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임원 명단에 2008년 금융위기를 촉발한 리먼브러더스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이목을 끌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와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에 따르면 SVB의 최고행정관리자(CAO)인 조지프 젠틸레가 리먼브러더스 파산 직전 CFO로 재직한 이력이 있다는 내용이 소셜미디어(SNS)에 퍼지고 있다.
한때 두 번째로 큰 미국 투자은행이었던 리먼브러더스는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무너지며 전 세계를 강타한 금융위기의 신호탄으로 불린다.
SVB의 파산도 글로벌 자산시장의 연쇄 붕괴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팽배한 가운데, 과거 2008년 금융위기를 촉발한 리먼브러더스의 CFO가 SVB의 임원이라는 사실은 묘한 기시감을 준다.
그때와 다른 점은 젠틸레는 리먼브러더스가 무너지기 1년 전인 2007년 회사를 그만뒀다는 점이다. 그는 리먼을 나온 바로 그해 SVB로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당시 금융위기를 이끈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은 갑자기 찾아온 악재가 아니었고, 같은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위기 징후를 앞서 파악해 화를 면했다는 점에서 리먼브러더스의 무능 경영은 더욱 부각된 바 있다.
그의 존재는 주말 내내 SNS에서 화두가 됐다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사람들은 그의 리먼브러더스 재직 이력을 언급하며 금융위기 때 리먼브러더스가 먼저 무너진 것처럼 이번 SVB 파산이 본격적인 금융시장의 붕괴를 부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관측을 내놓았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젠틸레의 존재를 거론하며 "이번 사태는 리먼 2.0"이라고 말했다.
다른 이용자는 젠틸레가 파산한 두 회사에서 차례로 임원을 맡은 데에 대해 "아주 드문 일"이라고 언급했다.
젠틸레와 SVB는 이같은 내용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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