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자체 테슬라 유치전 "일론머스크 마음 잡아라"

입력 2022-12-27 15:20   수정 2022-12-27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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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가 아시아 제2기가팩토리(생산기지) 후보지 중 한 곳으로 한국을 꼽으면서 국내 유치전이 후끈 달아올랐다.
연간 150만∼200만대 생산 규모일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한 해에 160만대를 만드는 국내 최대 수준의 현대자동차 울산공장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큰 규모다.
수많은 부품회사가 따라붙을 이 생산기지가 경제 도약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지자체의 관심 대상으로 급부상했다.
27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3일 윤석열 대통령과 화상면담에서 "한국을 (아시아 제2기가팩토리) 최우선 투자 후보지 중 하나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고도로 숙련된 노동력 제공, 국제적 기준을 고려한 규정 정비, 불공정한 노동관행의 위험을 제거하기 위한 법치 확립 등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테슬라는 내년 상반기 중 입지를 정하고 2024년 상반기에는 완성형 전기차를 생산할 기지를 착공할 예정이다. 사업비는 5조∼10조원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 등을 제치고 머스크 CEO의 낙점을 받아야겠지만, 국내 지자체 유치전은 벌써부터 후끈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산업통상자원부가 테슬라에 제출하기 위해 지난 15일까지 유치의향서를 받았는데, 제주를 제외한 전국 16개 시·도 34개 도시가 유치전에 뛰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각 지자체는 이차전지 클러스터, 전기차 배후 수요지, 편리한 물류망 등을 제각각 내세우며 "우리 지역이 최적지"라고 홍보하고 있다.
충북의 경우 청주, 음성, 진천 등 5개 시·군을 후보지로 제출했는데, 배터리 3사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해 270여개 이차전지 관련 기업이 몰려 있다.
울산과 포항도 테슬라 유치에 적극적이다.
울산은 국내 최대의 자동차 관련 클러스터가 구축된 자동차산업도시다. 현대차 울산공장뿐만 아니라 500여개 부품업체가 밀접해 있고 항만, 석유화학, 이차전지 산업이 활성화돼 있다.
경북 포항은 영일만배후산단이나 블루밸리국가산단을 염두에 두고 유치전에 나섰는데, 포스코의 안정적인 철판 공급망, 포항공대의 연구기반, 밀집된 이차전지 기업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대구 역시 테슬라에 양극재를 공급하는 앨앤에프 등 자동차 부품·소재 기업이 집적돼 있다는 점을 내세우며 도전장을 던졌다.
항구·공항·철도 등 잘 닦여진 물류망을 앞세운 지자체도 많다.
경기 경제자유구역청은 평택항과 인접한 현덕지구를 제안했고, 고양시는 공항·항구가 인접해 있고 전기차 수요가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과 가까운 것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전북은 신항만과 국제공항이 들어설 새만금을 최적지로 내놨고, 인천은 자동차 선적 전용부두가 있는 인천항이 가깝고 세금과 부담금 감면도 가능한 경제자유구역을 제안했다.
부산 역시 신항과 공항, 철도 등 물류망이 잘 갖춰져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건 뒤 기가팩토리 입지 선정 시 1천700억원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다.
경남은 진해신항과 가덕신공항 사업이 마무리되면 육해공 인프라를 모두 아우르게 된다는 이점을 내세워 3개 시·군을, 전남은 항구가 가깝다는 이점을 부각시키면서 광양 세풍산단과 여수 율촌융복합물류단지, 해남기업도시를 희망지역으로 제출했다.
충남은 항만과 가깝고 600여개 자동차 부품업체가 집적된 서북부 3개 지역을, 세종은 각종 고속도로와 인접하게 될 스마트국가산단을 중심으로 유치 의향서를 냈다,
강원 또한 너른 부지와 항만을 갖춘 강릉을 제안했고, 대전과 광주도 산업 부지, 교통망 등을 중심으로 한 유치 의향서를 제출했다.
테슬라는 배후 인구가 많고 세제 혜택, 노동 환경이 좋으며 원자재·부품 공급이 용이한 곳을 선호하고 있는데, 이에 앞서 한국이 선정되는 게 관건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테슬라 기가팩토리 유치가 국내를 넘어 세계로 도약할 수 있는 마중물이 될 수 있다"며 "중앙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유치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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