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푸틴, 전쟁 고전하다 측근에 제거될 것"

입력 2023-02-27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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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숙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쟁에서 고전하다 결국 자신의 이너서클(핵심 권력층)에 의해 제거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1주년을 맞아 자국 언론인이 제작한 다큐멘터리 `이어(Year)`에 출연해 "러시아가 전쟁에서 밀리면서 푸틴 대통령의 취약점이 드러날 것이고, 그러면 그의 주변인들이 그에게 등을 돌리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포식자들은 포식자(푸틴)를 잡아먹고 살인자들은 살인자(푸틴)를 죽이려 들 것"이라면서 "그들은 그렇게 할 때 정당화할 이유를 들어야 할 것인데, 그게 먹힐 수 있겠지만 언제가 될지는 잘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의 측근은 대부분 그와 수십 년간 연을 이어간 국가보안위원회(KGB) 출신 강경론자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이 소식을 전하면서 최근 몇 달간 러시아군이 전쟁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진 못한 채 역사적인 손실을 보는 와중에 푸틴의 이너서클 사이에서 그에 대한 실망감이 새어 나오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고 짚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이 작년 말 연례행사인 신년맞이 연설을 하지 않으면서 그의 입지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대두한 바 있다. 당시 그가 전쟁에서 밀리는 상황에서 국민들에게 딱히 할 말이 없어 연설 자체를 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더타임스는 푸틴의 측근들이 지금의 지위와 부를 누리게 된 것은 푸틴 덕분이라 그에게 쉽게 등을 돌리진 못할 것이라는 전문가 분석을 내놨다. 하지만 러시아 정규군이 졸전을 거듭하는 상황에서 참전해 주목받은 와그너 그룹 소유주 예브게니 프리고진이나 체첸공화국 수장 람잔 카디로프 등이 러시아 국방부와 대립각을 세우며 내부 권력투쟁을 벌이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푸틴 내부 제거설`이 마침 푸틴 대통령이 "전쟁에서 지게 되면 나라가 쪼개질 것"이라고 언급한 직후 나왔다며 두 발언의 연관성에 주목했다.

푸틴은 최근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가 이기게 되면 서방국들은 러시아를 잘게 쪼개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타임스는 푸틴 대통령은 지금껏 23년 동안 러시아를 안정적으로 통치해 왔지만, 스탈린 이후 자국 영토가 공격을 받는 첫 지도자라고 전했다.

하지만 아직 러시아에서 본격적인 반전 여론은 관측되지 않는다. 전쟁 1주년을 맞아 러시아 내에서 반전 집회가 열렸지만 조용했고 수십 명이 체포되는 데 그쳤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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