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재 '울금'이 간 손상 억제…국내 연구진 기전 밝혀

김수진 기자

입력 2023-02-20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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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생한방병원 연구진 성과


카레 원료로 알려진 강황의 덩이뿌리 부분을 건조한 한약재 `울금`의 간 보호 기전이 밝혀졌다.

울금에 풍부한 커큐민 성분은 항산화 효과가 뛰어나며, 한방에서 간 독성 억제와 치료에도 활용되고 있다. 울금을 주요 성분으로 하는 한약 처방인 ‘생간환’의 간 기능 개선 효과는 과거 연구논문을 통해서도 입증된 바 있다. 하지만 울금이 손상된 간 세포를 어떻게 보호하고 회복시키는지에 대한 연구는 이뤄지지 않아 그동안 치료 기전의 명확한 설명이 어려웠다.

김현성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책임연구원팀은 세포·동물실험을 통해 울금의 간 세포 보호 효과와 치료 기전을 최초로 규명했다고 20일 밝혔다.

해당 실험에 따르면 울금은 ‘시르투인1(Sirtuin1)’과 ‘헴산화효소(Heme oxygenase-1)’의 항산화 효과를 촉진해 간 세포 보호·간 독성 억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시트루인1은 항산화 유전자, 헴산화효소는 항산화 효소의 일종이다.

연구팀은 쥐에서 분리한 간 세포에 울금을 3가지 농도(100, 200, 400μg/mL)로 나눠 처리한 뒤, 아세트아미노펜으로 간 세포 손상을 유도했다. 아세트아미노펜은 해열진통제의 주성분이며, 높은 농도에서 간독성을 유발한다. 아세트아미노펜 처리 후 급격하게 발현이 감소했던 시르투인1은 울금 농도에 비례해 증가했으며, 헴산화효소 발현도 활발해졌다.

간 수치의 변화를 확인하기 위한 동물실험도 진행됐다. 연구팀은 실험 쥐를 울금 투여군과 울금을 투여하지 않은 대조군으로 나눠 간 기능 검사 수치인 아스파테이트 아미노전이효소(AST)와 알라닌 아미노전이효소(ALT) 변화를 비교했다. 울금 투여군의 경우 2가지 농도(20, 100mg/kg)의 울금 추출물을 일주일간 구강 투여했다.

AST와 ALT의 정상범위는 40U/L 이하지만, 간이 손상되면 늘어난다. 실험에서 아세트아미노펜을 처리한 대조군은 AST가 1633까지 증가했다. 반면 울금 투여군의 AST는 20, 100mg/kg 농도에서 각각 913, 603으로 울금의 농도가 높을수록 간 수치가 낮게 나타났다. ALT 또한 대조군은 4758까지 급증했으나 울금 투여군은 2088, 1015로 2~4배 이상 큰 차이를 보였다. 울금만 투여한 경우의 간 수치는 정상과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 외에 간 조직 상태 변화도 살폈는데, 아세트아미노펜을 처리한 간 조직은 간 손상과 함께 전체적인 부피가 감소하는 양상이었다. 이와 달리 미리 울금을 복용한 쥐의 간 조직은 정상 간과 가깝게 간 손상이 억제됐다.

김현성 책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울금의 간 세포 보호 및 간 독성 억제 효과가 시르투인1과 헴산화효소의 발현을 통해 이뤄진다는 것을 최초로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나아가 한약에 대한 간 독성 오해를 해소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해당 논문은 SCI(E)급 국제학술지 ‘영양소(Nutrients)’ 2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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