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조 벌어들인 헤지펀드 King...한국에선 119억 과징금

김종학 기자

입력 2023-01-26 19:39   수정 2023-01-27 07:52

60초간 34차례 매수 주문 내 주가 3.5% 상승시켜


우리나라 증권 시장에서 고빈도 알고리즘 매매를 일삼으며 시장질서를 교란해온 미국 시타델증권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26일 2차 정례 회의에서 미국 시타델 증권의 고빈도 알고리즘을 이용한 시장질서 교란행위에 대해 118억 8천만 원의 과징금 부과 조치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시타델증권은 국내 증권사를 통해 2017년 10월부터 2018년 5월까지 모두 264개 종목에 투자하며 6,796개 매매 구간에 대해 고빈도 알고리즘으로 매매해 시장 질서를 교란해온 혐의를 받고 있다.

금융당국은 전례가 없던 제재 사안으로 보고 2019년 4월부터 조사를 시작한 뒤 징계 여부를 두고 전문가 간담회를 포함한 자본시장조사심의위원회 7차례, 증선위 회의 5차례를 열어 다각적인 논의를 진행해왔다.

증선위에 따르면 시타델증권은 DMA(Direct Market Access) 방식으로 일반 투자자보다 더 짧은 시간에 호가와 체결 정보를 입수해 분석한 뒤 매매 정보를 제출할 수 있는 알고리즘으로 국내 주식을 거래했다.

DMA는 주문을 제출하고 집행하는 소요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투자자가 거래소 회원사인 증권사 명의를 빌려 직접 한국거래소 전산시스템에 주문을 전송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주문 수량 가운데 즉시 체결 가능한 수량만 체결 시키고 나머지는 바로 취소할 수 있는 IOC(Immediate of Cancel) 조건 주문으로 최우선 매도 호가를 전량 반복적으로 소진하며 거래를 교란했다.

또한 호가 공백이 발생한 가격대를 메우는 지정가 매수주문으로 새로운 최우선 매수 호가를 만들어 호가를 의도적으로 높이는 한편, 이를 취소하는 행위를 단시간내 집중해 발생시킨 사실도 드러났다.

이로 인해 이러한 인위적이고 반복적인 거래로 다른 투자자들이 해당 주식의 가격 동향에 대해 오해를 유발하고 거래를 왜곡하는 등의 혐의가 제기돼 왔다.

이러한 방식으로 시타델증권은 60초 사이에 고가 매수와 물량 소진 주문 19회, 호가 메우기 주문 15회 등 모두 34차례의 매수 주문을 제출해 주가를 3.5% 상승시키는 등 정상적인 가격 형성을 방해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증선위는 시장질서 교란행위 규제 취지와 한국 주식시장의 특성, 반복적인 거래 행태를 종합 고려할 때 시타델증권의 매매는 시장질서 교란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

시타델증권은 증선위에서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고 알고리즘간 경쟁이 약한 한국 주식시장의 특성을 인지하였다는 사실을 해명하지 못했고, 구체적인 알고리즘의 전략을 파악할 소스코드 등을 제공하지 않았다.

금융위원회는 이번 제재를 시작으로 정보기술(IT) 발달에 따른 증권거래의 자동화와 고빈도 알고리즘 매매가 전세계적으로 확산하는 현실을 고려해 리스크 관리와 투자자 보호 등의 조치를 강화할 방침이다.

고빈도 알고리즘 거래를 활용하려는 투자자는 오는 4월 25일부터 의무적으로 한국거래소에 사전 등록해야하고, 별도의 식별코드에 따라 거래소가 모니터링을 받게 된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은 고빈도 알고리즘 매매 등 이상거래를 쉽게 적출해 분석할 수 있는 별도의 시스템을 상반기 중에 구축하고, 미국의 자율규제기구 등 주요국 사례를 참고해 불공정 거래 규율 체계를 보완해 나갈 방침이다.

시타델 증권 모기업인 헤지펀드 시타델을 운용하는 케네스 그리핀은 지난해에만 160억달러(약 20조원)에 달하는 수익을 거두며 헤지펀드로는 역대 최대의 실적을 거둔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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