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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넣어, 말어?'…'킹달러 엄습' 눈치 보는 환테크족 [이민재의 쩐널리즘]

이민재 기자

입력 2023-02-26 06:00   수정 2023-02-26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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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고도 무거운 '돈'에 대한 이모저모 '쩐널리즘' <금융편>
"지난해부터 여러번 언급"…상반기 고점 온다
방망이 짧게 잡아야…하반기 환율 꺾인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중심으로 오르내림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지난 2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7원 오른 1304.8원으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1,200원 후반대로 떨어졌던 환율이 이틀 만에 1,300원대로 복귀한 겁니다. 지난해 말 1,400원대를 돌파하며 큰 파장을 일으켰던 `킹달러 공포`가 다시 엄습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환율을 살펴 재테크를 하는 이른바 `환테크족`의 고민은 깊습니다. 환율 변화로 차익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 때문인데요. 그래서 지금이라도 `넣어 말어?` 눈치보는 환테크 투자자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 "지난해부터 계속 언급"…상반기 고점 온다
22일 원·달러 환율은 1,304.9원에 장을 마쳤습니다. 연고점까지 새로 섰는데요. 이달 초 1,216원까지 하락했던 것을 고려하면 상승세가 가파릅니다. 외환 당국의 경계 심리와 수출 업체들의 네고 물량 등으로 1,300원 아래로 떨어지기는 했지만 불안감은 가시질 않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다시 1,300원을 넘어섰습니다. 달러화 지수도 지난해 11월부터 하락세를 보이다 이달 들어 되돌림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당분간 이런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원인은 여러가지입니다.
일단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매파적 움직임에 대한 경계감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시장에서 이미 예측하고 반영하고 있지만, 최근 FOMC 의사록을 보면 연준 내에 0.50% 포인트(p) 금리 인상 요구가 많지 않다는 판단이 지배적임에도 안심할 수는 없다는 의견이 팽배합니다. 예를 들어 연준이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근거가 산재해 있기 때문입니다. 고용, 소매판매, 물가 등 주요 경제 지표가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게 눈에 띄는데요. 대표적으로 미국 구매자관리지수(PMI)가 50을 넘으면 경기가 확장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데, 앞서 해당 지수가 50.2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중국의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이 예상보다 더딘 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단기적으로 중국 수출이 기대보다는 부진할 수 있다는 전망 등이 원화 가치를 끌어내리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해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도 살펴야 합니다. 전문가들은 다음 달 미국 연준이 기준 금리를 적어도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데요. 그렇게 되면 한미 금리차는 적어도 1.50%로 벌어집니다. 금리 차가 크면 원화 가치 하락 등 이유로 환율을 끌어 올린다는 건데요. 현재까지는 시장이 잠잠해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향후 들썩일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지난해부터 여러 번 언급됐지만 `상반기에는 높아진다`라는 `상고` 예측이 부각되는 이유입니다. 우리은행은 1,350원대까지 상한선을 열어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 방망이 짧게 잡아야…하반기 환율 꺾인다
그럼 언제까지 이런 흐름이 이어질까요? 전문가들은 그리 길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르면 하반기부터 이런 추세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건데요. 이유는 크게 일본, 미국, 중국 등이 세 나라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일단 오는 4월 우에다 가즈오 일본중앙은행(BOJ) 신임 총재 취임 이후 일본의 통화 정책이 완화될 수 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부각된 엔화가 달러 약세를 유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도 경기 침체 등을 고려하면 연내 멈출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중국 리오프닝의 경우에는 단기 효과는 미미하지만 점차 영향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예측입니다. 유로화 반등 역시 점쳐집니다.
이런 이유로 `상고` 다음으로 하반기에는 낮아지는 `하저` 흐름이 올 거라는 겁니다. 이르면 하반기부터 달러 약세 전환 시점을 살펴야 한다는 게 대체적인 전문가들의 시각입니다. 시장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거주자 미국 달러화 예금은 953억8천만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다만, 증가폭은 사상 최대였던 전달과 비교해 줄었습니다. 이런 현상은 1~2월에도 이어질 전망입니다. 아무래도 이달 초 환율이 1,200원대 초반까지 떨어지는 등 추세 변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 상고하저…환테크는 헤지 수단 `긍정적`
종합해보면 올해 전체적인 환율 흐름은 `상고하저`라는 건데요. 그런 점에서 단기 환테크를 고려하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옵니다. 다만 장기적으로 보면 이런 접근은 부정적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올해 내에는 달러 강세가 점진적으로 진정되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이렇다 보니 전문가들은 한국 대비 미국 주식 시장 규모가 36배, 경제 규모는 14배 등인 점을 고려할 때 1,200원대 초반에서 최대 1,350원까지 등락이라는 고변동성을 살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또 환율이 이런 흐름이 보일 경우, 환테크족이라면 투자 보다는 위험 분산 또는 위험 회피를 위한 헤지(hedge) 수단으로 활용하는 게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투자 목표로 삼은 적정 수익률을 기준으로 그 보다 하락했다면 분할 매수, 상승했다면 분할 매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외화 예금보다 달러화 채권이나 주식 등 외화 표시 자산을 사서 위험을 분산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 아직 환율은 무리?…"지금이라도 알고 투자 또는 헤지"
환율은 자국 화폐와 타국 화폐의 교환 비율을 말합니다. 원화를 주고 얼마만큼의 달러를 교환할지 등은 환율에 의해 결정되는데요. 예를 들어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1달러를 얻기 위해 필요한 원화의 양이 늘어납니다. 달러 공급이 많아지면 달러 가치가 떨어지고 원·달러 환율은 내려갑니다. 반대로 달러 수요가 많아지면 달러 가치는 상승하고 그만큼 원화 가치는 하락해 원·달러 환율은 올라갑니다. 환율 표시 방법은 자국이나 외국 통화 둘 중 하나로 정합니다. 한국은 자국통화 표시 환율을 쓰고 있어 원·달러 환율 하면 1,300원 이런 식으로 집계가 되는 겁니다. 같은 이유로 환율 앞에 `원·달러`라는 말을 붙이게 됩니다. 환율은 소수점 4자리까지 표시하기도 하지만 한국은 두 자리 까지만 표시하고 있습니다. 또 외화는 외국의 화폐로 달러, 유로, 엔 등 국가별로 쓰이는 각기 다른 통화를 말합니다. 반면 외환은 화폐에 더해 수표, 어음, 예금 등을 통칭하는 개념입니다. 외환은 정부, 기업, 은행들이 서로 사고 파는데, 이런 외환이 거래되는 시스템이 외환 시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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