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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달러 등 외화 투자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Ⅰ) [국제경제읽기 한상춘]

김원규 기자

입력 2023-02-27 07:15  


토끼의 해인 계묘년을 맞아 경기, 금리, 주가, 환율, 부동산 예측과 투자방법을 특집으로 다루고 있다. 이번 주부터는 달러 등 외화 투자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첫 번째 시리즈로 `달러 투자, 과연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을까?`, `달러 투자, 오히려 ‘3대 곤혹’ 치를 수 있다`을 다룬다.

달러 투자, 과연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을까?

금융위기 이후 국제 간 불균형과 환율전쟁을 줄이기 위해 수많은 안정화 방안들이 논의돼 왔으나 뚜렷한 진전이 없는 상태다. 획기적인 조치라고 평가받았던 2010년 주요 20개국(G20) 서울정상회의에서 합의됐던 ‘경상수지 예시 가이드라인’과 같은 흑자국에 대한 규제도 잘 이행되지 않고 있다. 자본주의 체제 본질상 흑자국의 반발이 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근본적인 원인은 2차 대전 이후 달러화 중심의 현 국제통화체제가 갈수록 한계가 노출되는 데 있다. 현재 국제통화체제는 1976년 킹스턴 회담 이후 시장의 자연스러운 힘에 의해 형성된 것으로 국가 간의 조약이나 국제협약이 뒷받침되지 않아 `없는 시스템(non-system) 혹은 젤리형 시스템(jelly system)`으로 지칭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달러 중심의 통화체제는 국제 유동성 공급과 신뢰성 간의 상충관계인 ‘트리핀 딜레마(Triffin`s dilemma)’가 우려돼 왔다. 세계 교역 증가세에 맞춰 국제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경상수지적자가 누적돼야 하나 이 경우 달러화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는 반면 달러화 가치 유지를 위해 국제 유동성을 줄이면 세계 교역이 위축되고 세계 경기도 침체된다. 특히 한국과 같은 수출지향 국가일수록 경기가 심하게 위축될 수 있다.

‘트리핀 딜레마’는 특정국(예: 미국)이 중심 통화국의 역할을 하는 이상 피할 수 없는 것으로서 2차 대전 이후 달러화 중심의 국제통화제도가 80년 가깝게 지속됨에 따라 그 부작용이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중심 통화국은 ‘글로벌 시뇨리지 효과’, 저금리 차입 등의 ‘과도한 특권’을 독점적으로 누리게 돼 다른 국가의 반발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관련 연구(R. Cumby)에 따르면 미국은 중심 통화국으로서 얻는 글로벌 시뇨리지 효과에 힘입어 민간소비를 연평균 0.6% 포인트씩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미국의 경제와 교역규모에 비해 이런 특권이 너무 크다는 것은 다른 교역국들의 불만으로 이어졌다. 금융위기 이후 중심권이 이동되면서 다른 교역국의 불만은 더 커지면서 사회주의 국가를 중심으로 탈(脫)달러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현재 국제통화제도는 시스템이 없는 젤리형이기 때문에 중심통화의 신뢰성이 크게 저하되더라도 이를 조정할 제도적 장치가 없다. 미국은 경기 활성화 등을 위해서라도 대외 불균형을 시정하려고 하지만 경상수지 흑자국은 이를 조정할 유인이 별로 없어 환율전쟁이 수시로 발생한다. 국제통화제도 개혁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대부분 학자들은 불균형 조정을 강제할 수 있는 ‘국가 간 조약(예, 1980년대 중반 플라자 협정)’이 있어야 한다는 시각이다.

1976년 킹스턴 이후 현재 지배적인 국제통화제도인 자유변동환율제는 ‘국경 간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인 전제조건부터 신흥국 외환위기의 주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신흥국들은 외환위기의 역사적 경험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불규칙한 자본 유출입에 대비할 수 있도록 외환보유액을 확충했다. 외환보유액이 증가하면 신흥국들이 위기를 겪을 확률이 크게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자유변동환율제의 이런 본질적인 한계가 극복되지 않으면 최근 달러화 강세가 ‘슈퍼 달러’ 시대로 진화될 확률은 낮다. 최근 달러 강세는 경기 회복과 같은 미국 자체적인 요인도 있으나 엔화와 유로화 약세에 따른 반사적인 성격이 강하다. 이 때문에 세계 경제와 국제금융시장 안정 차원에서 새로운 중심통화에 대한 필요성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달러 이외 특정국 통화가 새로운 중심통화가 되기 위해서는 거래적 동기, 가치저장 기능, 회계 단위 등 화폐가 갖고 있는 본래 기능을 다할 수 있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세계 중심통화는 특정국 국민 이외에도 전 세계 국민들이 사용하기 위해서는 다자 기능을 함께 충족시켜야 가능하다.

이런 요건을 갖춰 특정통화가 새로운 중심통화로 도입돼 정착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경과해야 한다. 이 때문에 금융위기 이후 국제통화제도는 새로운 중심통화를 도입하는 방안(트랙 Ⅱ)보다 현 통화체제의 단점을 보완하는 ‘수정된 형태(트랙 Ⅰ)’가 될 가능성이 높다. 현 통화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인 ‘트리핀 딜레마’를 완화하기 위해 G20 서울회담에서 마련된 ‘경상수지 예시 가이드라인’ 정신이 재확인되고 실행에 옮겨져야 한다.

불안정한 국제통화제도 속에 세계 모든 국가들이 금융완화 정책을 동시 다발적으로 추진하면서 국제 유동성이 더 늘어나고 있다. 국제 유동성은 정책요인과 시장요인에 의해 공급된다. 코로나 사태 이후에는 정책요인에 의해 유동성이 워낙 많이 풀려 그 자체만으로도 사상 최고 수준에 달한다. 달러 투자로 높은 수익을 내기는 한계가 있어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달러화에 유난히 애착을 갖고 있는 투자자들은 이 점을 염두해야 한다.
달러 투자, 오히려 ‘3대 곤혹’ 치를 수 있다.

또 다른 10년, 2020년대 국제통화질서는 시스템이 없는 지금의 체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러시아를 중심으로 탈(脫) 달러화 움직임은 빠르게 진전될 가능성이 높으나 유로화, 위안화 등 현존하는 통화가 달러화를 대체하기는 더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가상화폐가 달러화의 위상을 위협할 정도로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스템이 없는 국제통화제도에서는 기축통화의 신뢰성이 저하되더라도 이를 조정할 제도적 장치가 없다. 국제수지 불균형이 심화되더라도 ‘제2의 플라자 체제’가 태동될 수 없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새로운 기축통화 논쟁과 함께 글로벌 환율전쟁이 수시로 발생하는 과정에서 한국과 같은 중간자 국가의 통화는 환율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정국 통화가 세 가지 위험이 적으면 안전통화로 평가된다. 가장 중요한 ‘시장 리스크’는 시장상황 변화로 자산의 가치가 변동할 가능성을 의미하며 가격의 표준편차, 준분산 등으로 평가한다. ‘유동성 리스크’는 자산의 유동성이 부족해 결제의무 이행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으로 거래량, 매매 호가 스프레드 등으로 측정한다. ‘신용 리스크’는 채무를 이행하지 못할 가능성으로 통화의 경우 국가신용등급 등에 반영된다.

금융위기 이후 지금까지 표준편차를 구해보면 원화의 시장 리스크는 최근 들어 다소 줄어들고 있긴 하지만 국제금융시장에서 거래가 많은 중심통화 뿐만 아니라 각국의 경제규모에 대비시켜 볼 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변동성이 심하다는 의미다. 특히 특정국 통화의 하방 변동성을 측정하는 준분산의 경우 원화가 높게 나온다.

유동성 리스크는 더 높게 나온다. 원화의 거래량은 아직도 부족하다. 시장의 심도를 보여주는 매매 호가 스프레드도 우리와 경제여건이 비슷한 대만 달러화와 싱가포르 달러화보다 높게 나온다. 크레디트 디폴트 스와프(CDS) 프레미엄 등으로 측정되는 신용 리스크는 최근 들어 개선되고 있어 그마나 다행한 일이다.

아직까지 원화가 안전통화로 평가받을 수 있는 여건이 형성돼 있지 못하다는 의미다. 또 다른 10년, 2020년대처럼 외환시장 환경 면에서는 ‘뉴 노멀’에서 ‘뉴 앱노멀’, 위험관리 면에서 ‘불확실성’에서 ‘초불확실성’으로 한 단계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대에는 원화가 크게 흔들릴 것으로 보는 이유다.

2021년 초 달러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보고서가 발표됐다. 영국 런던 소재 싱크탱크인 공적통화금융기구포럼(OMFIF)이 각국 중앙은행을 상대로 조사한 외화보유 구성통화 내역을 보면 ‘앞으로 1∼2년 이내 위안화 비중을 30% 이상 늘리겠다’고 나타났다. 탈달러화 움직임이 갈수록 빨라질 것이라는 점을 뒷받침하는 보고서다.

각국 중앙은행의 외화보유 구성통화 변화는 통화 가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1년 전 같은 조사에서 위안화 보유 비중을 10%를 늘리겠다는 의도가 실행에 옮겨지면서 위안화 가치는 달러당 7.2위안에서 6.4위안으로 10% 가깝게 절상됐다. 코로나 사태로 기축통화인 달러화가 강세가 될 것이라는 예상과 전혀 다른 움직임이다.

코로나 직후 위안화와 원화 간 동조화 계수가 ‘0.9’까지 높아지면서 원화 가치도 2020년 3월 중순 1285원에서 2021년 초에는 1082원으로 급등했다가 제자리로 코로나 이전수준으로 되돌아왔다.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발표한 국민 대차대조표를 보면 지난해 가구당 평균 순자산 증가율이 10%를 상회할 정도로 주가, 집값, 채권, 달러 가치와 가상화폐 가격이 모두 올랐으나 제 자리로 돌아왔다.

각국 중앙은행이 위안화 보유 비중을 늘리는 것은 존 메이너드 케인즈의 화폐 보유 3대 동기 관점에서 보면 쉽게 이해된다. 외화 보유의 가장 큰 목적인 각종 위기 방지의 안전판 역할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거래적 동기와 예비적 동기 면에서 중국의 경제 비중이 미국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면 위안화 보유 비중을 늘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디지털 통화 시대에 달러 투자자들은 ‘위안화 절상에 따른 환차손’, ‘모든 거래 내역이 보이는 증강현실 부담’, 그리고 ‘환율전쟁에 따른 공포와 스트레스’ 등 세 가지 곤혹을 치를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올들어 부쩍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엔화 등 달러 이외 이종통화 투자도 마찬가지다

늦었다 하더라도 외환 당국은 국내 유입된 외자의 성격을 파악해 놓을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는 소극적인 시장개입에 그쳤지만 평상 시에는 부과하지 않다가 과다하게 유입될 때 ‘이원적 외환 거래세(two way Tobin tax system)`나 ’가변 외화 예치제‘ 도입 등을 검토해 놓아야 할 때다.

갑작스러운 외자 이탈, 즉 서든 스톰 가능성에도 대비해 놓아야 한다. 현재 우리 외환보유액은 2선 자금까지 포함하면 5천억 달러가 넘어 안정권이다. 하지만 사전에 외국자금의 이탈 징후를 포착하는 것이 우리 경제 안정성과 정책효율 면에서 더 중요하다는 점을 정책당국은 인식해야 한다.

한상춘/한국경제신문사 논설위원·한국경제TV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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