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5명 살해한 벨기에 엄마, '자진 안락사'로 생 마감

입력 2023-03-04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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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낳은 아들·딸 5명의 목숨을 앗아가 벨기에를 충격에 빠뜨렸던 비정한 엄마가 16년 전 범행을 저질렀던 날과 같은 날, 안락사로 생을 마감했다.
3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제네비브 레르미트라는 이름의 이 여성은 40세이던 2007년 2월 28일 남편이 외출한 사이 3~14살 난 아들 1명과 딸 4명을 살해했다.
사건 직후 레르미트는 자신도 목숨을 끊을 생각이었으나 실패했고, 곧 구급차를 불렀다.
2008년 벨기에 법원은 레르미트에게 종신형을 선고, 그는 복역을 이어가다 2019년 정신병원으로 옮겨졌다.
레르미트 측 변호사는 그가 자신의 결정을 충분히 인지한 채 합리적이고 일관된 방식으로 안락사에 대한 의사표시를 했다고 밝혔다.
벨기에에서는 신체적 고통뿐 아니라 정신적 고통이 견디기 힘든 수준이라고 판단되면 안락사를 허용한다.
심리학자 에밀리에 마로이트는 현지 매체 RTL-TVI에 "레르미트는 자녀들에 대한 상징적 제스처로 (자녀들을 살해한 날인) 2월 28일 안락사 집행을 선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 당시 레르미트 측은 심신미약을 주장하며 투옥을 면하려 했으나, 법원은 그가 계획된 살인을 벌였다고 판단해 종신형을 내렸다.
2010년 레르미트는 자신의 정신과 의사가 마땅히 해야 할 책임을 하지 않은 '부작위(inaction)'로 살인을 막지 못했다며 그를 상대로 300만 유로(약 41억원)에 달하는 민사소송을 걸었다 10년 만에 취하하기도 했다.
한편 벨기에서는 2022년 2천966명이 안락사를 선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0% 늘어난 수치이다. 암 질환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는 가운데, 안락사를 택한 사람들 중 4분의 3은 '심각한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이유로 제시했다고 BBC는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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