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빛 보는 OCI…인적분할 쉽지 않네

강미선 기자

입력 2023-02-20 15:32   수정 2023-02-20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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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요즘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심각한데 OCI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고 합니다.
    OCI는 이런 가운데 지주회사와 사업회사 둘로 쪼개는 인적분할을 하겠다고 공식화했는데 산업부 강미선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강 기자, 먼저 실적부터 살펴볼까요. OCI는 10년 만에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요?
    <기자>
    OCI는 지난해 매출 4조 6천억 원으로 전년보다 44%, 영업이익은 9,800억 원으로 56.6% 늘면서 2012년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영업이익이 반토막이 나거나 적자로 전환한 다른 화학 회사들과는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OCI는 화학회사지만 2008년부터 태양광 패널의 필수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을 개발해 사업다각화를 했습니다.
    현재 이 폴리실리콘 사업이 전체 매출의 40% 가까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폴리실리콘은 영업이익률이 40%에 웃돌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주고 있는 겁니다.
    올해도 실적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습니다.
    현대차증권은 올해 OCI 매출은 6.5% 증가한 4조 9천억 원, 영업이익은 22.5% 넘게 증가한 1조 2천억 원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앵커>
    폴리실리콘은 태양광 패널에 꼭 필요한 원재료 라고 했는데 경쟁사들은 어떤 곳입니까?
    <기자>
    OCI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태양광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업체입니다.

    생산비 절감을 위해 2020년부터 말레이시아로 생산공장을 모두 옮겨 사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유럽이 저탄소 정책을 내놓고 있는 만큼 폴리실리콘 수요는 계속 커질 전망입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비중국계 폴리실리콘 제조사는 OCI와 미국 헴록, 독일 바커 등 3곳뿐입니다.

    그동안 중국 기업들이 워낙 싸게 공급하다 보니 가격 경쟁력에 밀려 대부분의 업체들이 사업을 접었지만, 이제 몇 남지 않은 기업들이 IRA 시행으로 태양광 사업이 확대되는 만큼 수출도 더 커질 전망입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지난해말 인적분할을 하겠다고 발표 했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인적분할 하는 건가요?
    <기자>
    다음 달 22일 주주총회에서 인적분할 안건이 표결에 들어갑니다.
    의결된다면 OCI는 지주회사 OCI홀딩스와 사업회사 OCI로 쪼개집니다.
    OCI 주식 100주 갖고 있다면 지주회사인 OCI홀딩스 69주, 사업회사 신 OCI 31주를 갖게 됩니다.
    분할 방식을 보면 OCI의 태양광용 폴리실리콘(OCIMSB)을 지주사(홀딩스)가 가져가고, 사업회사는 반도체와 배터리 소재 등 첨단 화학소재 사업을 가져갑니다.
    효자인 폴리실리콘 사업을 지주사가 갖고 사업회사에는 미래 먹거리가 될 사업들을 포진시켰다는 설명입니다.

    회사 측은 "폴리실리콘 자체가 기존 화학제품들과 업황 사이클이 다르고, 가격 변동성 크다"며 "다른 화학 제품 군들을 제대로 평가받기 위해 인적분할을 결정했다"고 전했습니다.
    2020년에는 폴리실리콘 가격이 급락해 OCI는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대기업집단에서 빠진 적도 있는데요.
    회사 핵심 캐시카우이지만 변동성이 큰 만큼 지주사에서 안고 가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최근 시장에서 기업분할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습니다.
    기업가치 훼손 가능성이 있는 물적분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인적분할에도 옮겨붙은데다 오너일가들이 자사주를 활용해 지배력을 키워온 사례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전문가 인터뷰 한 번 들어 보시겠습니다.
    [김준석/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 지주회사는 보통 최대 주주 일가 지분율이 높죠. 기업구조를 개편할 때 가장 수익성이 좋은 걸 자기 지분이 많은 곳에 붙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기가 배당을 많이 가져가니까요.]
    <앵커>
    이런 부정적인 인식에도 OCI가 인적분할을 추진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기자>
    올해까지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주식을 현물출자하면 법인세 과세를 이연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2017년 오너 3세인 이우현 부회장은 고 이수영 회장으로부터 상속지분을 물려받아 지분 승계를 끝냈는데요.

    상속 과정에서 지분율이 줄어 현재 이 부회장의 OCI 지분은 5.04%로 숙부인 이화영 유니드 회장(5.43%)과 이복영 SGC그룹 회장(5.40%)에 이은 3대주주입니다.
    즉, 올해가 비지주 그룹인 OCI에게는 지주사 전환 조세특례 막차를 타고, 지배력을 본격 강화해 승계를 완전히 끝내는 마지막 기회인 셈입니다.
    주총에서 통과되면 5월 1일 인적분할이 이뤄지고, 하반기에 전체 주주들을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할 계획입니다.
    주총 이후 이우현 부회장이 회장에 오를 가능성도 업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최근 현대백화점의 인적분할도 소액주주들의 반대로 부결됐는데 OCI의 주총 전망은 어떤가요?
    <기자>
    OCI의 경우도 소액주주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습니다.
    주가는 이미 반응하고 있는데 지난해 11월 인적분할을 발표한 이후 10만 원을 다시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데요, 종목토론방과 주주 카페에는 반대의견이 가득한 상황입니다.

    실제로 제가 만난 OCI 소액주주는 "작년에 15만 원까지 간 걸 봤는데, 현재 주가도, 시장도 좋지 않은 상태에서 인적분할은 대주주에게만 유리하다"며 "앞으로 기타 사업 수익실현도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현재 OCI 주주 현황을 보면 특수관계인 지분이 22%, 기관 24%, 개인 43%인데요.

    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이 36%였던 현대백화점의 인적분할이 최근 무산된 만큼 OCI의 주총 통과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현재 국민연금은 OCI의 지분 8% 정도를 갖고 있는데요. 국민연금이 최근 깐깐해진 점도 부담입니다. 현대백화점 분할 무산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회사 측이 앞으로 자사주 소각이나 배당 확대 등 선제적으로 주주환원책은 내놓지 않으면 주총 통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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