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안 듣는 암 희망…국내 연구팀 신약 후보물질 개발

김수진 기자

입력 2023-03-13 13:37  

개발 물질에 항암제 투여시 암세포 성장 10배 억제


항암제로 치료가 잘 안되는 암이 있다. 그러나 이런 암에게도 치료 효과를 보이는 신약 후보 물질이 개발됐다.

정재호·박기청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외과학교실 교수 연구팀은 기존 항암제로 치료할 수 없던 암 줄기세포의 생존 원리를 알아내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선도물질을 찾았다고 13일 밝혔다.

우리 몸의 각 조직은 줄기세포를 갖고 있어 성장과 재생을 반복한다. 전체 암 중 1~2% 정도는 자기 재생 능력이 있는 ‘암 줄기세포’를 가지고 있다. 항암제 공격에도 스스로 재생하고, 다른 세포로 분화하면서 암 재발과 전이의 원인이 된다.

일반 암세포의 경우 항암제를 투여하면 종양 미세환경이 나빠져 사멸한다. 하지만, 특정 환자에서는 암 줄기세포가 활성화되며 강한 항암제 저항성을 보여 항암제가 듣지 않는다(난치성 암).

연구팀은 먼저 항암제 저항성 암세포의 생존 원리를 확인했다. 항암제 복용 중 재발·전이된 환자에서 채취한 암세포를 분석해보니 암 줄기세포를 지닌 항암제 저항성 암세포가 발견됐다. 또 암 줄기세포에서 유의미하게 증가한 단백질 PMCA가 칼슘이온 농도를 낮춰 생존을 이어가는 것을 알아냈다.

이에 연구팀은 항암제 저항성을 높이는 단백질 PMCA를 억제하기 위한 선도물질 'candidate 13' 을 개발했다. 이어 기존의 표준항암제와 선도물질을 병용 투여하는 동물 실험으로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표준항암제 옥살리플라틴(oxaliplatin), 소라페닙(sorafenib)에 각각 저항성을 보여 재발·전이된 환자의 암세포를 동물 모델에 이식 후 각 항암제를 종양에 단독 투여했을 때는 종양이 계속해 커졌다. 그러나 소라페닙과 선도물질을 병용 투여하니 오히려 크기가 줄었다(처음 크기 200mm3, 20일 후 274.33mm3, 30일 후 303.14mm3, 40일 후 298.97mm3).

이번 연구 결과는 항암제 저항성 암뿐만 아니라 줄기세포성 암의 특징을 보이는 다른 난치성 암에도 적용할 수 있다. 종양 미세환경이 나빠졌을 때 세포질 내 칼슘이온 농도를 조절해 사멸을 피한다는 점이 같기 때문이다.

정재호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항암제 저항성 암 치료를 위해 기존 항암제와 candidate 13을 동시 투여해 그 효과를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난치성 암 치료를 위한 치료제 연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로 그간 효과적인 치료법을 찾지 못했던 항암제 저항성 암을 표적으로 하는 항암치료제 개발에 가능성이 생길 예정이다. 연구팀은 연구 내용을 바탕으로 국내외에 특허 출원했다. 또한 국내기업 베라버스와 미국 보스턴에 위치한 CKP Therapeutics에 기술이전했다.

연구결과는 국제 의학 저널 BMC 의학(BMC Medicine) 최신 호에 실렸으며, 연구팀은 포항공대 생물학 연구정보센터(BRIC)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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