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그간 잡음이 불거졌던 차기 대표이사 선임을 앞두고 지배구조 개선 의지를 보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10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T는 주총 소집 공고 정정 신고를 내고 '이사회 내 위원회에서의 사외이사 등의 활동 내역'에서 "윤경림 대표이사 후보는 대표이사로 선임 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지 않을 예정"이라는 내용을 추가한다고 공시했다.
정정 사유로 KT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구성 명확화"라고 설명했다.
현재 규정은 사내이사 1인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 참가할 수 있게 돼 있어 대표도 추천위에 참가할 길이 열려있지만, 앞으로는 이를 막아 이사진 선임에 공정성을 기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의미다.
지배구조개선에 박차를 가한 KT가 최근 가칭 '지배구조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주주들로부터 직접 제안을 받아 일부 수용하고 있다.
앞서 KT는 윤 후보의 요청으로 TF를 구성해 대표이사 선임 절차, 사외이사 등 이사회 구성, ESG 모범 규준 등에 대한 개선안을 도출하기로 했다.
또 주주인 네덜란드 연금투자회사 APG가 제안한 "자사주로 다른 회사와 '상호주'를 취득할 때 주총 승인" 같은 정관 변경안도 수용했다. 이렇게 되면 자사주가 다른 회사 주식과 맞교환돼 경영진이 우호적인 지분을 확보하는 데 이용될 가능성을 사전에 막을 수 있게 된다.
KT의 이 같은 행보는 최근 여권에서 회사 지배 구조를 "그들만의 리그"라고 비판한 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더구나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물론, 2대 주주인 현대차그룹까지 주총에서 사실상 반대표를 던질 것을 시사하면서 서둘러 개선책을 내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현대차그룹은 KT에 대표이사나 사외이사 선출 같은 주요 이슈에서 이사회가 대주주 의사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우호 지분'으로 분류돼왔던 현대차그룹이 이러한 입장을 내비치면서 3대 주주 신한은행의 행보도 주목된다.
KT 입장에서 현대차그룹과 신한은행은 지분 맞교환과 파트너십 체결을 한 사이여서 '기댈 수 있는 언덕'으로 인식돼 왔지만, 최근 기류로 보면 이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 KT는 정정 신고에서 이날 사의를 표명한 임승태 사외이사 후보가 일신상 사유로 자진해서 사퇴했다며, 임 후보에 대한 찬반 의사 표시는 무효로 처리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오는 31일 열리는 KT 주총에는 기존 사외이사 4인 선임의 건이 3인 선임 안건으로 변경된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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