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템포 쉬어 가는 한은…물가·환율·경기 ‘트릴레마’

김보미 기자

입력 2023-02-23 19:43   수정 2023-02-23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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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한국은행의 이번 통화정책 결정. 조금 더 자세히 분석해보겠습니다.
    경제부 김보미 기자 나와 있습니다.
    한은의 이번 결정, 결국 경기침에 대한 우려가 컸겠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시장에서는 그렇게 봤는데요.
    당장 무역수지만 보더라도 연초 이후 2월까지 186억달러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작년이 사상 최대적자였는데 벌써 2개월도 안된 사이에, 작년 연간 적자 수준의 약 40%를 채웠으니까 굉장히 심각한 상황인 거죠.
    이런 흐름에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1.7%에서 오늘 1.6%로 하향 조정됐는데요.
    하반기 중국 리오프닝·IT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고는 하지만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고요.
    일단 3월 무역수지가 적자를 끊어내고 회복하는지, 만약 회복했다면 그 폭은 어떤지, 아니면 적자가 더 심해지는지부터 살펴보면서 4월 통화정책 방향성을 고민해볼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앵커>
    하지만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도 여전해서 걱정입니다.
    물가가 잡혀서 동결을 한 게 아니란 말이죠.
    오늘 금통위원들 사이에도 물가 전망에 대한 이견이 있었다고 하던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근원물가는 소비자물가상승률과는 다르게 근원물가는 전혀 떨어지지 않고 있는데요.
    근원물가 추이, 그리고 예상 경로(앞으로 어떻게 흘러갈 건지)를 놓고서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집값 하락 등이 반영되면서 연말에는 근원물가가 3%아래로 떨어질 것이다”라는 견해가 있는가 하면,
    “아니다. 하반기에 공공요금이 하나둘씩 인상되기 시작할 텐데, 이렇게 되면 생각만큼 근원물가가 빨리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보는 위원들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됩니다.
    근원물가는 변동성이 큰 품목들(농산물, 식료품, 에너지 가격 등)을 제외하고 물가 추이를 보는 거라서 장기적인 추세를 판단하기에 좋은 지표인데요.
    근원물가가 잡히지 않으면 향후 국제원자재 가격이 안정돼도 소비자물가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거든요.
    결국에는 물가가 잡히고 있는 건지 그렇지 않은지는 근원물가를 봐야 하는 것인데 이렇게 금통위원들 사이에 견해 차가 있고, 또 물가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들이 워낙 많다보니까요.
    비록 오늘은 금리를 동결했지만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워낙 변수가 많은 시점이라 물가 예측이 그만큼 쉽지 않다는 점도 이해는 갑니다.
    자. 한-미간 금리 격차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결정으로 3월 FOMC 이후에 금리격차 더 크게 벌어지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미국 금리 상단이 4.75%입니다.
    만약 3월 FOMC에서 25bp 인상을 단행한다면 한미금리차는 1.5%p로, 50bp 빅스텝이라면 1.75%p로 벌어지게 되는데요.
    역사적으로 보면 한미금리격차 최대폭은 1.5%p입니다.
    4월, 5월 이후는 차치하더라도 당장 3월에 1.75%p까지 한미금리차가 확대된다, 그러면 그야말로 가보지 않은 길을 걷게 되는 것입니다.
    <앵커>
    외국인 자금 유출이 가장 걱정입니다.
    환율 역시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이는 데, 어떻게 전망되고 있습니까?
    <기자>
    1.75%p 혹은 그 이상으로 한미금리격차가 확대된다는 것은 사실 시장에서도 한번도 겪어보지 않았던 것이고 또 환율이란 게 워낙 다양한 변수에 오르내리기 때문에 증권가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습니다.
    이미 한미금리차가 최대 2%p까지 벌어지는 것도 예상하고 있어서 환율 상승압력이 생각했던 것보다는 덜하지 않겠냐는 견해가 있는가 하면, 추이를 봐야겠지만 일부 급등 가능성을 제기하는 곳들도 있거든요.
    일단 원·달러 환율 상단을 1,350원대까지는 열어두는 모습입니다.
    <앵커>
    한국은행은 한미간 금리 격차에 대한 시장의 이런 우려에 대해서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이 총재는 “한미금리격차 확대라는 것이 물론 외국인 자금 유출/원화 절하 압력을 키우는 수많은 요인들 중 하나인 것은 맞지만, 기계적으로 한미금리격차가 확대됐다고 해서 환율이 오르지는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과거를 돌아봐달라”고 주문했는데요.
    이 총재는 “지난해 환율 급등으로 시장에서는 제2의 외환위기가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결국 지금에 와서 보면 어떤가. 그렇게 되지는 않지 않았냐”면서 “미국과의 금리격차 확대는 우리나라뿐만 전세계 모든 국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환율 변동성이 너무 커질 경우 원화 절하를 어느 정도 용인할지, 외환보유고로 쏠림 현상을 막을지, 아니면 금리로 대응하는 것이 좋을지 모든 선택지를 놓고 정교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김보미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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