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의 '맏언니' 한채진(39·신한은행)이 자신의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한채진은 13일 홈인 인천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신한은행과 아산 우리은행의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PO·3전2승제) 2차전에서 26분 34초를 뛰며 5득점 4리바운드 1어시스트 2스틸 등을 기록했다.
신한은행은 이날 우리은행에 58-70으로 패하면서 PO 2연패를 당해 챔피언결정전에 오르지 못한 채 시즌을 마무리했다.
신한은행의 시즌 마지막 경기는 한채진의 은퇴 경기가 됐다.
벤치에 앉아 있던 한채진은 경기 종료 20초를 남기고 다시 코트에 투입돼 종료 휘슬이 불릴 때까지 뛰었다.
경기 종료 2초를 남기고는 우리은행의 김단비마저 신한은행에서 함께 뛰었던 한채진에게 패스를 건네는 등 코트 위 모든 선수가 그의 '피날레'를 응원했다.
경기 종료 후 한채진은 감정이 북받치는 듯 눈물을 쏟으며 선수들과 인사를 나눴다.
공교롭게 이날 자신의 생일을 맞은 한채진은 경기 뒤 동료들, 홈팬들로부터 축하받은 뒤 은퇴 소식을 전했고, 그간 함께 해 준 팬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시즌 막바지부터 한채진이 구단과 은퇴 이야기를 해 왔다. 체력적으로 아직도 뛰는 데는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결혼 등을 앞두고 제2의 인생을 위해 나아가기로 결정한 것으로 안다"며 "다음 시즌 홈 개막전에서 한채진의 은퇴식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1984년생인 한채진은 2002년 여자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5순위로 현대 하이페리온의 유니폼을 입어 올해로 프로 21년 차를 맞이했다.
신한은행과 금호생명, KDB생명 등을 거친 그는 2019-2020시즌부턴 다시 신한은행에서 뛰었고, 정규리그 통산 597경기에서 평균 28분 52초를 뛰며 8.66득점 3.65리바운드 1.80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꾸준함이 가장 큰 무기였던 그는 올 시즌에도 29경기를 소화하며 베테랑의 노련함을 뽐냈다.
한채진은 올해 1월 27일 부산 BNK전에서 여자농구 역대 최고령 출전 신기록(만 38세 319일)을 썼고, 이달 정규리그 시상식에선 오랜 시간 활동한 공로를 인정받아 특별상을 받기도 했다.
PO에서도 44경기에 출전한 한채진은 지난 11일에는 38세 363일의 나이로 임영희 우리은행 코치(38세293일)를 넘어 역대 최고령 PO 출전 기록도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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