 때문에 반도체 업황 주기가 1년으로 짧아졌다고 말하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자율주행차, 확장현실(XR) 기기 등 새롭게 반도체 수요를 창출하는 제품이 등장하기 전까진 당분간 이 서버 사업자들이 반도체 시장을 이끌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들어보시죠.

    [노근창 /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과거에 스마트폰 PC 교체주기대로 움직였는데, D램 수요에서 서버가 차지하는 비중이 40% 이상으로 커졌고 서버에 투자하는 클라우드 사업자들의 투자계획이 1년 단위로 변하고 있습니다. 과거보다 주기가 짧아졌고, 이와 같은 현상은 새로운 수요가 나올 때까지는 이어질 것 같습니다. 자동차든 XR(확장현실)기기든 의미있는 수요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이 산업을 통제할 것 같습니다. 지금의 짧은 제품 주기가 2027년까지는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서버 사업자들 수요 변화에 따라 반도체 업황이 왔다갔다하는 건데요. 그러면 1년 뒤인 내년 하반기부터 반도체 수요가 살아나는 겁니까.

    <기자> 내년 초 인텔의 새로운 서버 CPU `사파이어 래피즈` 출시가 예고돼 있습니다.

    해당 제품은 차세대 D램 규격인 DDR5를 탑재합니다. 현재 삼성전자도 SK하이닉스도 DDR5 규격 제품 개발에 성공해 양산 준비를 마친 상태입니다.

    서버용 CPU 시장은 인텔이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AMD도 `제노아`라는 신제품을 이미 시장에 선보였습니다.

    이 제품들은 내년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공급될 전망입니다. 이에 따라 내년 전체 D램 생산량 가운데 DDR5 점유율이 20%을 넘어서며 DDR4 점유율을 넘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각각 수십조 원 씩 쌓여있는 반도체 재고가 상반기까진 어느정도 소진될 거라는 게 시장의 시각입니다.

    경기 침체로 제품이 팔리지 않더라도 메모리 반도체를 소비하는 완제품 회사들은 생산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쌓여있는 반도체 재고도 어느정도 소진될 것이라고 보는 겁니다.

    스마트폰의 경우, 내년 2분기면 재고가 많이 소진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따른 반도체 주문이 내년 3분기부터 발생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앵커> 그렇다면 내년 상반기까지 보릿고개를 잘 넘어가는 전략이 지금으로선 중요하겠군요. 최근 우리 반도체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줄 연말 성과급까지 줄여가면서 비용절감에 나선 모습입니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재용 회장 취임 후 실적이 좋지 않아 더욱 고민일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 다음주 열리는 CES 2023을 예로 들면서요. 전세계 이름난 기업을 비롯해서 대형 투자기업들도 다 오기 때문에 비즈니스 미팅의 장이지만 삼성전자는 경비를 아끼기 위해 이번엔 투자설명회를 여는 IR팀을 동행하지 않습니다. 그정도로 절박한 거죠.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아직까지 반도체 감산 카드를 꺼내지 않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마이크론, 키옥시아 등 다른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감산을 통해 공급량 조절에 나선 것과 대비되는 모습입니다.

    2008년 4분기 금융위기 때 삼성전자가 적자를 기록했다고 했잖아요. 당시엔 모든 기업들이 반도체 공급량을 늘리는 `치킨게임`을 펼쳤었습니다.

    당시 경쟁사였던 미국 마이크론과 대만의 난야가 영업손실률이 40%에 달했지만 삼성전자는 14%정도에 불과해 최후의 승자가 된 바 있습니다.

    지금 시장의 시각은 조금 나뉩니다. 삼성전자가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투자를 축소하지 않을 것이란 의견, 반대로 이재용 회장 취임 직후 첫 반도체 적자만은 피하기 위해 `감산`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는 견해입니다.

    예상대로 내년 3분기부터 본격적인 메모리 업황 반등이 예상된다면 삼성전자 반도체가 한 번의 적자를 피할 이유는 없습니다.

    호황일 때 삼성전자가 더 많은 수확을 거둘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시장의 전망과 다르게 업황 둔화가 내후년까지 예상된다면 삼성전자도 특단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을 거란 분석입니다.

    삼성전자 입장에 변화가 있을진 내년 1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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