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해 코인 전환한 돈도 돌려 받는다" 구제철차 강화

입력 2023-02-28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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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피해금이 가상자산으로 전환된 경우 돌려받을 길이 막막했는데 앞으로는 가상자산거래소가 사기범 계정을 지급정지하는 등 피해자 구제 절차를 진행할 수 있게 된다.

또 가상자산을 다른 곳으로 전송할 때 일정 기간 전송을 제한하는 숙려기간을 도입해 피해금이 보존되게 한다. `카톡 송금` 등 간편송금을 통한 보이스피싱을 막기 위해 간편송금 업자와 금융회사 간 정보 교류를 강화한다.

고의로 지급정지 계좌를 만든 뒤 합의금을 요구하는 `통장 협박`이란 변칙 보이스피싱에 대한 구제 절차도 마련된다.

금융위원회는 28일 이러한 내용의 `제2차 금융 분야 보이스피싱 대책`을 발표했다.

금융위는 "금융권의 보이스피싱 대응이 강화되면서 범죄 자금 입출금이 점차 어려워짐에 따라 가상자산이나 선불업 등을 이용한 새로운 유형의 보이스피싱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검찰, 경찰, 은행연합회, 가상자산거래소 등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대응 방안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5대 가상자산거래소가 파악한 가상자산을 이용한 보이스피싱 규모는 2020년 82억6천만원(305건)에서 작년 199억6천만원(414건)으로 급증했다.

현재 보이스피싱 사기범들이 피해금을 가상자산으로 전환할 경우 피해자들이 구제 절차를 적용받기 어려운 구조다.

현행 보이스피싱법상 금융회사 계좌에 대해서만 지급정지가 가능하고, 피해금이 가상자산으로 전환된 경우 가상자산거래소 계좌에는 지급정지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금융위는 가상자산거래소에도 보이스피싱법을 전면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가상자산거래소는 보이스피싱 발생 시 즉시 범인 계정을 지급정지하고 피해자 구제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지급정지 이후 금감원은 범인의 채권 소멸 절차를 밟고, 이를 바탕으로 피해금 환급도 가능해지는 것이다.

보이스피싱 사기범인 가상자산 피해금을 쉽게 현금화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가상자산을 다른 가상자산거래소나 전자지갑으로 전송 시 숙려 기간(최초 원화 입금 시 72시간·추가 원화 입금 시 24시간)을 도입함으로써 일정 기간 피해금이 보존될 수 있도록 했다. 이 기간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신고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다.

해외 거래소나 개인 전자지갑으로 가상자산을 출금할 때 본인 확인을 강화함으로써 자금 추적을 용이하게 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이와 관련 금융보안원이 오는 7월 가상자산거래소의 본인 확인 관련 취약점을 점검하고 하반기에 제도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카톡 송금` 등 간편송금을 이용한 보이스피싱 확대와 관련한 대책도 마련된다. 간편송금을 통한 보이스피싱 피해금은 2018년 7천800만원에서 작년 6월 기준 42억1천만원 수준까지 늘어났다.

현재는 피해자가 간편송금 사업자로부터 `송금 확인증` 받아 범인 계좌를 확인하는 데 2~3일가량이 소요된다. 간편송금은 은행 계좌 정보 없이 상대방 아이디, 전화번호 등만으로도 송금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보이스피싱 신고 시 간편송금 사업자가 금융회사에 금융거래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의무를 부과해 피해금이 어느 은행으로 갔는지 신속히 알 수 있게 했다.

`통장 협박`이라 불리는 변칙 보이스피싱에 대한 구제 절차도 마련한다.

`통장 협박`은 온라인상 계좌 번호 등이 공개된 자영업자에게 소액을 입금한 뒤 보이스피싱을 당했다고 금융회사에 신고해 계좌를 묶어버리는 방식이다. 범인들은 지급정지 해제를 미끼로 자영업자에게 돈을 요구한다.

피해 자영업자는 피해금 반환이 마무리되는 약 3개월 동안 영업에 큰 지장을 겪게 된다.

이에 금융위는 금융회사가 명의인 정보, 거래 내역, 합의금 요구 증빙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통장 협박 피해 계좌라고 판단될 경우 지급정지를 일부 해제할 수 있도록 보이스피싱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금융회사 보이스피싱 대응 체계도 강화된다.

일부 은행에서 업무시간 이외 시간에 시스템상 피해 의심 거래가 탐지됐음에도 지급정지를 하지 않아 피해가 확대된 사례가 발생한 것과 관련 24시간 대응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보이스피싱 주요 발생 시간대인 주중 오전 9시∼오후 8시까지는 모니터링 직원이 대응하고, 그 외 시간에는 피해 의심 거래 탐지 시 즉시 지급정지 등 자동 임시조치가 취해질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보이스피싱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은 오는 4월 중 의원 입법으로 추진될 것"이라며 "은행 시스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내년 시행을 목표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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