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적인 투자위험 전혀 알리지 않아"
롯데손해보험이 금융감독원에 메리츠증권 펀드 판매 위법 관련 조사를 요청했다. 롯데손보는 미국 프론테라(Frontera) 가스복합화력 발전소 관련 펀드 판매 과정에서 메리츠증권이 핵심 투자위험을 알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8일 롯데손보는 지난 6일 금감원에 메리츠증권의 프론테라 발전소 관련 펀드 조사를 요청하는 민원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11월 해당 펀드 판매사인 메리즈증권과 운용사인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에 부당 이득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롯데손보에 따르면 지난 2018년 메리츠증권과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미국 텍사스주 소재 526메가와트(MW) 규모의 가스복합화력발전소에 대한 메자닌대출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롯데손보는 메리츠증권의 투자 권유를 받아 수익증권을 셀타운(sell-down) 형태로 받았다. 셀다운은 증권사들이 우선 자기자본과 대출 등으로 대체자산을 매입한 뒤 연기금, 보험사 등 기관에 재판매하는 방식이다.
메리츠증권은 2,080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했고 KDB생명, 교원라이프, 한국거래소 등이 참여했다. 롯데손보는 2019년 '하나대체투자 미국 발전소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2호'에 650억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이후 해당 펀드 관련 미국 기업들이 채무불이행을 공식화하면서 롯데손보는 투자금 전액을 날렸다.
롯데손보 측은 "투자권유 과정에서 메리츠증권 등은 투자의사 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핵심적인 투자위험을 전혀 알리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메리츠증권은 롯데손보가 여러 번 현지 실사를 다녀와 위험성 고지를 안 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투자결정 시 메리츠증권 측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발전소 매출 총이익의 65%가 수익 구조로 보장되며 현금 흐름 민감도가 낮다는 사업 타당성보고서 등 내용이 존재한다"며 "실제 발전소 가동률의 높은 변동성과 스파크 스프레드(Spark Spread)의 현금흐름 민감성으로 인한 기한이익상실(EOD) 발생 가능성은 전혀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메리츠증권 측이 투자 당시 제시한 법률실사 보고서와 투자설명서 등에 따르면 본건 거래의 담보 구조는 '일반적'인 것으로 서술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사실상 담보가 존재하지 않는 '무담보대출'이었다"며 "구조적 특수성에 대해 메리츠증권과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투자자들에게 전혀 알리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롯데손보 요청에 대해 사실 관계를 확인한 후 민원 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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