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플 빼돌려 만든 가짜입니다"...SNS 짝퉁의류 기승

이서후 기자

입력 2023-02-20 19:09   수정 2023-02-21 17:05

    <앵커>

    타임, 마인, 구호.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국내 유명 패션 브랜드가 가짜 제품, 이른바 `짝퉁`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불법 유통업자들이 SNS에서 짝퉁을 정품과 같은 공장에서 만든 `로스` 제품이라며 속여 팔고 있는 건데, 단속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서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 SNS 단체 채팅방.

    국내 유명 패션 브랜드 `타임`의 52만5천원 짜리 옷을 12만원에 판다는 글이 올라오고, 판매자는 이 제품이 백화점에서도 똑같이 판매하는 이른바 로스라고 홍보합니다.

    로스란, 의류 생산 과정에서 불량이 발생하거나, 불량을 예상해 여벌로 제작했다 남은 제품입니다.

    정품과 같은 공장에서 같은 공정으로 생산된 제품을 훨씬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는 말에, 이를 구하려는 소비자도 적지 않습니다.

    [황유정 / 청주시: 같은 원단이고 같은 공장에서 나왔으니까 더 싸면 좋지 않을까요]

    [이재성 / 성남시: 주변 친구들 많이 사는 것 같아요. 원래 비싼 제품보다 싸고…구하기도 쉬우니까. 그냥 인터넷에 치면 나오고, 본제품보다 (검색하면)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하지만 대부분 진품을 흉내낸 가짜, 이른바 짝퉁입니다.

    과거와 달리 협력 공장에 제공하는 여유 원단을 크게 줄인데다, 재고 역시 엄격하게 관리하기 때문에 로스가 대량으로 생산·유통되기 어려운 구조라는 게 패션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입니다.

    [삼성물산 관계자: 철저하게 계약서 상에 관리를 하고 있다. 만약에 그런 로스 관련돼서 협력업체에서 시중에 유출을 했다거나 그런 어떤 불합리한 행동을 했을 경우에는 민형사상 책임을 진다.]

    로스라는 이름으로 시중에 유통되는 짝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대표적인 수법은 속칭 `샘플 빼돌리기`입니다.

    패션 업체가 협력 공장에 제공한 샘플을 브로커가 빼돌려 디자인, 원단, 소재 등의 정보를 파악한 뒤 다른 공장에서 정품과 동일하게 만드는 방식입니다.

    [A 브로커: 공장에서 패턴(샘플)을 받아요. 그걸 빼돌려서 패턴을 가지고 최대한 비슷한 원단으로 패턴이랑 원단 정보도 던지는데, 그러면 생산 업자가 뛰어다니면서 그걸 만드는거죠. 공장마다 업자가 붙어 있어요.]

    [B 브로커: (협력 공장에) 패턴(샘플)이 그대로 남아있으니까 그거랑 같은 소재나 그런 걸로 이제 만들어서 나오기도 하고, 그러니까 엄연히 보면 사실 본품은 아닌거죠. 그걸 그냥 라벨붙여서 `정로스`라고 파는거예요.]

    제가 지금 입고 있는 이옷이 바로 로스로 유통되는 제품입니다. 얼핏보면 제가 들고 있는 백화점 정품과 비슷해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색상과, 원단, 박음질, 소재 등에서 차이가 납니다.

    패션 업체들은 정식 협력 공장이 아닌 곳에서 브로커를 통해 은밀하게 생산되는 짝퉁을 막을 대책이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특히 비공개 블로그, 개인 인스타그램, 밴드 등 SNS를 통해 개인 대 개인간 거래가 이뤄지고 있어 적발도 쉽지 않습니다.

    [패션업계 관계자: 밴드 같은 게 문제예요. 폐쇄형 밴드 있잖아요. 필터링을 거쳐서 이너서클처럼 만들어서 거기서 이제 알음알음 판매하는 사람들, 이런데서 판매하는 것에 대한 부분을 대응하는게 쉽지가 않은 상황인거죠 지금.]

    단속을 해야 할 특허청은 손을 놓고 있습니다.

    로스라는 이름으로 가짜 제품이 온라인에서 버젓이 팔리고 있지만, `로스`라고 지칭해 판매하는 글들은 단속 대상에서 빠져 있는 겁니다.

    [특허청 관계자: 현재는 S·A급, 짝퉁, 레플리카 등의 지칭하는 단어들로 해서 필터를 하고 있는데, (앞으로) 로스라는 단어도 모니터링을 해서 게시물 삭제를 진행한다든지...]

    인스타그램에서 로스의류를 검색해보면 지금도 1만개 이상의 의류 제품이 올라와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이서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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