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물가"...'킹달러' 돌아온다

입력 2023-02-27 16:39   수정 2023-02-27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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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320원선을 웃돌며 지난해 12월 초 이후 2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최근 미국의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물가 오름세마저 다시 고개를 들 조짐을 보였다. 이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어 달러화 강세가 다시 힘을 얻는 분위기다.
반면 원화 가치는 수출 부진 장기화로 약세 폭이 상대적으로 커지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지표가 꺾이지 않는 이상 당분간 달러화 강세 현상이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본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견준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8.2원 급등한 1,323.0원에 마감했다.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0.2원 오른 1,315.0원에 출발해 오후 들어 상승 폭을 키웠다.
원/달러 환율이 1,320원선을 넘어 마감한 것은 지난해 12월 7일(1,321.7) 이후 처음이다.
금융시장은 작년 말 이후 인플레이션 완화(디스인플레이션)에 집중하며 `금리 인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라는 연준 고위인사의 경고를 애써 외면해왔다.
이에 글로벌 증시는 연초부터 랠리를 펼쳤고, 작년 10월 1,400원대를 웃돌았던 원/달러 환율은 1월 말 무렵 달러당 1,220원 선까지 하락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달 초 발표된 미국의 1월 고용지표의 `깜짝 호조`를 시작으로 반전이 시작됐다.
미국의 경제지표가 연이어 기대치를 웃도는 것으로 나오면서 연준의 긴축 기조가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렸고, 2월 들어 달러화 강세가 재개됐다.
원화의 경우 수출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다른 통화 대비 약세 폭이 더 컸다.
27일 오전 10시 10분 기준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하는 주요 신흥국 23곳 통화의 달러 대비 수익률에 따르면 원화 가치는 2월에 6.32% 급락, 우크라이나 전쟁을 치르며 서방 제재를 받는 러시아 루블화(-7.03%)에 이어 하락률이 2번째로 컸다.
나아가 미 상무부가 지난 24일 발표한 1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 올라 시장 예상을 상회한 게 이날 원/달러 환율 급등을 촉발한 직접적인 실마리가 됐다.
작년 12월까지 주춤했던 PCE 가격지수가 다시 오르면서 인플레이션이 재점화되는 것 아니냐는 시장 우려를 더욱 키운 것이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물가 목표의 기준으로 잡고 있는 PCE 물가의 상승 폭이 재차 확대됐다는 점과 타이트한 노동시장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주거비 제외 핵심 서비스 PCE에서 그러한 모습이 두드러졌다는 사실은 연준이 물가를 잡기 위해 2분기까지도 금리 인상을 이어갈 수 있다는 명분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의 긴축 장기화와 달러화 강세 흐름 속에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본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1월 미국인의 소득이 이상할 정도로 많이 증가했는데 주요 원인은 생활비조정사회보장금(COLA)이 지급된 것과 더불어 주정부의 일회성 세금혜택이 같은 달 지급됐기 때문"이라면서도 "노이즈가 제거된 지표가 확인될 때까지 당분간 (시장 상황에) 순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정희 국민은행 연구원은 "미 경제지표가 둔화되고 연준 긴축에 대한 우려가 완화돼야 환율도 하락 안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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