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의 배신…건설사 이익률 5% '위태'

방서후 기자

입력 2023-01-19 13:53   수정 2023-01-19 13:53

    경기 침체·원가 부담 '발목'
    좌상단> 건설사 영업이익률 5% `위태`

    <앵커>
    오늘(19일) 현대건설을 시작으로 건설사들이 지난해 4분기와 연간 실적을 발표합니다.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자 건설사들의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와 짚어봅니다.

    산업부 방서후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방 기자. 오늘부터 나올 주요 건설사들의 실적, 어떻게 전망됩니까?

    <기자>
    한 마디로 `장사를 망쳤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GS건설, DL이앤씨 등 주요 건설사들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평균 12%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는 한편,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6%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도 마찬가집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이 1년 전보다 14% 증가하는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매출은 늘었는데 영업이익은 줄었다. 다시 말해 돈은 벌었지만 남는 게 없었다는 의미입니다.

    <앵커>
    돈은 벌었는데 남는 게 없다. 이유가 뭔가요?

    <기자>
    믿었던 주택사업에 뒤통수를 맞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건설사들이 부동산 경기 호황을 틈타 영업이익률이 높은 주택사업에 집중했는데,

    이후 부동산 경기가 꺾이고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원가 부담이 높아지면서 영업이익을 깎아먹은 겁니다.

    실제로 지난해 건설사들의 건축·주택 부문 원가율은 1년 전보다 최고 10% 포인트 이상 상승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은 평균 8%에서 5%대로 떨어질 전망입니다.

    <앵커>
    그럼 주택 비중이 높은 건설사일수록 타격이 더 컸겠네요?

    <기자>
    부동산 호황기를 지나며 건설사들의 매출 기준 주택사업 비중은 70% 정도까지 높아졌습니다.

    따라서 건설사별로 주택 사업 비중은 비슷합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우열을 갈랐느냐.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계획대로 분양을 했던 곳들은 그나마 영업익 감소폭이 작았지만, 그렇지 못한 곳은 영업익 감소폭이 컸습니다.

    원가 부담이 높아졌다면 더 많은 일감을 잡아서 수익을 만회해야 하는데,

    금리 인상 등으로 청약시장 분위기가 주춤하자 분양을 미루면서 분양대금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날린 겁니다.

    실제로 주요 건설사 4곳의 지난해 분양 목표치는 10만7천가구였지만, 정작 분양된 건 8만3,500가구에 그쳤습니다.

    이 가운데 DL이앤씨는 지난해 2만300가구를 분양한다고 했던 목표 대비 절반에도 못 미치는 9,500가구만을 내놨습니다.

    DL이앤씨의 분양 목표 달성률이 다른 건설사보다 저조했기 때문에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이 1년 전에 비해 반토막이 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앵커>
    연초부터 부동산시장 경고음이 강하게 나오는데 건설사들의 올해 실적은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기자>
    올해도 청약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건설사들이 주택사업으로 돈 벌기는 힘들 거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실제로 지난해 전국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6.7대 1로 1년 전 19.5대 1보다 크게 낮아졌고,

    청약 불패 지역으로 꼽히던 서울도 같은 기간 164.1대 1에서 10.1대 1로 경쟁률이 쪼그라들었습니다.

    건설사 유동성에 영향을 미치는 미분양 아파트도 위험 수위인 6만 가구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때문에 올해 전국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은 27만 가구로 지난해 대비 30% 줄어들 전망입니다.

    대단지 아파트를 공급하는 대형 건설사들의 연간 분양 목표치도 지난해보다 절반 이상 낮아졌습니다.

    착공을 해야 실적에 반영되는 건설업 특성상 분양 감소는 실적 저하로 이어지는 만큼,

    증권가에서도 주요 건설사들의 올해 실적 눈높이를 낮추고 있습니다.

    <앵커>
    청약시장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둔촌주공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10만 청약설의 주인공이기도 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청약 경쟁률도 낮았고, 미계약까지 발생했단 말이죠?

    사업에 참여한 건설사들의 걱정이 많을 것 같습니다.

    <기자>
    지난 17일 정당계약 마지막 날 추산된 초기 계약률이 70% 정도, 바꿔 말하면 나머지 30%가 미계약으로 남았습니다.

    부동산 호황기에도 초기 계약률 80%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걸 감안하면 초기 계약률 자체는 선방했다는 평가입니다.

    문제는 초기 계약률과 최종 분양률은 다르다는 점입니다.

    건설사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건 미분양 중에서도 악성 미분양인 준공 후 미분양이기 때문입니다.

    준공된 이후까지 미계약 물량이 팔리지 않는다면 건설사는 소위 외상 공사를 해준 셈이 됩니다.

    지난해 조합과의 갈등으로 공사비를 못 받고 있었는데, 분양까지 안 된다면 공사비를 받을 길이 더욱 요원해집니다.

    실제로 현대건설, 대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등 시공단의 미청구 공사금액은 1조1,800억원, 건설사별로 2,600억원에서 3,300억원 정도를 못 받은 상태입니다.

    만일 둔촌주공이 준공 후에도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면 건설사들은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할 것이고, 이는 곧 건설사 수익성에 타격을 줍니다.

    <앵커>
    건설사들의 대응 전략도 궁금합니다.

    올해 주택으로 돈 벌기 힘들다면 다른 실적 방어 수단이 있어야 할 텐데요.

    <기자>
    올해는 그나마 플랜트 부문의 약진이 기대됩니다.

    고유가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글로벌 화공 플랜트 발주가 증가할 전망이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현대건설은 사우디아라비아, DL이앤씨는 동남아시아, 대우건설은 나이지리아와 이라크에서 수주 소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밖에 소형모듈원전(SMR)과 도심항공교통(UAM)도 건설사들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다만 신규 수주가 실제 실적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당분간 건설업종의 추세적 회복은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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