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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로 본 투자리스크…신종자본증권 '휴지조각' 가능성은? [김보미의 머니뭐니]

김보미 기자

입력 2023-03-11 06:01  


원금손실 가능성이 낮고 연 4%대 수익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은행권에서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은 투자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7일 신한은행은 금리 4.63%에 5천억원 규모로 원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당초 2,700억원 규모로 발행할 계획이었지만 7,390억원 가량의 수요가 몰리면서 최종 발행금액을 늘린 것이다.

하지만 정말 투자리스크가 낮은 상품인 걸까, 낮다면 실제로 얼마나 낮은 걸까. 금융회사는 채권을 발행할 때마다 관련 투자설명서를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다. 그리고 여기에는 투자자들이 투자 리스크를 판단·결정하는 데 있어서 유용하고 객관적인 자료들이 담겨 있다.



Chapter1. 한 순간에 ‘휴지조각’이 되어버린다?

내가 투자한 신종자본증권이 어느 날 휴지조각이 되어버린다면? 그래서 투자금을 아예 돌려받을 수 없다면? 생각만 해도 정말 끔찍한 일이다. 그런데 드물지만 그런 일이 때때로 벌어진다. 바로 금융당국으로부터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될 때이다.

투자설명서에는 이러한 내용들을 아래와 같이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한마디로 부채가 자산을 넘어서는, 그래서 자본을 야금야금 깎아먹고 있는 상태에 놓여있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데?’

KB금융은 약 49조원 이상의 손실이 나야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지난해 KB금융 순이익은 4조 4,133억원이었다.

매년 4조원 이상의 순이익을 내고 있는 금융회사가 어느 날 갑자기 49조원 이상의 손실로 돌아설 가능성은? 어떤 이벤트가 발생해야 이 정도 손실이 날 수 있는 것일까. “후후순위채이긴 하지만, 은행권 신종자본증권은 원금 손실 가능성이 낮은 투자상품입니다”라는 이야기가 바로 여기에서 나오는 것이다.

Chapter2. 분기마다 지급되던 이자가 중단된다?
신종자본증권은 대체로 분기 단위로 투자자들에게 이자를 지급한다. 그런데 (역시나 가능성이 낮지만) 때로는 이자 지급이 중단될 수도 있다. 앞에서 살펴본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됐을 때 혹은 금융당국이 발행 금융회사에 적기시정조치나 긴급조치를 시행할 때 등이다.


여기서 ‘적기시정조치’라는 것은 금융기관의 자기자본비율이 일정 수준에 미달된다고 판단했을 때 금융당국이 내리는 일종의 처분을 말한다. 임직원에게 주의·경고를 준다든지, 보유자산 처분 혹은 조직 축소 등을 권고하는 식이다. 그렇다면 금융기관이 적기시정조치를 받을 가능성은 과연 얼마나 될까.

이번에는 은행에서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투자설명서를 살펴보자. 신한은행에서 공시한 3월 7일자 자료다.

“약 10조 7천억원 이상의 부실 혹은 손실이 발생해야 적기시정조치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10조원 이상의 부실이 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 걸까. 신한은행의 순이익 추이를 살펴보자.

이외에도 투자설명서에는 BIS자본비율이라는 지표를 통한 이자 미지급 가능성, 배당가능이익의 감소로 인한 이자지급 제한 가능성 등 시나리오별로 구체적인 자료들을 제시하고 있다.

Chapter3. 그럼에도 100% 안전 없다…판단은 ‘투자자 몫’

1금융권에서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사례가 있을까. 물론 있다. 97년 금융외환위기 이후에 부실금융기관에 대한 구조조정이 시작되면서 많은 은행들이 퇴출되거나 합병됐다. 98년에는 동화은행, 동남은행, 대동은행이 퇴출됐고, 99년에는 한일은행이 한빛은행(구한국상업은행)으로, 보람은행이 하나은행으로 각각 합병됐다. 그리고 2001년에는 주택은행이 국민은행에, 12월에는 평화은행이 한빛은행에 합병됐다. 한빛은행은 2002년 우리은행으로 이름을 바꿨고, 서울은행이 하나은행에 합병됐다. 조흥은행은 다시 신한은행에 합병됐다.

금융외환위기에 버금가는 경제적 위기가 오지 않는 이상, 은행권에서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이 휴지조각될 가능성이 낮다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금손실가능성에 ‘0%’라고 단언할 수 없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말이지만 만일의 가능성 때문일 것이다.

투자설명서에는 금융회사마다 아래와 같은 문구가 등장한다.

“아직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유형의 위기가 발생할 경우 위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으니, 투자자께서는 이 점에 유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자미지급사유 발생 가능성은 높지 않으나 경영환경의 급격한 변화 등으로 예상치 못한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자미지급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100% 안전한 투자처는 결코 없다. 투자에 대한 판단, 수익과 손실은 언제나 철저하게 투자자들의 몫임을 알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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