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와 오아시스 등 이커머스 기업들이 잇따라 IPO에 실패한 가운데, SSG닷컴이 무리한 상장 대신 내실을 다지는 쪽으로 전략을 선회했다고 하는데요.
관련한 내용 전효성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전 기자, SSG닷컴 실적부터 볼까요, 아직 적자가 이어지고 있죠?
<기자>
지난해 SSG닷컴은 순매출액 1조 7,447억, 영업손실 1,112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순매출액은 지난해보다 2,500억원 늘었지만, 영업손실도 33억원 증가했습니다.
외형성장은 했지만 수익성은 더 악화된 건데, 어느 정도 예상된 부분이라는 분석입니다.
시장에서는 매출과 영업손실보다는 분기별 총거래액과 손실 규모에 더 주목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이커머스 기업의 발목을 잡아온 게 수익성 측면이었는데, SSG닷컴도 이런 흐름을 역행하긴 어려웠다는 얘기 같은데요.
그런데 시장에서 두 지표에 주목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기자>
총거래액을 뜻하는 GMV는 제품 가격·수수료가 모두 포함되는 개념인데요.
이커머스의 성장세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이기도 하면서 한편으론 출혈경쟁의 지표이기도 합니다.
많은 이커머스들이 외형성장을 위해 마진이 주는 걸 감수하고서라도 할인과 쿠폰 제공을 늘려 총거래액을 늘리는 전략을 많이 써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쓱닷컴의 지난해 GMV는 4% 증가하는데 그쳤습니다. 3~4분기에는 전년 대비 역성장하기도 했습니다.
거래액 증가보다는 수익성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이 과정에서 SSG닷컴은 한때 400억대까지 치솟았던 분기 영업손실을 절반 수준(219억)까지 줄이는데도 성공했습니다.
[SSG닷컴 관계자: 수익성을 저해하는 할인과 프로모션 비용을 줄이는 과정에서 (GMV 감소가) 발생했다고 보시면 될 것 같고요, 핵심 서비스인 장보기 이용률이 늘어나면서 직접 유입하는 거래를 시작하고 있고, 수익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앵커>
외형성장보다는 수익성 중심으로 전략을 선회해서 지속가능 성장을 꾀하겠다는 계산으로 보입니다. 최근에 판관비도 많이 축소하고 있다고요?
<기자>
7년간 함께했던 전속모델 공유와의 광고 재계약도 중단했습니다.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거치며 MD들에게 각각 트래픽 유도, 매출볼륨 확대, 그리고 수익확보라는 업무를 부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물류 효율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요, SSG닷컴은 현재 120개 수준인 물류센터(PP센터)를 최근 100개까지 통폐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통합 기준은 일 3천건 이상의 온라인 주문을 소화할 수 있는지 여부인데, 이를 통해 인당·배송차량당 효율성을 높인다는 구상입니다.
이용률이 저조한 충청권 새벽배송을 지난해 말 정리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읽힙니다.
이와함께 판매 품목도 재조정을 하고 있습니다. 뷰티나 명품 등 마진이 많이 나는 품목을 확대하고 있는 겁니다.
최근에는 프랑스 명품 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공식 스토어를 이커머스 업계 최초로 들여오는데 성공했습니다.
<앵커>
이같은 변화는 이커머스의 잇단 IPO 실패도 일정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겠죠?
<기자>
IPO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상장을 서두르기보다는 내실을 키우며 훗날을 도모하자는 것으로 보입니다.
SSG닷컴은 지난 2021년 10월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며 IPO 준비에 들어갔지만 시장이 얼어붙으며 일정이 늦어졌습니다.
이마트는 2018년 사모펀드 등으로부터 1조원의 투자를 받으며 5년 내 상장을 약속한 바 있습니다. 당시 기업가치를 3~4조원 정도로 평가받았습니다.
하지만 현재 증시 상황에서는 불가능한 수준이라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재무적 투자자들과 최근 계약(풋옵션)을 수정하면서 한숨을 돌린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하지만 재무적 투자자들의 특성상 올해는 아니더라도 상장을 오래 미루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수도 있잖아요?
<기자>
내년 이후에도 IPO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사모펀드들이 자금 회수를 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게 대체적 분석입니다.
강희석 SSG닷컴 대표는 지난달 직원들과의 간담회에서 "균형성장 전략을 통해 향후 흑자로 전환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만들겠다"고 했는데요.
올해 흑자전환 발판을 만들고 이를 통해 내년에는 상장에도 도전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 아니냐는 해석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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