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문가영이 JTBC 수목드라마 ‘사랑의 이해’를 통해 대체불가 로맨스 퀸으로 거듭났다.
문가영은 ‘사랑의 이해’로 안방극장에 복귀, 압도적인 열연으로 극을 쥐락펴락했다. 또 다른 인생 캐릭터를 탄생시킨 것이다.
“메시지가 좋은 드라마를 한다는 것은 좋아요. ‘27살의 문가영이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중성을 가진 드라마는 아니지만, 한 번쯤은 해보고 싶었어요. 지인 분들도 많이 연락이 왔고, 부모님이랑 부모님 친구도 좋아하셔서 연령층을 넓어진 것 같아 만족스러워요.”
매회 높은 화제성을 보였던 ‘사랑의 이해’는 각기 다른 이해(利害)를 가진 이들이 만나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이해(理解)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멜로드라마.
문가영은 극중 KCU 은행 영포점의 여신이자 사랑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는 모래성이라고 생각하는 안수영 역을 맡아 꾸밈없는 감정 연기는 물론, 깊은 울림을 전하는 나레이션 등으로 시청자들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해가지 않았던 적이 없어요. 남들은 공감해주지 않더라도 그것이 작품 자체가 가진 의미라 예견하기도 했어요. 감독님과 작가님도 ‘사랑의 이해’는 지극히 상수의 사랑의 이해라고 말해줬죠. 그렇기 때문에 안수영의 모든 걸 풀어주지 않아 답답함을 느꼈을 수도 있어요.”
안수영은 누구에게나 친절하지만 스스로에겐 친절하지 못하고 누구에게도 쉽게 꺼내지 못할 아픔을 지닌 인물로, 그동안 보여줬던 캐릭터들과는 달리 점점 생기를 잃어버리는 얼굴부터 건조하지만 묘하게 날이 선 목소리, 감정의 폭이 크지 않는 미소를 지닌 얼굴까지 디테일하게 표현하며 몰입도를 높였다.
“지금까지 밝은 모습을 일부로 안 보여드린 건 아니지만, 너무나 타이밍과 운이 좋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도 담겨 있고,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좋았던 작품이었어요.”
문가영은 안수영의 입체적인 내면을 섬세하게 연기했다. 사랑을 원하면서도 사랑만을 원한 것만은 아닌 복잡한 캐릭터의 감정을 섬세하고 밀도 높은 연기로 완성했을 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이 캐릭터의 다단한 감정선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캐릭터를 쌓아 올렸다.
“안수영과는 100%라고는 못하겠지만 비슷한 구석이 있어요. 내색하는 거 안 좋아하고, 잘 참고, 많이 생각하는 성격이에요. 안수영의 모습도 문가영의 다른 이면의 모습이죠. 고도의 집중력과 캐릭터 분석보다는 또 다른 나를 보여줄 각오만 필요했어요.”
특히 상수(유연석 분)에게 하염없이 빠져드는 감정을 애써 모른 척하며 끝내 통영으로 사라져버린 안수영의 감정을 세세하게 이끌고 가는 등 문가영이 아닌 안수영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수영에게 완벽히 동화된 열연을 펼쳐 보는 이들을 빠져들게 했다.
“너무 힘들 때는 관계를 끊고 싶지만, 실천에 옮기지 못하잖아요. 수영이는 건강한 방법은 아니지만 나를 파괴함으로서 모든 것을 끊어내고 싶었던 마음이었던 것 같아요.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함으로서 상수에게 못 돌아가게끔 하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요. 상수와 수영다운 결말이죠. 열린 결말이지만 보는 분들에 따라 해피엔딩일 수도, 세드엔딩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어릴 때는 사랑에 대한 환상이 있었어요. 나의 진심이 알아 줄 거라는 환상이요. 내가 아무리 진심이어도 상대방이 알아주지 않으면 큰 게 아니더라고요.”
문가영은 유연석 뿐만 아니라 정가람(정종현 역), 금새록(박미경 역)과 다각도 케미를 선보이는 데 이어 문태유(소경필 역), 양조아(서민희 역) 등 KCU 은행원들과도 차진 호흡을 자랑하며 보는 재미를 더했다.
“연석 오빠는 멜로 장인이라 중심을 너무 잘 잡아줘서 수월했어요. 많은 리허설을 하지 않았음에도 호흡이 정말 잘 맞았죠. 둘이 긴 대사가 있어도 충분히 기다려줬어요. 멜로의 재미를 알게 해준 작품이기도 해요. 찍다 보니 종현이 하고 촬영 할 때는 눈을 보면서 누나처럼 대사를 하다가도 상수를 만나면 눈을 못 보겠더라고요. 편안함과 설렘이 주는 차이가 있겠다는 걸 알게 됐어요.”
이처럼 문가영은 일순간 빠져들게 만드는 애절한 멜로 연기는 물론 각 캐릭터와 찰떡 호흡을 선사하며 ’문가영의 재발견’, ’본 적 없는 건조한 문가영’ 등의 뜨겁고도 다양한 반응을 얻으며 또 하나의 스펙트럼을 넓혔다.
“‘사랑의 이해’는 작품을 선택함에 있어서 좋은 기준점이 될 것 같아요. 앞으로도 좋은 작품을 먼저 선택하는 눈을 가지게 해준 작품으로 남지 않을까 해요. 돌아보니 문가영 인생으로 산 삶이 짧았어요. 나에 대해 잘 모르는 부분이 많더라고요. 나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많이 갖고 있어요. 직업만 안 바뀌고 있어요. 연기만큼 어려운 게 없어요. 사랑도 어렵지만 연기도 그래요.”
이렇게 참여하는 작품마다 남다른 캐릭터 해석력으로 모든 인물을 ‘문가영 화(化)’ 시키며 인생 캐릭터를 경신하고 있는 문가영의 다음 행보에 기대가 모인다.
“연기하는 것이 좋아요. 일을 하는 순간 매일 행복할 수는 없죠. 그럼에도 욕심이 앞서고 좋아하기도 해요. 문가영이라는 자아가 서기도 전에 연기를 시작해서 배역이라는 가면으로 해소가 되는 부분이 있어요. 지금까지 선택한 작품이 나를 보여주는 것 같아요. 저는 오래 못 쉬는 것을 잘 알아요. 28살의 문가영은 무슨 이야기에 호기심이 갈지, 저도 모르겠어요. 이해의 폭을 넓히려고 해요. 연기를 알아가고 싶어요. 나의 경험이 많아질수록 연기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겠죠.“
한국경제TV 디지털이슈팀 유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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